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탕 권하는 방송' 논란 주목…설탕 유해성 재조명

[뉴스포스트=최유희 기자] 단 것을 먹으면 기분이 좋아진다. 단맛은 뇌 내의 쾌락 중추를 자극해 세로토닌과 도파민을 분비하는데, 이때 세로토닌이 심리적 안정감을 주기 때문이다. 이렇듯 거부할 수 없는 설탕의 달콤한 유혹에 전 세계가 빨간불을 켰다. 비만, 고혈압 등 현대인의 질병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설탕을 멀리해야한다는 것이다. 설탕의 위해성에 대한 연구결과가 꾸준히 발표되고, 설탕 소비를 줄이기 위한 움직임이 활발한 흐름 속에 인기 있는 쿡방은 설탕 불감증이 만연하다며 비난 아닌 비난을 받기까지 한다. 설탕 자체보다 설탕의 과다 섭취가 문제라는 이 달콤한 유혹에 대해 알아봤다.

모든 연령층에서 당류 섭취량 점점 확대

▲ (사진=뉴시스)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에 따르면 2013년 우리 국민의 1일 평균 당류 섭취량은 섭취열량 대비 14.7%(72.1g)으로 2007년 13.3%(59.6g)에 비해 연평균 3.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공식품을 통한 당류 섭취량도 8.9%(44.7g)으로 2007년 7.3%(33.1g)보다 연평균 5.8% 증가했으며 특히, 3~29세 연령대에서는 가공식품을 통한 당류 섭취가 권고기준인 총열량의 10%이상이고, 30~49세 연령도 9%에 이르렀다.

2010년에 19∼29세 연령층에서 가공식품을 통한 당류 섭취량은 기준을 처음으로 초과했으며, 2013년에는 3∼29세 모든 연령층에서 기준을 초과해 기준초과 연령이 점점 확대되는 추세인 것이다.

그렇다면 가공식품 중 당류 섭치의 제 1급원은 무엇일까. 2013년 당시 제 1급원은 음료류(13.9g, 31.1%)로, 다음은 빵·과자·떡류(13.6%), 설탕 및 기타 당류(12.9%) 순이었다.

가공식품 중 3~5세는 빵·과자·떡류를 통해 6세 이상은 음료류를 통해 당류를 가장 많이 섭취했으며 음료류 중에서도 1~5세는 과일·채소음료, 6~29세는 탄산음료, 30세 이상은 커피를 통해 당을 가장 많이 섭취했다.

2007년부터 2013년까지 조사된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를 기반으로, 당류 섭취와 관련 질병 발생과의 상관성을 비교했을 때, 가공식품으로부터의 당류 섭취가 총 열량의 10%이상을 섭취한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비만, 고혈압 및 당뇨병 발생 위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황교익 “설탕 듬뿍 든 음식, 방송에서는 그러면 안돼”

이렇게 과도한 설탕의 위험성이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이 지난 6일 방송된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설탕 권하는 방송을 지적하면서 다시금 설탕에 대한 관심이 쏠렸다.

이날 김현정 앵커는 황교익에게 “식당 운영하는 입장에서 여러 사람 입맛을 맞춰야 하니 대다수가 좋아하는 단맛을 쓸 수밖에 없다”는 백종원의 말을 전했다.

이에 대해 황교익은 “식당에서 설탕을 듬뿍 넣고 팔든 말든 그것은 자유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자유다. 먹는 것도 자유다”며 “그런데 방송에 나와서 그렇게 설탕이 듬뿍 든 음식 레시피를 보여주면서 괜찮다라고 이야기는 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황교익은 “방송에서 그러면 안 된다는 거다”고 강조하며 “내가 지적하는 것은 그렇게 설탕 듬뿍 든 음식을 내놓으면서 하는 방송에 대한 지적이지, 백종원의 식당에서의 음식이 달든 어떻든 그것을 지적하는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백종원과 풀 것은 없다”며 “백종원은 백종원 나름대로 열심히 외식사업 하는 사람이다. 나는 내 나름대로 음식에 대한 평가는 하는 사람이고. 각자의 일을 하는 건데 방송에서는 해야 될 일과 하지 말아야 될 일이 서로 금도가 있다. 그 금도를 지키자는 말이다”고 덧붙였다.

앞서 황교익은 지난 3일 방송된 SBS 스페셜 ‘설탕전쟁-당하고 계십니까’에서 “세상에 어느 나라에서 그런 방송을 하냐”며 설탕을 과도하게 사용하는 백종원의 방송을 지적했다.

지금 전세계는 설탕과의 전쟁 중

▲ 2013년 가공식품 중 당류 주요 급원 식품 분포(자료=식약처)

이렇듯 한국 뿐 아니라 전 세계가 설탕에 대해 적대심을 두고 있다. ‘설탕과의 전쟁’을 위해 영국은 2018년까지 설탕이 포함된 음료에 ‘설탕세’를 부과하기로 했으며 미국의 30개 주와 프랑스, 멕시코, 노르웨이, 핀란드 등도 설탕세를 부과하고 있다.

이에 식약처는 지난 2010년 이후 나트륨 줄이기 정책을 통해 일일 평균 나트륨 섭취량을 2010년 4878mg에서 2014년 3890mg로 약 20%줄인데 이어 우리 국민의 건강한 식생활을 위한 두 번째 정책으로 당류 줄이기를 본격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식약처는 가공식품을 통한 당류 섭취량을 1일 총 에너지 섭취량(열량)의 10% 이내로 낮추는 것을 목표로 다양한 세부 전략을 포함하는 ‘제1차 당류 저감 종합계획’을 발표했다.

식약처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우리나라 어린이·청소년·청년층(3∼29세)의 가공식품을 통한 당류 섭취량은 2013년에 이미 섭취기준을 초과하였고, 전체 국민의 가공식품을 통한 평균 당류 섭취량도 2016년에 초과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 동안 식약처는 당류를 관리하기 위해 음료류 등 가공식품에 대한 영양표시, 어린이기호식품 중 고열량·저영양 식품 판매를 제한하는 정책 등을 실시해 왔으나, 우리 국민의 당류 섭취에 대한 보다 선제적이고 체계적인 관리를 위해 종합계획을 마련하여 추진하기로 했다.

종합대책의 주요 내용은 ▲국민 개개인의 식습관 개선 및 인식 개선 ▲당류를 줄인 식품을 선택할 수 있는 환경 조성 ▲ 당류 줄이기 추진기반 구축 등이다.

식약처는 “나트륨 줄이기 성공사례에 이어 이번 종합계획이 국민 스스로 당류에 대한 인식과 입맛을 개선하고 당류를 줄인 식품들의 생산·유통 활성화에 기여할 것”이라며 “앞으로도 우리 국민의 당류 섭취실태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정책의 효과성을 높일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할 계획”이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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