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박 4일 일정으로 이란을 국빈 방문한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3일 오전(현지시간) 이란 테헤란 에스피나스 팰리스 호텔에서 열린 한-이란 비즈니스 포럼에 참석해 모하메드 레자 네맛자데(오른쪽) 이란 산업광물무역부 장관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사진=뉴시스)

30개 프로잭트 371억 달러 규모 교역 성과 기대

[뉴스포스트=최병춘 기자] 박근혜 대통령의 이란 방문을 계기로 우리 산업의 이란 시잔 진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청와대와 정부는 이번 방문으로 현지 인프라 건설과 의료 등 371억달러의 대규모 교역 성과를 거뒀다고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MOU는 법적 구속력이 없기 때문에 경제효과를 장담하기에는 이르다는 지적이 나온다.

3일 청와대는 이란을 국빈 방문 중인 박근혜 대통령과 로하니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경제 분야 59건을 포함해 총 66개 MOU를 체결하고 371억 달러 상당의 30개 프로젝트 관련 교역으로 경제제재 전 교역수준을 조기에 회복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정부 간 협정이 22건, 공공기관 40건, 민간 4건(이란은 공공기관)으로 대부분 양국 간 협력 틀을 마련하는 내용이다.

막혔던 중동 수주 기대감 증폭

가장 덩치가 큰 철도·항만 등 인프라 수주 성과가 주목받고 있다.

양국 가스공사는 가스파이프 건설 등을 위한 협력 MOU, 우리 가스공사–이란 석유공사의 가스전 개발과 신규 LNG 프로젝트 추진을 위한 협력 MOU, 양국 가스공사간 이란-오만 해저 가스파이프 라인 건설을 위한 MOU 체결 등을 통해 가스분야 협력을 강화키로 합의했다.

우리 기업이 관심을 보이고 있는 프로젝트는 바흐만 정유시설, 이란 –오만 해저 파이프라인 건설 등 9건, 178억 달러로 이번 방문을 계기로 수주 가능성이 제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중 가장 큰 규모의 프로젝트는 대림산업이 가계약을 체결한 이스파한∼아와즈 철도건설 사업이다. 541㎞ 구간의 철도 노반 건설 및 차량 공급을 하는 해당 프로젝트는 사업 규모가 53억 달러에 달한다. 또 1000㎿의 수력발전과 콘크리트 아치댐을 건설하는 박티아리 수력발전 프로젝트 가계약도 함께 체결할 예정이다.

20억달러 규모의 바흐만 정유시설 1단계와 10억달러 규모의 테헤란 쇼말 고속도로 3공구 프로젝트는 현대건설과 대우건설이 양해각서(MOU)를 체결한다.

사우스 파스 가스 유전 개발 프로젝트에는 GS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이 뛰어들었다.

GS건설은 총 80억달러 규모의 사우스파스 11,14단계 프로젝트 2건에 대한 협업 양해각서(MOU)를 체결했고 현대엔지니어링은 36억 달러에 이르는 사우스파 12단계 확장 사업의 기본협정(FA)을 체결할 계획이다. 한전과 함께 5억 달러 규모의 잔잔 가스복합 발전소 HOA를 체결하는 성과도 거뒀다.

여기에 현대건설은 한전과 공동으로 이란 화력발전지주회사(TPPH)와 5억 달러 규모의 네이자르 가스복합발전 사업개발 업무협력 합의각서(HOA)도 맺었다.

위기에 몰린 조선과 해운업계의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현대중공업에 따르면 국영선사 IRISL(이리슬)이 과거에 현대미포조선에 발주했다가 이란 경제재재로 중단된 PC선(석유화학제품운반선)10척, 벌크선 6척에 대한 계약을 재추진 하기로 했다.

대우조선해양도 지난달 29일 이란에서 대형 해양플랜트 공사 계약을 협의 중이라고 조회공시를 통해 밝혔다.

또 이번 방문기간 중 한국과 이란의 해운협정 체결되면서 국내 해운업계는 양국간 교역량 증가로 인한 수익성 증대 등의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해수부는 이란에서 향후 5년간 총 1850억 달러 수준의 플랜트 프로젝트가 발주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ICT·의료, 시장 확대 가속화

과학기술·정보통신기술(ICT) 분야의 진출도 활발하게 타진되고 있다.

KT는 이란 최대 통신사업자 TCI(Telecommunication Company of Iran)/ TEM(TCI 최대주주)사와 이란내 ‘ICT 인프라 현대화 사업’관련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TCI는 이란 최대 유선사업자로 가입자가 약 3천만명 달하며, 또한 약 6천만명의 무선 가입자를 보유한 이란 1위 이동통신사업자 MCI를 자회사로 둔 명실상부한 이란 최대 통신사업자다.

이번 KT와 TCI/TEM의 양해각서에는 유무선 네트워크 인프라뿐만 아니라 IDC, 스마트시티, IoT, 5G 등 ICT 산업 전 분야에 대한 내용이 포함됐다.

SK텔레콤은 IoT(사물인터넷) 기반 사업협력을 위해 이란 에너지 부, 이란 국영 가스공사 NIGC와 각각 MOU(양해각서)를, 이란 민영기업 ARSH 홀딩스와 별도의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SK텔레콤은 이란 에너지부, 가스공사와 각각 사물인터넷(IoT) 원격 전력제어 시범사업(15개 빌딩), 가스검침 시범사업(5000세대) 추진에 합의하고 향후 가스, 상수도, 스마트홈 등 다양한 IoT 사업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이밖에도 보건·의료 분야에서는 17억 달러 규모의 6개 병원 건설 사업과 1억 5000만 달러 규모의 의료생산단지 구축사업이 추진된다.

양국은 병원건립 6건, 제약 6건, 의료기기 3건, 건보시스템 1건 등 총 16개 사업에서 수출계약 및 업무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병원건립 부문에서는 샤히드 라자이 병원, 나마지 병원, 마흐디 병원, 테헤란 의과대학병원, 파디스 병원, 타브리즈 의과대학병원 등 6개 대형병원 건립사업을 한국 기업에 배정키로 약속함에 따라 2조원대 경제적 이익이 예상된다.

건강보험심사시스템 부문에서는 한국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 이란 사회보장공단(ISSO)이 진료문서 및 전자의무기록에 대한 심사평가, 건강보험서비스 개선 컨설팅, 건강보험서비스 관련 정보통신 기술개혁 의제 협의 MOU를 체결했다.

제약·의료기기 부문에서는 제약회사 5곳에서 계약 1건, MOU 5건을 체결하고 2개 의료기기 기업에서 MOU 3건을 체결했다.

원주테크노벨리·이란 파나바리사·KMH(코리아메디컬홀딩스)간 이란 의료기기 복합단지 조성 및 기기 생산 합의 등 의료기기 분야에서 총 3건의 양해각서를 체결해 향후 5년간 800억 규모 경제 효과가 예상된다.

제약 부문에서는 희귀질환치료제, 불임치료제 등 바이오제품, 수액 공급 등 분야에서 수출계약 포함 5건의 양해각서를 체결, 향후 5년간 2700억원 규모의 수출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도 한류, 한식, 화장품 등 한류소비재 판매를 위한 복합문화 비즈니스 공간인 K-Tower를 이란에 건설하고 문화콘텐츠 협력도 강화하기로 해 추가적인 경제 효과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번에 정부가 공개한 성과 대부분이 정식 계약이 아닌 MOU 단계라는 점에서 섣불리 성과를 속단하기 힘들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저유가로 인한 이란의 불안한 재정상황과 해당 프로젝트에 대한 금융조달 문제 등 협의해야 할 조건이 여전히 남아 있다. 중국과 일본 등 경쟁국의 해외 업체들과의 수주경쟁 등 아직 다양한 변수가 남아있는 만큼 최종 본계약 체결까지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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