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로수 쓰러지고 지붕 뜯기고...제주는 연 이틀 항공기 운항중단 사태

[뉴스포스트=최유희 기자] 강풍 피해, 휴일인 16일과 17일에 태풍을 연상시키는 순간 초속 20m가 넘는 강풍이 전국에 몰아치면서 비행기와 여객선 운항이 중단하거나 어선이 좌초되고 전복되는 등 전국 곳곳에 강풍으로 인한 피해가 잇따랐다.

하늘길부터 지상, 해상까지 강풍 피해 잇따라

▲ 지난 17일, 강풍주의보가 발효돼 항공기 지연 운항 상황이 계속 지연된 제주공항 (사진=뉴스포스트 최유희 기자)

제주에서는 태풍급 강풍과 난기류로 인한 기상악화로 항공기 운항이 중단하는 사태가 일어났다.

강풍특보, 윈드시어(난기류) 특보, 뇌전특보가 동시 발효됐던 16일에는 제주 출발 136편, 도착 145편 등 항공편 총 281편이 결항됐다. 일부 항공기는 회항하기도 했다.

제주 하늘길이 가로막히자 제주공항에는 비행기 예약승객 약 2만 1000명의 발이 묶였다.

다음날인 17일에는 수속은 이뤄졌으나 강풍주의보가 발효돼 항공기 지연 운항 상황이 계속됐다. 이에 짧게는 1시간, 길게는 4~5시간까지 지연된 항공을 기다리는 승객들이 몰려 혼잡을 이뤘다.

하늘길이 막힌 것 뿐 아니라 간판이 날아가거나 가로수가 쓰러지는 등 강풍으로 인한 피해는 지상과 해상에서도 속출했다.

17일 여수해양경비안전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10분께 전남 고흥군 도화면 구함∼단장 사이 해안가에 정박 중인 유선 N호(32t·고흥선적)가 강풍에 밧줄이 풀려 해안가에 좌초됐다.

이 사고로 N호의 선미 일부(60㎝)가 파공됐으며 해안가에 엷은 유막이 형성됐지만 오염 물질은 유출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N호는 장기간 운항을 하지 않아 인명피해는 없었다.

같은 날 오전 6시29분께 여수시 돌산읍 신기 서쪽 방파제에서 계류한 낚시어선 S호(1.98t)가 강풍으로 전복됐다.

▲ (사진=뉴시스)

앞서 오전 5시56분께 여수시 화양면 이목리 구미 선착장에 정박 중인 잠수기 Y호(4.93t·여수선적)도 기상악화로 뒤집혔다. 인명피해는 없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여수해경은 복구 작업을 벌였다.

충북도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부터 강한 바람이 불면서 22건의 강풍 피해 신고가 접수됐다.

오전 6시42분께 보은군 삼승면 달산리의 비닐하우스 3개 동이 강풍에 날아갔다. 이 사고로 전선이 끊어져 일부 주택이 정전피해를 입었다. 오전 5시40분께도 증평군 증평읍 율리 인근에서 컨테이너 지붕이 강풍에 날아갔다는 신고도 접수됐다.

오전 9시41분께에는 충북 제천시 봉양읍 공전리의 비닐하우스 1개 동이 강풍에 날아가 인근 고압 전선에 걸렸다. 이 사고로 전선에 불꽃이 일어 119구조대와 한국전력공사 제천지사 직원들이 현장에 투입돼 긴급 복구작업을 벌였다.

이밖에 경기, 전북, 전남 등 다른 지역에서도 간판이 떨어지고, 비닐하우스가 무너지고, 차량이 파손되거나 가로수가 쓰러졌다는 신고가 수십 건씩 접수됐다.

저작권자 © 뉴스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