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정권, 김대중 전 대통령 동향파악 보고 논란

[뉴스포스트=이완재 기자] 제20대 총선에서 여권이 야권에 참패함으로써 대선급 주자의 침몰속에 주목받고 있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암초에 직면, 위기를 맞고 있다. 과거 전두환 군사정권 시절 탄압을 받은 고 김대중 대통령이 내란음모죄로 미 망명중이던 시절, 그의 동정파악을 전두환 정권에 보고한 이력이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이번 4.13 총선에서 여권의 선거 참패로 유력 대권주자로 분류되던 김무성 오세훈 김무수 등이 대선주자군에서 멀어지는 수모를 겪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 현재로서는 여권 내 가장 강력한 대선주자로 거론되고 있는 반 총장의 입지가 이번 뜻하지 않은 암초에 흔들릴 위기에 처했다.

18일 여의도 정가에 따르면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과거 전두환 정권의 지시를 받아 김대중 전 대통령의 미국 내 동향을 파악해 보고한 것으로 드러나 집중조명되고 있다.

외교부가 17일 외교문서 공개에 관한 규칙에 따라 공개한 비밀해제 문건에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정보 수집 관련자로 등장했다.

문건에 따르면 하버드 대학에서 연수중이던 반기문 당시 참사관은 1985년 1월 7일 하버드대 교수로부터 김 전 대통령과 관련된 정보를 입수했다. 미국의 학계, 법조계 인사들이 망명 중인 김 전 대통령의 안전 귀국을 요청하는 서한을 1월 10일 전두환 당시 대통령에게 발송할 것이라는 내용이었다.

반기문 총장은 이같은 사실을 유병현 당시 주미대사에게 보고했다. 유병현 대사는 이를 김대중 동정이라는 제목의 전보로 8일 외교부 장관에게 보고했다. 당시 김대중 전 대통령은 1981년 전두환 정권이 조작한 내란음모 사건으로 군사재판에서 사형을 선고받은 뒤 무기징역으로 감형, 미국에 망명한 상태였다.

외교문서에 따르면 당시 전두환 정부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했고, 반기문 사무총장은 연수상 신분임에도 김대중 전 대통령의 동정을 파악해 상부에 보고한 것으로 파악된다.

해당 문서는 ‘김대중 동정’이라는 제목의 전보로 8일 본국의 외교부 장관에 보고되었고 반기문 총장은 당시 외교부 소속이긴 했지만 하버드대 케네디 행정대학원에서 연수하던 시절로 현업에서는 물러나 있는 신분에서 이같은 첩보보고가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공개된 비밀문서는 외교부 외교사료관 외교문서열람실에서 열람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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