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 이제 맘대로 못먹어 ‘소비자 불만’...업계 연쇄인상 우려

▲ 제너시스BBQ 치킨이 치킨 가격을 2만원 초반으로 인상해 소비자들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사진은 BBQ가 오는 6월부터 2만900원에 판매하기로 결정한 신제품 마라 핫치킨 순살. 이 제품은 현재 이벤트 가격인 19,900원에 판매중이나 6월부터는 정상가인 2만900원에 판매될 예정이다.(참고사진=BBQ 홈페이지 캡처)
[뉴스포스트=이완재 기자] 국민 간식으로 불리는 치킨 가격이 2만원대를 넘어섰다. K 치킨과 더불어 업계 양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BBQ’가 2만원대 치킨을 내놓은 것. BBQ는 신제품 마라 핫치킨 순살을 올 6월부터 2만900원에 판매한다는 방침이다. 그동안 2만원대 이하 가격으로 그나마 저렴한 간식으로 인식되던 치킨 값 인상 소식에 소비자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본격적인 야외 나들이 철에 야구와 축구 등 각종 야외활동이 한창인 가운데 들려온 치킨 값 상승 소식은 당장 서민들의 주머니 사정을 압박하고 있다. 무엇보다 BBQ의 2만원대 가격 파괴가 동종 업계의 연쇄 인상으로 이어질게 뻔해 소비자들의 집단 저항마저 우려된다.

사실 서민 입장에서 치킨 한 마리 가격이 2만원을 넘는다는 건 부담스러운 일이다. 2만원을 주고 먹는 순간 더 이상 치킨은 국민간식이라 부를 수 없다. 2만원이라는 가격은 서민들의 심리적 마지노선과도 같은 상징성을 띄고 있다.

지난해 말 서민의 술이라는 소주 가격이 인상될 때도 사정은 다르지 않았다. 당시 주류 업체는 소주값을 900원에서 1000원대로 일제히 올리며 소비자들의 원성을 샀다. 소주 도매가 인상은 대형마트와 음식점에까지 도미노 현상을 일으켰다. 일반 음식점에서 평균 4000원 하던 소주 가격이 1000원이 올라 5000원에 팔렸다. 그나마도 소주값 인상은 주류업체가 “3년간 누적된 원가 상승요인을 반영”했다는 항변이 나름의 설득력을 얻고 소비자들의 불만을 잠재울 수 있었다.

그러나 이번 치킨업계 치킨 값 상승은 사정이 좀 다르다. 무엇보다 BBQ가 치킨값을 올리는 과정에서 그 배경, 치킨업계와 육가공업계의 불합리한 유통 구조를 잘 알고 있는 소비자들의 이해를 충분히 구하지 않은 측면은 아쉽다.

치킨 한 마리 가격 현지 원육 대비 10배 가격
업체, “유통업계 불합리 구조와 가격결정 무관”

소비자들이 불만을 토로하는 데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 육가공업계가 4월 기준으로 밝힌 치킨의 원료인 육계의 현지가격은 1Kg당 1590원 수준이다. 그마나도 현재는 1300원대로 계속 떨어지고 있다. 최근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발표한 자료에도 도계 농장의 증가로 산지 육계 가격은 지속적으로 하락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그런데 이 원육이 치킨으로 가공돼 판매되면 평균 10배 이상 치솟는다. 즉 원가 대비 가격이 터무니없이 높다는 것이다. 비정상적인 유통시스템으로 그 부담을 소비자가 고스란히 떠안고 있는 셈이다. 실제 지난 3월 소비자보호원이 조사한 프랜차이즈 치킨전문점의 소비자 만족도 조사에서 국내 10개 치킨업체 평균 가격 만족도는 3.14점으로 바닥을 기었다.

여기에 치킨업체마다 매출증대를 노리며 고액의 광고비가 들어가는 스타마케팅도 치킨값 상승의 또 다른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 모든 제반 경비가 소비자가 먹는 치킨 한 마리에 적용된다고 생각하면 현재의 치킨 가격은 누가 봐도 현실적이지 못한 측면이 강하다.

이번 치킨값 상승과 관련해서 BBQ 홍보팀 관계자는 “자사 후라이드 치킨 가격은 마리 당 16,000원이고 순살치킨은 18,000원이다. 순살치킨의 경우 부가적으로 양념과 고추 등 부재료가 추가되고 볶는 과정이 있어 가격인상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육가공업계 유통 과정 중 중간상에서 원육을 받아 사용하기 때문에 현지 육계가격으로 적용할 것은 아니다”라는 입장도 덧붙였다.

해당 업계의 이같은 해명에도 가뜩이나 불황으로 서민들의 시름이 깊어지는 마당에 치킨값 인상 소식은 달반갑지 않은 소식임에 분명하다. 퇴근길, 가정에서 동네치킨집에서 저렴한 가격에 맛볼 수 있었던 치킨값이 범접할 수 없는 고가의 음식으로 둔갑할 위기에 놓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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