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포세대 대학생 대체로 ‘여당 우세승’ 예측

▲ 30일 경희대학교 국제캠퍼스 중앙도서관 앞 사색의 광장에서 좌담회를 갖고 있는 본지 취재진과 경희대학교 스페인어학과 학생들(사진=최유희 기자)

젊은층 투표참여 관건...대구민심 이번엔 달라
전략공천, 패거리정치 구시대 패러다임 여전
박근혜대통령 막강 정치파워...성장한 유승민
대학생, 더민주 김종인 체제 긍정.부정 갈려
안철수式 정치실험 글쎄? 아직 교과서 정치


[뉴스포스트=좌담회 진행 이완재 편집국장. 설석용 기자. 최유희 기자] 제20대 민의를 대변할 정치동량을 뽑는 4·13총선이 1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뉴스포스트>는 미래 대한민국을 짊어질 예비 기성세대인 젊은 대학생들로부터 이번 4·13총선에 대한 생각과 대한민국 현실정치에 대한 가감없는 목소리를 듣는 시간을 가졌다. N포세대(주거·취업·결혼·출산 등 인생의 많은 것을 포기하는 20~30대 청년층을 일컫는 신조어)로 불리며 청년실업과 등록금 문제 등 역대 어느 세대보다 고민을 떠안고 사는 그들을 통해 들은 대한민국 정치현실은 생각보다 비관적이었다.

정치에 무심한듯하나 실제로는 높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청년 대학생들의 정치식견은 은근히 풍부하고 날카로웠다. 그들이 거침없이 토해내는 냉철하면서도 때론 연민의 시선으로 바라본 대한민국 정치의 현 주소를 짚어볼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 되었다. 이번 좌담회는 지난 3월 30일 경희대 국제캠퍼스 중앙도서관 앞 사색의 광장에서 이뤄졌으며 스페인어학과 김나영(3학년.23), 박새롬(4학년.23) 이동현(2학년.21), 최명준(4학년.27), 최석성(4학년.26)씨 등 총 5명의 재학생이 참여했다. 또한 좌담회 내용의 균형과 형평성을 위해 참여 학생들의 출신지역 또한 강원도 속초시, 충북 청주시, 대구광역시, 경기 의왕시, 전북 전주시 등 다양한 연고를 고려했다.

본보에서는 이완재 편집국장, 설석용 정치부 기자, 최유희 기자가 참여해 참여 대학생들과 격의없는 대화를 나눴다. 다음은 이들과 나눈 좌담회 전문이다. 편의상 질문은 ‘뉴스포스트’로 답변에 나선 대학생들은 본인들의 실명을 쓴다. <편집자 주>


선거철만 되면 악수하러 나오는 정치인 씁쓸
정치인 지나친 세력다툼 국민의 무관심 유발

<뉴스포스트>-평소 대한민국 정치에 대한 생각은?

▲ 경희대학교 스페인어학과 김나영(3학년·23)

나영 - “우리 사회를 보면 불평등이 많이 심화 돼 있어서 사회문제가 많이 일어나고 있는데 정치권에서는 그에 대한 관심이 부족하다. 항상 그런 생각이 들었다.”

동현 - “최근 뉴스를 통해 선거후보자 4명중 1명이 전과자라고 한다. 심지어 살인미수자까지 있고. 그런 면에서 보면 정치하는 사람들을 국민들이 봤을 땐 좋지 않다고 생각할 것이다. 또 지금의 정치는 여당이 8년 동안 집권하면서 고인 물이라고 성격이 짙다. 고인 물은 썩기 때문에 정권이 바뀔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명준 - “정치인은 뜻을 펼치려면 힘이 있어야 하고 입후보하고 당선되려면 세력다툼이 당연하다. 그렇지만 지나친 세력다툼이 때론 국민들로 하여금 불신, 청년세대들에게는 무관심으로 이어지는 것 같다.”

석성 - “대한민국 정치가 일반 국민들로부터 유리, 단절 돼 있다고 생각한다. 선출직 공무원에 대한 국민들의 감시나 견제가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국회의원 또한 지역구에 신경을 더 안쓰는 악순환이 이루어진다. 국민들의 정치적 무관심이 국회의원 또한 국민들에 대한 무관심이라는 악순환으로 이어지고 있다.”

새롬 - “평소에 정치인들을 보면 선거철만 되면 시장에 나와 악수를 하는 모습이 씁쓸하다. 국회의원은 지역구를 대변하는 사람인데 선거철에만 모습을 보이면 국민들의 애환을 알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든다. 단순히 국회의원들의 문제만이 아니라, 투표권을 갖고 있는 국민들도 정당만 보고 뽑진 않을까 하는 우려도 있다. 어느 방송인터뷰 장면에서 대구 한 할머니가 ‘고향이 대구니까 새누리당을 찍는다’라고 답변하는 걸 봤다. 극단적으로 이런 상황이 있더라. 이런 걸 보면서 단순히 정치인들에 대한 문제만이 아니라 유권자들의 의식에도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뉴스포스트>-이번 총선 공천 과정에 대한 시각과, 다여다야(多與多野) 구도로 치러질 4·13총선 결과 전망은.

▲ 경희대학교 스페인어학과 최석성(4학년·26)

석성 - “가장 주목할 점이 공천 과정이었다고 생각한다. 여당의 경우 유승민 의원의 사퇴가 발단인 것 같다. 우선 ‘다여’라는 것이 동의가 안된다. 유승민 의원이 무소속으로 출마했지만 당선되면 다시 복당할 것 같다는 생각이다. 야당에는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이 있지만, 여론조사 보도를 보면, 야권 단합이 불가피한 것 같은데 연대하는 방향으로 갈 것 같고 새누리당이 승리하는 결과가 나올 것 같다고 생각한다.”

명준 - “다여다야 구도가 맞기는 하나, 무소속 연대가 구축되고는 있어 선거 후에는 당선되면 복당할 것 같다. 야권에서는 김종인 비대위에서 단일화에 대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안철수 대표의 독자행보로 단일화가 불가능할 것 같아 보인다. 이번에는 압도적인 차이로 야권이 패배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동현 - “고향이 대구다. 50세 이상 분들은 새누리당을 지지하고, 40세 이하 젊은층은 무조건 새누리당 지지보다는 야권 쪽 지지도 많이 한다. 유승민 의원은 복당을 못할 것 같다. 새누리당 안에서 친박계, 친이계, 친김무성계가 나누어져 있지만 아직 친박계 세력이 강해서 복당이 힘들지 않을까 생각한다. 김종인 대표가 비례대표 2번을 받았다. 1월 2월에는 국회의원에 관심 없다고 밝혔는데 3월에 비례대표 순번을 받는 것 보고 그렇게까지 해야 했을까 생각했다. 게다가 국민의당은 자중지란이 일어났다고 하는데 결국 의석수 확보에 실패할 것 같고 새누리당의 승리가 예상된다. 또 과거처럼 새누리당이 대구지역에서 무조건 압승하는 경우는 청년들이 투표현장에 나오지 않았을 경우라고 생각한다. 젊은층의 투표 참여율이 많이 올라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나영 - “이번 공천 파문으로 다여다야가 됐지만 여권에서 나온 사람들도 결국 권력 앞에서는 무릎을 꿇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고, 이로 인해 국민들의 인식이 바뀌진 않았을 거란 생각에 새누리당이 승리할 거라고 생각한다. 전략공천, 패거리 정치 등 구시대적인 패러다임이 바뀌지 않았다.”

새롬 - “다여다야 구도가 변화가 있을 것 같다. 현재 밝혀진 지지율은 국민의당이 15%라고 나와 있다. 국민의당 후보자들이 15% 지지율로는 당선이 힘들다라는 판단에서 후보사퇴를 한 후보가 많다. 이에 따라 야권단일화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다여일야 구도가 등장할 가능성도 있다고 생각한다.”

 

유승민 의원 탈당 무소속으로 정치역량 키웠다
‘진박’ ‘비박’ 등 용어 전근대적.비민주적 용어

<뉴스포스트>-새누리당 유승민 의원의 ‘무소속 출마’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가?

▲ 경희대학교 스페인어학과 최명준(4학년·27)

명준 - “유승민 탈당 후 무소속 출마 과정을 지켜보면서 일단 김무성 대표가 결국 옥새투쟁을 했기 때문에 이재만 전 대구 동구청장이 공천을 받지 못했다. 반면 유승민 의원의 이름은 전 국민이 들어봤을 정도로 유승민 의원 본인에 대한 홍보효과도 컸고, 정치적으로 이득이 어마어마했다고 생각한다.”

동현 - “(유승민 의원에 대한)공천을 끝까지 미뤘고 탈당하고 무소속 출마를 했다. 지지율면에서도 이재만 전 대구동구청장보다 두 배 이상이었다. 새누리당이 오만했다고 생각한다. 새누리당이 공천만 하면 무조건 당선된다는 생각으로 대구민심을 무시한 것 같다. 유승민 의원은 이번 기회로 인해 정치적 효과가 컸다고 생각한다.”

나영 - “유승민 의원이 당선이 된다고 해도 이미 정권 눈 밖에 난 상황에서 얼마만큼 정치적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가 의문이다. 혹시 다른 세력을 키워도 새로울 게 있을까 싶다.”

새롬 - “유승민 의원이 탈당한 직후부터 시각이 많이 달라졌다고 생각한다. 당선도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복당을 할지 무소속으로 남을지가 문제인 것 같다. ‘복당이든 무소속이든 세력이 이미 많이 약해져서 힘들지 않나’라고 생각한다.

 

<뉴스포스트>- 정치권에서 회자되는 ‘진박’, ‘비박’, ‘TK 물갈이론’ 등 용어들에 대해서는?

▲ 경희대학교 스페인어학과 이동현(2학년·21)

동현 - “TK 물갈이에 대해서, 이번에 박근혜 대통령의 대구방문은 정치적 쇼라고 생각한다. 새누리당의 많은 의석수를 차지할 수 있는 곳이 대구 경북 지역이다. 박 대통령의 이번 행보는 새누리당에 대한 지원사격인 것으로 생각되고, 새누리당은 역시 오만하다고 생각한다.”

나영 -“패거리 정치의 실상을 보여주는 단어라고 생각한다. 전근대적이고 왕정정치처럼 흘러가고 있다는 게 민주주의 사회에서 합당한 일인가 의문이 들고 국민들의 의식도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새롬 - “진박·비박의 용어가 많이 등장하는 게 박근혜 대통령의 보이지 않는 권력이 더 세졌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느 정도 세졌기 때문에 이런 단어가 등장했다고 생각한다.)”

석성 - “앞의 학우와 같은 맥락인데, 이번 공천 과정을 보면서 ‘박근혜 대통령이 이렇게 힘이 센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행정부와 입법부는 서로 견제해야 하는데 입법부가 행정부에 소속돼 있다는 느낌이라,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고 있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 한편으론 추종자가 따르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현실 정치에서 국회의원 본인에게도 당선 가능성이 높은 곳에 줄을 서는 것에 대한 당위성 측면으로 이해된다.”

명준 - “조금만 더 살을 붙이면, 친박·진박·멀박 같은 단어가 일반 국민들에게는 정부에 대한 환멸만을 사는 것 같다. 박근혜정부에 입법부가 속해있다는 느낌이 들어 불신과 환멸을 느끼게 하는 단어들이다.”

 

<뉴스포스트>- 야권 분열과 현 김종인 비대위 체제를 바라보는 시각은?

▲ 경희대학교 스페인어학과 박새롬(4학년·23)

새롬 - “어느 한 칼럼에서 새정치민주연합에서 국민의당 창당과 현역의원들의 탈당이 줄을 이었지만 ‘이걸 최소화 한 게 김종인이다’라는 내용이었다. 김종인 의원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더민주의 운명이 결정될 거라고 생각한다. 야권 문제도 안철수·김종인 대표의 신경전에 결과에 따라 단일화가 되고 안되고가 결정될 거라고 생각한다. 김종인의 정치적 힘이 조금 있는 것 같다. 생각보다 김종인의 힘이 센 것 같다. 단순히 김종인 의원의 정치색이 어떠냐 보다는 더민주를 어떻게 이끌 것인가에 더 주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동현 - “김종인 비대위 체제에 대해 반대한다. 김종인 대표는 예전에 한나라당에서 일했던 보수성향 인사다. 더불어민주당은 진보성향을 가진 당이다. 아무리 김 대표가 더민주에 일하러 왔다고 하지만 공천과정에서 김 대표의 보수적인 입장이 분명 포함됐을 거라고 생각한다. 진보 정당에서 김 대표의 영입 자체가 모순이었다고 생각한다.”

나영 - “김종인 대표도 전두환 시절 3선을 했던 의원이다. 어쨌거나 보수적인 성향이 남아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역시 더민주에서 김 대표의 영입 자체가 문제였다.”

석성 - “김종인 대표가 더불어민주당에 영입됨으로써 ‘바지사장’ 역할을 하고 있다는 얘기가 많은데 탈당을 고민하고 있던 현역 의원들을 잡고 단합을 시키는 모습에 잘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본인이 비례대표 2번에 스스로 넣은 것만 봐도 총선이 끝나고 ‘바지’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려고 하는 것 같다. ‘관리형 대표로 남는다고 했지만 비례로 입성을 한다는 건 개인적인 욕심이다’라는 혹자들의 생각에 대해선 상관없다는 입장이다. 야권의 위기를 극복하고 성공한 총선 결과에 기여한다면 비례 2번을 받아도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명준 - “김종인 대표의 정치색을 떠나서 1~2월, 야권 분열된 상황에서 조커역할을 잘했다고 생각한다. 정치적 연륜을 통해서 현재 역할을 잘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 30일 경희대학교 스페인어학과 학생들과 좌담회를 진행하고 있는 본지 정치부 설석용(중) 기자(사진=최유희 기자)

 

<뉴스포스트>- 국민의당을 탄생시킨 안철수의 정치실험 어떻게 보는가?

석성 - “안철수 대표를 대선 출마 때부터 지켜봤다. 갑작스런 등장에 의아했다. 천천히 정치적 경험을 쌓고 나왔으면 좋지 않았겠는가 하는 생각이다. 야권 분열 사태를 보고 역시 안 대표의 정치입문이 성급했다고 생각한다. 아무 것도 모르는 데 안 대표가 자신을 지지했던 기반을 통해 창당을 한 건 좋았는데, 영입한 의원들을 보니까 그들의 ‘새정치’를 하겠다는 진정성에 의심이 간다.”

명준 - “‘강철수’는 측근에서 지어낸 별명처럼 지금은 강한 척을 하는 것 같아 보인다. ‘철수’, ‘철수’가 꼬리표처럼 따라다니니까 야권단일화가 불가피한 건 알지만 ‘철수’ 트라우마로 인해서 본인의 자존심을 지키는 고집을 너무 앞세우고 있다고 생각한다. 객관성을 잃은 것 같다. 여기서도 철수하면 낭떠러지라고 판단한 것 같다.”

동현 - “안철수 대표가 단계를 밟지 않고 바로 대권부터 도전한 것 아닌가 생각한다. 정치도 많은 단계를 통해서 배워야 하는데 모든 과정을 무시한 거처럼 보인다. 정치기간이 길지 않았는데 당 대표도 있고, 경험이 짧은데 책을 통해서만 배운 교과서적 정치를 하고 있는 것 같다.”

나영 - “안철수 대표를 보면 뜬구름 잡는 것 같다고 생각한다. 현실정치와 떨어져있다고 생각한다. 정치를 바꾸는 것에 대해선 국민적 동의가 있지만 어떻게 바꿀 것인지 방법을 얘기하지 않아 의문이 든다. 그가 정말 진보인지에도 궁금증이 생긴다.”

새롬 - “안철수 대표가 국민의당을 끝까지 놓지 못하고 있는 게 김종인 대표의 야권통합 방법이 더민주가 국민의당을 잡아먹는 방법이라고 나와 있다. 야권단일화를 시켰을 때 국민의당의 입지가 어떻게 될지가 관건이다. 안 대표는 국민의당을 살리기 위해서는 야권단일화를 시킬 순 없지만 내부적인 잡음이 많기 때문에 조금 위험하다고 생각한다.” 

 (후속기사 2탄에서 계속~~)

저작권자 © 뉴스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