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 “차단 방안 위해 지속적으로 협의”

▲ (사진=다음)

[뉴스포스트=최유희 기자] 지난 6일 오후 11시께 서울 영등포구의 한 여관에서 윤모(36)씨와 10대 여성 두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이들은 서로 모르는 사이라고 한다.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만난 사이로 추정되는 이들처럼 최근 20~30대 젊은 남녀들의 동반 자살 소식이 잇따르고 있다. 자살 관련 카페, 채팅앱 등을 통해 쉽게 자살 관련 정보를 주고받고 동반 자살을 도모할 수 있다는 점에서 단속을 나서고 있다고는 하지만 최근 SNS를 통해서도 동반 자살을 계획하는 사람들이 생겨나고 있다. 당사자 외에는 사실을 알기 어렵다는 점에서 예방하기 힘들어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괴롭고 힘들어서 같이 죽을 사람 찾는 사람들

지난해 1월 남해의 한 펜션에서 남녀 3명이 동반자살을 시도, 1명이 숨지고 2명이 다쳤다.

남해경찰서는 이모(27)씨 등 3명이 지난해 1월23일 오후 11시 남해군 이동면 펜션에서 동반자살을 시도했다고 밝혔다.

펜션주인은 퇴실시간이 지나도 기척이 없는 것을 이상하게 여겨 확인한 결과 이들을 발견, 경찰에 신고했다. 3명 가운데 이 씨는 사망하고 다행히 김모(44)씨와 조모(28·여)씨는 병원으로 이송됐었다.

경찰은 지난 22일 조 씨가 인터넷 자살카페에서 김 씨와 접촉, 부산역에서 만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조 씨는 남자친구 이 씨와 함께 이날 오후 8시 부산역에서 김 씨를 만난 뒤 남해로 이동해 펜션에 투숙했다. 경찰은 김 씨 차에서 노트 20장 분량으로 ‘괴롭다’거나 ‘죽고싶다’라고 적힌 김 씨의 메모를 발견했다.

또한 그해 10월, Mnet 예능 '슈퍼스타K-시즌1’과 ‘보이스코리아-시즌2’에서 활약했던 가수 김현지(30)가 평소에 알고 지내던 사이가 아니었던 30대 남성 두 명과 동반 자살한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안겨줬다.

김 씨는 이달 27일 전북 익산시 왕궁면 동용길 복심사 주차장에 주차된 차량 안에서 30대 남성 2명과 함께 숨진 채로 발견됐다. 차량 안에는 소주병과 타다 남은 번개탄, 연탄이 있었다.

지켜온 '꿈' 앗아간 모임

세 사람은 발견 이틀 전날인 25일 오후 8시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며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알고 지낸 사람들이 아니었기에 당시 세 사람은 ‘자살카페’등의 커뮤니티에서 만난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기도 했다.

사건을 담당한 전북 익산경찰서 관계자는 “세 사람이 평소 알고 지낸 관계가 전혀 아니다. 가족들의 요청에 의해 더 이상 자세하게 밝힐 수 없다”고 밝히면서 “고인이 우울증을 겪고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정확한 자살 동기는 현재 조사하고 있지만 우울증으로 인해 자살을 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자살 관련 카페나 사이트에 대한 정부 단속이 강화되고 있는 가운데 SNS도 최근 들어 동반자살 경로로 지목되고 있다. SNS 특성상 사적공간인데다 폐쇄적으로 운영되고 있어 경찰의 접근은 물론 차단 또는 규제가 거의 불가능한 상황으로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현재 포털사이트에 ‘자살’이라는 단어로 검색해보면 ‘당신은 소중한 사람입니다’ ‘생명은 소중합니다’ 등의 안내문이 뜨며 자체 모니터링 작업을 통해 발견된 유해사이트는 폐쇄되고 있다.

그렇다보니 사적 정보보호 기능이 뛰어난 SNS가 동반 자살을 도모하기 위한 새로운 통로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이에 경찰청은 전파력과 파급력이 뛰어난 누리망을 통해 유통되는 자살유해정보의 폐해를 막고, 온라인상의 생명존중문화를 확산시키기 위해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및 중앙자살예방센터 등 관계기관과 협조하여 자살유해정보에 대한 구체적인 기준을 마련하고, 차단 방안을 지속적으로 협의해 나가는 등 건전한 누리망 환경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방침이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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