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인권 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대표
[뉴스포스트 전문가칼럼=이인권 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대표] 지금은 글로벌 지식정보의 시대다. 어느 통계에 따르면 전 세계의 TV 라디오 방송, 우편과 이메일과 통신의 70~80퍼센트가 영어로 이루어지며, 전 세계 웹사이트 정보의 85퍼센트가 영어로 구성되어 있다.

그에 비해 한국어로 된 지식정보는 1.3퍼센트에 불과하다. 그렇다면 국가 간의 경계 구분이 없어진 글로벌 시대에 영어를 배워야 하는 이유는 자명하다. 이제 영어는 인터넷과 디지털 미디어 영향으로 의사소통의 필수도구로 발전하여‘글로비시(Globish·Global English)'가 되었다.

이제 영어는 ‘링구아 프랑카(lingua franca ·국제 통용어)’로서 더욱더 영향력이 커지면서 보편적인 언어로 자리를 잡았다. 지구에 사는 인구 약 40억 명이 어떤 방식으로든 영어를 사용하고 있다. 그것은 세계 인구의 3분의 2에 해당하며 그중 4억 명은 영어를 모국어로 쓴다.

솔직히 나는 영어를 배우면서 어떻게 보면 철저하게 나 혼자의 힘, 노력, 열정으로 해냈다고 할 수 있다. 내가 영어에 관심을 가질 때만 해도 영어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나 세계화에 대한 국가적 인식이 없었다. 그 시대에 나는 그저 좋아서 영어를 시작하여 영어를 취미로 했을 뿐이다.

1970~80년대 영어를 홀로 배운다는 것은 어떻게 보면 외로운 싸움이었다. 그것도 지방에서 영어를 함께 이야기할 수 있는 친구를 만든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척박한 환경이었다. 1962년 마셜 맥루한이 지구촌(global village)이라는 용어를 쓸 때만해도 세계가 하나의 공동체로 네트워킹 되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런 시대적 여건에도 불구하고 내가 오로지 영어에 심취해 있었던 것은 지나고 보니 아마 세상이 나에게 글로벌 시대의 미래를 준비해 두도록 하는 긍정의 힘이었는지 모른다.

영어역량은‘다중지능’을 쌓게 되는 지름길

내가 영어를 배울 당시만 해도 지금처럼 영어가 절대적으로 사회적인 경쟁 무기가 될 줄은 몰랐다. 그런데 세상이 빠르게 변하면서 사회문화체계(sociocultural system)가 엄청나게 바뀐 것이다. 상전벽해(桑田碧海)처럼 말이다.

앞으로의 변화는 지금까지보다 더 속도를 낼 것이다. 한국을 수차례 방문하여 실시한 강연에서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가 앞으로 10년이 지나면 지금 존재하는 직업이나 직종의 90퍼센트가 바뀔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변화무쌍한 국경 없는 세계화 시대에 영어를 배워야 하는 것은 개인적 경험에 비추어 보아 필수적이다.

어쨌든 그때 영어를 시작하여 오늘에 이르기까지 나는 영어책을 손에서 한 번도 내려놓은 적이 없다. 그런 습관은 오늘날 글로벌 시대에 사회활동이나 직장생활에서 사회적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나는 지금까지 영어가 반드시 필요한 직장 환경에 있지는 않았다. 그렇지만 영어 능력이 플러스 알파가 되어 한국사회 특유의 학연이나 지연이나 혈연에 의존하지 않고 당당하게 사회생활을 해왔던 것 같다.

그것은 영어 배우기를 통해 습득된 다중지능(multiple intelligence)이 일반 사회인으로서, 전문 분야 조직인으로서 필요한 여러 가지 기량을 쌓게 해 주었던 것 같다. 바로 영어를 습득하는 지속적인 과정을 통해 늘 새로운 지식과 정보를 접함으로써 역량을 축적할 수 있었다.

‘지적인 창의성’을 길러주는 영어학습의 매력

영어 배우기는 단순히 외국어 자체를 능통하게 구사할 수 있는 능력을 구비하는 것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 그보다는 영어를 닦으며 익히는 과정에서 부수적으로 얻어지는 지적 능력의 발달이 더욱 중요하다. 말하자면 ‘지적인 창의성(intellectual creativity)'이다.

부수적인 지적 창의성의 계발은 말할 것도 없이 사회생활을 영위해 나가는 데 있어 시스템적 사고를 가능하게 해준다. 시스템적 사고는 어떤 일을 종합적으로 바라보고 합리적인 결정과 판단을 내릴 수 있게 하는 능력이다.

빙산의 일각이란 말이 있다. 바다에 떠 있는 큰 얼음덩어리인 빙산은 수면 위에 10퍼센트가, 그리고 수면 밑에 90퍼센트가 숨겨져 있다. 우리는 흔히 수면 위 10퍼센트를 빙산의 전부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시스템적 사고는 바다 밑에 잠겨진 더 큰 90퍼센트를 볼 수 있는 혜안을 갖게 해준다.

영어를 배우게 되면 이렇게 외국어라는 지식 습득 차원을 넘어 두뇌작용을 활성화 시킨다. 또 활발한 두뇌작용은 지혜를 충전시키는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되어있다.

영어를 스스로 익혀 나가다 보면 사물을 보는 관점이 달라지고 사람을 판별하는 시각이 달라진다. 곧 무엇이든 꿰뚫어 보는 직관력이나 직감력이 자동적으로 생겨나게 되어있다.

국제공용어의 숙련도는 퍼스트 무버의 조건

영어를 배우고 익히다보면 선견력, 업무력, 인간력과 같은 사회적 핵심능력이 길러진다. 즉 영어라는 언어 지식과 함께 사회활동이나 조직생활에서 필요한 원만한 정신적, 정서적 자질을 개발할 수 있다.

‘천하난사 필작어이(天下難事 必作於易)
천하대사 필적어세(天下大事 必作於細)‘

‘천하의 어려운 일은 반드시 하찮은 일에서 일어나며,
천하에 큰일은 반드시 미세한 일에서 일어난다.“

이 말에서 ‘하찮은 일’은 ‘영어를 배우지 않은 일’이, ‘미세한 일’은 ‘영어를 배우는 일’이 될 것이다. 글로벌 세상에서 영어를 배우지 않는다고 해서 당장 탈 날일은 없다. 그러나 치열한 무한경쟁의 시대에 세계어로서 영어역량을 갖는다는 것은 어느 분야에서든 퍼스트 무버(first mover)가 될 수 있다.

<이인권 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대표·success-ceo@daum.net〉

▷ 이 인 권 (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대표)
필자는 중앙일보, 국민일보, 문화일보 문화사업부장과 경기문화재단 수석전문위원과 문예진흥실장을 거쳐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대표를 역임(2003년~2015년)하였다. 또한 아시아문화예술진흥연맹 부회장,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 부회장, 국립중앙극장 운영심의위원, 예술의전당 국가인적자원개발컨소시엄 운영위원, 전주세계소리축제 조직위원회 상임위원으로 있었다.
특히 필자는 영어를 스스로 습득하여 대학교 시절부터 코리아타임스에 칼럼을 기고하기 시작해 250여회를 집필하였으며 영·한 에세이집 <65세의 영국 젊은이> <영어-자기 스타일로 도전하라> <영어로 만드는 메이저리그 인생> 등을 저술했다.
한국공연예술경영인대상, 창조경영인대상을 수상했으며 칼럼니스트, 문화커뮤니케이터, 긍정성공학 전문가, 뉴스포스트 객원 논설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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