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옥시레킷벤키저 한국법인 아타 울라시드 샤프달 대표가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가습기 살균제 사태와 관련해 5년 만에 첫 기자회견을 열고 고개숙여 사과하는 모습.(사진=뉴시스)

[뉴스포스트=안옥희 기자] 검찰의 수사 본격화와 범국민적인 불매운동으로 사면초가에 몰린 옥시레킷벤키저(RB 코리아)의 아타 울라시드 샤프달 대표가 2일 오전 11시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가습기 살균제 사태와 관련한 공식 입장을 발표했지만, 파장이 계속 확산되고 있다.

샤프달 대표는 공식 사과와 함께 “옥시 제품을 사용한 뒤 1등급과 2등급 장애 판정을 받은 피해자들에게 포괄적인 피해 보상을 진행할 예정”이라며, “모든 피해자를 위한 조속하고 공정한 보상을 위해 독립적으로 운영되는 전문가 패널을 오는 7월까지 구상하겠다”고 약속했다.

옥시 대표가 가습기 살균제 사태와 관련해 공식사과를 한 것은 지난 2011년 가습기 살균제 사망사건 발생 이후 5년 만에 처음이다.

샤프달 대표의 공식사과와 독립기구를 통한 포괄적 보상 약속에도 불구하고 피해자와 가족들의 반발은 고조되고 있다.

기자회견을 지켜보던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가족들이 단상에 올라가 샤프달 대표를 향해 그동안 왜 피해자들에게 연락을 단 한 번도 하지 않았느냐고 추궁해 기자회견이 잠시 중단되기도 했다.

피해자 가족들은 현재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인 시점에서 나온 옥시의 공식 입장 표명에 대해 수사 면피용 사과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옥시의 공식 기자회견이 끝난 뒤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와 유족, 민변 환경보건위원회, 환경보건시민센터, 환경운동연합 등 84명은 오후 12시 30분 서울 서초구 법원사거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옥시의 영국 본사 레킷벤키저의 최고경영자(CEO) 라케쉬 카푸어 등 8명의 이사진을 살인·살인교사·증거은닉 등의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이들은 영국 본사 이사진을 고발한 사유로 “2001년 한국 옥시를 인수해 PHMG를 넣은 ‘뉴가습기당번’을 제조·판매하려 할 때 신제품 안전테스트 필요성이 검토됐음에도 이를 하지 않은 것과 이후 11년간의 판매과정에서도 아무런 안전점검을 하지 않은데 대한 영국 본사의 직간접적 지휘와 조정이 의심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영국본사 현직 이사진 8명 외에도 2001년부터 재직했던 전직 이사진들도 명단이 파악 되는 대로 추가 고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검찰 조사 결과 현재까지 밝혀진 가습기 살균제로 인한 국내 피해자 수는 사망자 94명, 상해 127명 총 221명에 달한다.

이중 옥시 제품을 사용한 피해자는 사망자 70명, 상해 107명 총 177명으로 알려졌다.

피해자와 유족, 관련 시민단체들은 2일 옥시의 공식 기자회견 직후 현재 피해신고가 쇄도하고 있어 피해자가 수백, 수천 명으로 확대될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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