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당류저감대책 추진…식음료업계 동참

식음료업계, ‘저당화’로 웰빙 소비자 잡기
기존제품 당 함량 낮춘 저당제품 재조명·인기
초코파이보다 단 어린이음료, 업계 당 저감 노력 시급

▲ (사진=뉴시스)

[뉴스포스트=안옥희 기자] 최근 정부가 ‘설탕과의 전쟁’을 선포한 가운데 식음료업계가 이에 동참해 설탕을 줄인 저당 제품을 내놓고 있어 주목된다.

지난 4월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가공식품을 통한 당류 섭취량을 1일 총 에너지 섭취량(열량)의 10% 이내로 낮추는 것을 목표로 당류 저감 대책을 추진한다고 밝힌 바 있다.

식약처가 국민건강영양조사를 진행한 결과 가공식품을 통한 당류 섭취량은 2007년 33.1g에서 2013년 44.7g로 35% 늘었다. 또 3~29세에서 가공식품을 통한 당류 섭취량이 총열량의 10%를 넘어 기준을 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가공식품으로부터 당류 섭취량이 1일 열량의 10% 이상을 섭취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비만 위험이 39%, 고혈압은 66%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고 식약처는 밝혔다.

특히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조사결과 비만에 따른 사회적 비용이 연간 6조8000억 원으로 매년 증가 추세인 것으로 알려져 당류의 적정 수준 섭취가 필요한 실정이다.

이에 정부는 2020년까지 가공식품을 통한 당류 섭취량을 하루 열량의 10% 이내로 관리할 방침이다. 하루 열량 2000㎉를 섭취하는 성인의 경우 200㎉에 해당하는 양으로 이를 당으로 환산하면 50g이다. 3g짜리 각설탕을 16~17개 이내로 섭취하도록 관리한다는 것이다,

참고로 우리나라는 당류 섭취기준을 총 당류는 1일 열량의 10~20%, 첨가당은 1일 열량의 10% 이내로 설정하고 있으며, WHO는 유리당으로 1일 열량의 10% 이내 섭취를 권고하고 최근에는 회원국의 상황에 따라 5% 이내로 줄일 것을 추가로 제안했다.

정부의 당류 저감 대책 본격화로 단맛을 선호하는 소비자 인식에도 ‘빨간불’이 들어왔다. 지나친 당류 섭취가 건강에 미치는 악영향에 관해 여러 가지 연구·설문 결과가 잇달아 발표되며, 웰빙을 추구하는 소비자들 사이에서 당 함유량을 낮춘 저당제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식음료업계는 기존 제품에서 당 함유량을 낮춘 저당제품을 출시해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혀주고 있다. 다만 어린이가 마시는 어린이 음료에는 여전히 당 고함유 음료가 많아 섭취에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발효유·음료업계 ‘당 함유량’ 다이어트 중

▲ (사진=뉴시스)

업계 최초로 ‘당 줄이기 캠페인’을 시작한 한국야쿠르트를 필두로 발효유·음료업계가 정부 정책에 동참해 저당화 바람이 불고 있다.

한국야쿠르트는 2014년 8월 ‘야쿠르트400 라이트’와 ‘세븐 허니’ 출시를 시작으로 같은 해 12월 기존 제품의 저당제품인 ‘야쿠르트 라이트’와 ‘에이스 라이트’를 차례로 출시했다.

한국야쿠르트의 ‘당 줄이기 캠페인’은 소비자 입맛도 사로잡아 저당 제품군 매출이 지난해 7월 기준 3000억 원을 돌파했고 ‘야쿠르트 라이트’는 8월 기준 기존 제품보다 두 배가량 높은 판매율을 보였다. 또한 ‘윌 저지방’도 같은 기간 기준 기존 제품보다 29.7%가 넘는 매출 증가율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는 신제품 ‘메치니코프’와 ‘얼려 먹는 세븐’ 3종의 저당제품을 출시하며, 발효유 전 제품의 저당화를 완성한 상태다.

빙그레도 저당화에 발맞춰 지난 3월 당 함량을 줄인 ‘요플레 라이트’ 2종을 출시했다. 기존 ‘요플레 오리지널’보다 당 함량을 25% 줄여 한 컵(80g)에 들어간 총 당 함량은 7.5g에 불과하다.

매일유업도 지난해 3월 기존 떠먹는 발효유 대비 당 함량을 30% 이상 낮춘 ‘매일 바이오 로어슈거’ 3종을 출시했다. 남양유업도 지난해 4월 자사의 액상 발효유 제품의 당을 기존 대비 30% 낮춰 출시하는 등 저당 요구르트 제품을 선보였다.

커피전문점 스타벅스는 2014년 설탕 함량을 70% 줄인 대신 천연 감미료를 사용해 건강한 단맛을 내는 ‘라이트 프라푸치노 시럽’을 선보여 지난해 32만여 잔을 판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프라푸치노 주문 시 라이트 시럽을 선택하고 휘핑크림까지 제거할 경우 기존보다 30%정도의 당과 40%의 열량을 줄여 부담 없이 음료를 즐길 수 있다.

어린이 음료, 당 고함류 ‘비상’

정부의 당류 저감 대책 추진을 신호탄 삼아 식음료업계가 저당 제품을 내놓으며 성인이 마시는 음료의 저당화 바람이 시작됐지만, 어린이 음료에는 여전히 높은 당분이 함유된 것으로 나타나 주의가 필요하다.

지난 4월 소비자문제연구소 컨슈머리서치가 시중 대형마트에서 판매하는 어린이 음료 17개사 40개 제품의 당 함량을 조사한 결과 평균 12.7g에 달했다.

이는 1병당 각설탕 4개 이상의 당분이 포함된 것과 마찬가지로 1병만 마셔도 어린이 기준 하루 당류 섭취권고량(35g)의 36%를 차지한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3~5세 기준 아동은 1400㎉ 섭취를 권장한다. 이 기준에 따라 5세 아동이 하루 섭취해야 하는 당류는 35g으로 성인(50g)보다 훨씬 적다.

조사 대상 40개 제품 가운데 당 함량이 가장 높은 제품은 월팜의 ‘자연원 키즈망고’로 100mL 병에 당류 22g이 포함돼 있었다. 이는 3~5세 기준 아동의 당류 권고량의 63%를 음료 한 병으로 채우는 셈이다.

그다음으로는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장난감을 함께 주는 혜성음료 ‘변신자동차 또봇 사과 맛’으로 220mL 한 병에 21g이 포함돼 있었다. 이어 퓨어플러스 ‘터닝메카드 사과 맛, 밀크 맛’은 20g으로 3위를 차지했고 ‘터닝메카드 딸기 맛’이 19g으로 그 뒤를 이었다.

조사 제품 중 초코파이보다 당분이 더 많은 제품은 금강B&F 헬로카봇 요거 맛, 콜드키위 맛 18g 등 21개에 달했다.

1회 제공량당 당 함량이 가장 낮은 제품은 CJ헬스케어의 ‘웰키즈 포도, 감귤 망고, 블루베리’로 100mL 1병당 5g에 불과했다.

식약처에 따르면 3~5세 아동의 당류 섭취량이 지속적인 증가 추세에 있고 특히 음료를 통한 비율이 점차 늘고 있다. 음료류를 통한 당류 섭취량 비율이 2007년 14.6%, 2010년 18.6%, 2013년 19.3%로 점차 높아져 어린이 음료에 대한 식음료업계의 저감 노력이 시급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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