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시 종로구에 위치한 '전통' 콘셉트의 셰어하우스.(사진=셰어하우스 WOOZOO)

[뉴스포스트=안옥희 기자] 늦어지는 결혼연령, 저출산, 고령화, 핵가족화 등 사회변동으로 1인 가구가 증가하면서 여러 사람과 공동으로 생활하며 집세와 생활비 등을 함께 부담해 주거비용 지출을 절감할 수 있는 셰어하우스가 최근 몇 년 사이 특히 청년들에게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지난 3월 통계청이 발표한 ‘2015 한국 사회지표’에 따르면 2010년 1인 가구 비율은 23.9%로 30년 전인 4.8%보다 19.1%포인트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대로 증가 추세가 지속된다면 2025년에는 1인 가구 비율이 31.3%로 늘어날 전망이다.

전월세 가격 상승으로 집값을 감당할 수 없는 1인 가구 수요자들 사이에서 저렴하게 주거를 해결할 수 있는 셰어하우스가 대안으로 떠올랐다.

본래 가족은 부부를 중심으로 딸, 아들 등 가까운 혈육들로 이뤄진 집단 또는 구성원을 의미했으나, 다양한 사회변화 요인으로 현재 낯선 사람들과 공동생활을 하는 셰어하우스가 트렌드가 되면서 가족과 집의 의미가 확장되고 있다.

셰어하우스란 집이 가족의 전유물이라는 고정관념을 깨고 1인 가구들이 모여 함께 생활하도록 만들어진 새로운 주거형태를 뜻한다.

각자의 방은 1인실 또는 2인 1실로 사용케 해 독립적인 공간을 보장하는 한편, 주방, 거실 등은 공용 공간으로 정해 함께 사용하며 공동 관리하게 된다.

대표적인 셰어하우스로는 다양한 콘셉트를 주거공간에 반영한 ㈜셰어하우스우주(이하 ‘우주’)가 있다.

단순히 저렴한 가격 때문에 셰어하우스를 찾는다기보다는 한옥에서부터 캠핑 콘셉트, 옥상에 정원이 펼쳐져 있는 집, 영화 관람에 최적화된 시설이 있는 집, 요리를 좋아하는 사람들을 위해 넓은 공용 주방이 있는 집까지 다양한 콘셉트의 집이 있어서 입주가 취향대로 살고 싶은 집을 선택할 수 있는 것이 매력으로 작용한다.

▲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캠핑' 콘셉트의 셰어하우스.(사진=셰어하우스 WOOZOO)

서울 구로구 고시원에서 생활하다가 지난해 우주의 단칸방 탈출 프로젝트를 통해 셰어하우스에 입주한 하 모 씨는 “고시원도 한 건물을 여러 명이 쓰는 형태이긴 하지만, 정서적 교류가 전혀 없었던 것에 반해 셰어하우스는 함께 사는 사람들과 대화를 할 수 있어 심리적인 거리가 좁혀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요리가 콘셉트인 셰어하우스에서 지내는 김 모 씨는 “혼자 자취하면서는 외롭고 쓸쓸했는데 여기는 항상 사람들이 가까이 있어서 정신건강에 좋은 것 같다”며, “개인 성향 문제로 서로 부딪히는 부분도 있겠지만, 그럴 때 쌓아두기보다 대화로 잘 풀어가려고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또 다른 셰어하우스에 사는 강 모 씨는 “대학원 기숙사 기한을 다 채워서 어디로 갈지 고민하다가 사회초년생으로서 돈도 절약돼 저축할 수 있다는 여러 가지 장점을 고려해 셰어하우스를 선택하게 됐다”고 말했다.

강 씨는 “처음 보는 성격의 사람도 만나보고 외국인도 만나보며 사람을 이해하고 경험하는 폭도 넓어지기 때문에 서로 배려하는 과정에서 성숙해 가는 것을 느낀다”고 밝혔다.

셰어하우스 입주자들은 셰어하우스에 사는 장점은 많지만, 여럿이 함께 생활하는 만큼 감수해야 하는 부분도 있으므로 TV에서 보여준 것처럼 매일 즐겁고 드라마 같은 일이 생기는 것은 아니라고 조언했다.

우주 관계자는 “셰어하우스는 혼자 사는 삶에서 오는 다양한 문제들을 해결하는 새로운 주거형태로 나와 비슷한 사람들과 교류하며, 공간 공유를 넘어서 삶 일부를 나눌 수 있는 집”이라며, “혼자 독립해 생활하고 있고 지금 혼자 사는 집에 만족하지 못하고 있다면 셰어하우스 같은 새로운 형태의 주거공간으로 눈을 돌려볼 때일지 모른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뉴스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