주로 하는 평상시 거짓말 유형 ‘선의의 거짓말’

▲ (사진=뉴시스)

[뉴스포스트=최유희 기자] 만우절, 매년 4월1일 가벼운 거짓말로 남을 속이는 장난을 하면서 즐기는 날인 만우절이 올해도 어김없이 찾아왔다. 서양에서도 이날을 ‘April Fool’s Day’(4월의 바보)로 부르며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상대를 속이며 보낸다고 한다. 한편 만우절에 112 등 긴급전화에 장난전화를 하는 사람들이 있어 하나의 큰 골칫덩어리였다. 그러나 다행히도 최근 들어 허위·장난전화를 하게 되면 처벌을 받을 수 있다는 인식이 자리 잡히고 있는 추세라 장난전화는 줄어들고 있다. 당하는 사람도 웃을 수 있는 선에서 그쳐야하는 거짓말. 거짓말을 하거나 장난을 쳐도 나무라지 않는다는 서양풍습에서 비롯된 만우절을 맞아 그 유래와 사람들은 어떤 거짓말을 많이 하는지 알아봤다.

만우절, 16세기 프랑스에서 시작? 여러가지 유래

만우절에 대한 가장 유력한 설은 16세기 프랑스에서 시작됐다는 주장이다. 1560년대 프랑스 사람들은 3월25일을 신년으로 보냈다. 그날부터 4월1일까지 춘분제를 열고 축제 마지막날인 4월1일에는 선물을 교환하며 신년잔치를 벌였다.

당시 프랑스 왕이었던 샤를9세가 1564년 달력계산법을 율리우스력에서 그레고리력으로 바꾼다고 공포했고 그 결과 3월25일부터 시작된 신년이 1월1일로 바뀌었다.

그러나 소식을 접하지 못한 사람들은 여전히 4월1일에 선물을 교환하고 새해 인사를 나눴다고 한다. 이에 사람들은 그 모습을 비웃으며 4월1일이 신년 축제인 것처럼 장난쳤고 이것이 만우절의 시초가 돼 유럽 각국에 퍼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프랑스에서는 ‘4월 바보’(April fool)를 ‘푸아송 다브릴’(Poisson d’avril)이라고 부른다. 이는 ‘4월의 물고기’라는 의미에서 고등어를 지칭, 고등어 데이라고도 불린다.

고등어는 4월에 많이 잡혀 식료품으로 애용되고 있으므로 4월1일에 속는 사람을 ‘4월의 물고기’라고 하는 설이 있고, 4월이 되면 태양이 물고기자리를 떠나므로 그것이 기원이 되었다는 설도 있다. 또한 고등어를 뜻하는 마크로(maquereau)라는 말에는 ‘유괴하는 사람’이라는 의미도 있으므로 4월은 사람을 속이는 유괴자가 많은 달이라 하여 그런 이름이 생겼다고도 한다.

동양 기원설도 있는데 인도에서는 춘분에 불교의 설법이 행해져 3월 31일에 끝이 났으나 신자들은 그 수행 기간이 지나면 수행의 보람도 없이 원래의 상태로 되돌아갔다고 한다. 때문에 3월 31일을 야유절(揶揄節)이라 부르며 남에게 헛심부름을 시키는 등의 장난을 치며 재미있어 한 데서 유래했다고도 한다.

이밖에도 예수 그리스도가 4월 초에 안나스(제사장)로부터 가야파(제사장)에게, 가야파로부터 빌라도에게, 빌라도로부터 헤롯 왕에게, 헤롯 왕으로부터 다시 빌라도에게로 끌려다녔는데 그와 같은 그리스도 수난의 고사를 기념해 남을 헛걸음시킨 데서 유래하였다는 설도 있다.

10명 중 7명은 상황에 따라 가끔 한다는 거짓말

뉴스에도 보도됐던 빌게이츠 암살사건, 하늘을 나는 펭귄, 구글 사투리 번역처럼 많은 사람들을 속인 거짓말 베스트도 만우절을 맞아 눈길을 끌고 있다.

이러한 많은 사람들을 한번에 속인 규모가 큰 거짓말 외에도 실제 교복을 입는 학생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교복을 입고 돌아다니기, 만우절을 맞아 그동안 짝사랑했던 이성에게 거짓말인척 고백해보기 등 사소한 장난들은 한번쯤은 경험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만우절에만 하는 장난 거짓말이 아닌 성인남녀들 주로 하는 거짓말 유형에는 어떠한 것들이 있을까. 10명 중 7명은 평소에는 거짓말을 잘 안 하나 가끔 상황에 따라 한다고 한다. 주로 하는 거짓말 유형은 ‘상대방을 위한 선의의 거짓말’이라고 답했다.

지난달 24일 취업포털 잡코리아와 알바몬은 만우절을 맞아 성인남녀 1076명을 대상으로 ‘거짓말 경험’에 대해 조사했다.

조사결과 ‘평소 거짓말을 많이 하는가’라는 질문에 ‘자주(17.7%) 또는 많이(2.6%) 거짓말을 한다’는 답변은 20.3%로 10명중 2명 수준에 그쳤다. 반면 ‘잘 안 한다(가끔 한다)’는 답변이 전체 응답자 중 70.9%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전혀 안 한다’는 답변도 8.8%로 적었다.

주로 어떤 상황에서 거짓말을 하는지 조사한 결과에서는 ‘상대방을 위한 선의의 거짓말을 한다’는 답변이 51.8%로 가장 높았다. 이어 ‘코앞에 닥친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20.0%) 거짓말을 한다는 답변이 높았고, ‘자신의 이익을 위해 거짓말을 했다’(19.3%)거나 ‘습관처럼 거짓말을 하게 된다’(7.4%)는 답변은 상대적으로 적었다.

거짓말을 가장 많이 하는 대상은 ‘친구’(44.9%)와 ‘부모님’(36.0%)으로 조사됐고, 이어 직장상사 31.2%, 배우자 12.4% 순으로 높았다.

연령대별로 20대에서는 친구(55.4%) 다음으로 부모님(44.3%)께 거짓말 많이 한다는 응답자가 많았고, 30대에서는 친구(39.4%)와 직장상사(38.0%) 부모님(32.3%) 순으로, 40대 이상에서는 친구(33.1%)와 직장상사(31.3%) 다음으로 배우자와 부모님(각 25.2%)에게 거짓말을 많이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어떤 거짓말을 주로 할까? 거짓말을 하는 대상별 주로 하는 거짓말 유형도 눈길을 끌었다.

부모님께 가장 많이 한 거짓말 유형 1위는 ‘일찍 들어갈게요’로 응답률 37.6%로 가장 높았고, 이어 저 잘 지내요(31.2%), 자주 전화드릴게요(27.0%) 순으로 높았다. 특히 20대에서는 ‘일찍 들어갈게요’가 응답률 44.6%로 압도적으로 높았다.

친구에게는 ‘술·밥 한번 먹자’가 응답률 58.6%로 가장 많이 한 거짓말 유형 1위에 꼽혔다. 이는 전 연령대에서 과반수이상의 응답률을 보이며 가장 높았다(20대 59.7%, 30대 58.9%, 40대이상 55.2%). 이외에는 다음에 내가 살게(21.9%), 오늘 야근이야(21.4%), 너한테만 하는 말이야(19.7%) 순으로 높았다.

상사에게 가장 많이 한 거짓말 유형 1위는 ‘집에 일이 있어서요’로 응답률 43.1%로 가장 높았다. 다음으로는 ‘선약이 있어요’가 응답률 33.2%로 높았고, 이어 아파서 출근을 못하겠어요(24.2%), 차가 막혀서 늦었어요(23.0%) 순으로 높았다.

후배에게 가장 많이 한 거짓말 유형은 ‘괜찮아 다음에 잘하면 돼’(38.8%)와 ‘술·밥 한번 먹자’(38.6%)가 가장 높았다. 이외에는 알려줄 수 있지만 공부도 할 겸 조사해봐(17.4%), 내가 자네 아끼는 거 알지(17.4%), 왕년에는 이까짓 일(12.9%) 순으로 높았다.

배우자에게 가장 많이 한 거짓말 유형은 성별에 따라 달랐다.

기혼 남성의 경우 ‘일찍 들어갈게’(39.3%)와 ‘오늘 야근이야’(36.8%)가 가장 높았고, ‘금연·금주 할게’도 응답률 32.5%로 상대적으로 높았다. 반면 기혼 여성의 경우는 ‘할인해서 산거야’가 응답률 46.1%로 가장 높았다. 이어 ‘일찍 들어갈게’(19.5%), ‘오늘 회식이야’(18.8%) 순으로 높았다.

대부분의 응답자(74.9%)는 거짓말을 한 후에는 ‘죄책감’이 든다고 답했고, 특히 부모님께 거짓말을 했을 때 죄책감이 든다는 응답자가 58.0%로 가장 많았다. 반면 거짓말을 한 후 죄책감이 생기지 않는다는 응답자는 25.1%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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