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인권 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대표
[뉴스포스트 전문가칼럼=이인권 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대표] 요즘 우리사회에 어느 분야를 막론하고 ‘혁신’이 화두다. 정치권은 정당마다 혁신의 방향을 두고 갈등을 빚고 있다. 한때 최고를 구가하던 조선업은 바닥을 치면서 구조조정에 휘말려 있는가 하면 굴지의 재벌 삼성도 위기의식에 사로잡혀 있다.

혁신의 중요성이 어제 오늘에 제기된 것은 아니다. 하지만 기존의 선진국보다도 더욱 빠르게 변하는 우리나라 사회문화체계 속에서 전과 같이 미래에 대한 예측이 어려운 불확실성의 시대에 직면해 있기 때문이다. 한 마디로 과거의 사고방식과 행동양식으로는 급변하는 시대를 감당할 수 없게 되었다.

이미 자리를 굳힌 경제 선진국들과 우리의 사정은 다르다. 이들 국가들은 이미 오랜 시간을 두고 변화와 혁신을 유연성 있게 꾸준히 모색해왔다. 적어도 앞으로 한 세대 정도는 스스로 감당할 수 있는 조직의 체질을 안정적으로 단련시켜 왔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의 기업들은 뒤늦게 외환위기 이후 긴박하게 밀려온 변화의 물결을 헤쳐 나가느라 많은 비용을 치르게 되었다. 그 과정에서도 압축성장의 산업화 시대에 체질화된 구태를 벗어던지기가 쉽지 않았다.

이제 조직의 경영자들은 긴장하기 시작하였다. 과거로부터 답습되어온 정체현상(status quo)을 타파하고 새로운 미래를 대비하지 않으면 안 되게 되었다. 이를 위해 자기 쇄신과 혁신의 필요성을 절감하게 된 것이다.

현실에 끊임없이 도전하는 자세 필요

그래도 기업은 일찍부터 주도적으로 경영혁신을 통해 꾸준히 변화를 모색해 왔다. 그렇지만 정부 기관과 같은 공공 서비스 조직과 비영리단체들은 혁신적 운영을 주저해 왔다.

그러한 정부기관이나 공공 서비스 기관들은 오늘날과 같이 사회, 기술, 그리고 경제의 급격한 변화 속의 냉엄한 현실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오히려 더 큰 위협과 동시에 좀 더 큰 기회를 안겨줄 수 있는데도 혁신을 추진하는 일이 심지어 가장 관료적인 기업의 경우보다 훨씬 더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제 우리는 혁신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 왜냐하면 사회문화 환경이 급격히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회문화적 생태계는 변하는데 여기에 적응하기 위해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따라서 개인이나 조직은 혁신을 구호로만 그칠 것이 아니라 이를 실행으로 옮길 수 있어야 한다.

이 전환의 시점에서 미래에 전개될 새로운 상황과 도전을 직시해야 한다. 그리고 이에 대응하기 위해 끊임없이 앞으로 나아가고, 한 단계 높아지는 노력을 쏟아야 한다.

1%의 변화 노력이 나비효과를 달성

현대 경영학의 창시자 피터 드러커는 '최소한의 성장조차 하지 않으면 기업은 도태 된다‘고 단언하였다. 기업이나 조직이 생존하기 위해서는 정체가 아닌 성장은 필수 과제라는 의미다.

개인이나 조직의 작은 1%의 변화 노력이 큰 결과를 가져온다. 시대의 사회문화체계가 변하는데 우리의 생각이나 행동이 과거에 안주해 있거나, 현재에 머물러 있다고 생각해 보라.

지속적인 작은 노력의 결과와 작은 변화를 거부하는 태만의 결과는 궁극적으로 나비효과처럼 하늘과 땅만큼의 차이가 나게 되어 있다.

빌 게이츠와 워런 버핏에 이어 미국의 3대 부호인 라스베이거스 샌즈 그룹의 셸던 아델슨 회장이 있다. 그의 비즈니스 모토는 “현상에 만족하지 말라. 현실에 끊임없이‘도발’하라”다. 현상 유지를 깨트리는 것이 그의 철학이다. 어느 분야에서도 다른 사람들이 하는 그대로 해서는 성공할 수 없다고 믿는 것이다.

좋은 것과 더 좋은 것, 최고가 있다고 하자. 이 세 가지를 구분하기가 쉽지 않다. 문제는 다른 것이 더 나은 것이며, 더 나은 것은 곧 무엇인가 달라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그는 보통 사람들이 하는 방식과 항상 다르도록 노력하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말하자면 변화를 통한 차별화전략이다.

혁신이라는 말을 달리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짧은 시간 동안의 큰 변화’다. 사업구조를 대대적으로 바꾼다든지 오랫동안 유지되어온 조직의 관습이나 일하는 방식을 트렌드에 맞게 개조하는 것 등이 혁신의 일환이다.

‘혁신은 누구나 할 수 있어야 한다’

혁신에는 두 가지가 있다. 점진적 혁신이라고 할 수 있는‘워킹(walking)’과 급진적 혁신이 되는‘점핑(jumping)’이 있다. 워킹은 프로세스 개선, 제품의 성능 향상, 고객 만족도 제고 등 기업이 기존에 가지고 있는 역량을 좀 더 높이는 작업이다.

이에 반해 점핑은 종전과는 전혀 새로운 고객, 새로운 제품, 새로운 기술, 새로운 사업을 통해서 조직의 체질을 바꾸는 것이다. 달리 말하면 블루오션을 찾아내는 것이다.

워킹이 단기적인 혁신 또는 개선활동이라고 한다면 점핑은 비교적 장기적이고 위험도가 높은 혁신활동이다. 혁신의 가장 최선의 방법은 워킹과 점핑 중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이들을 시의 적절하게 조화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오히려 조직이 급진적 혁신을 지나치게 강조하다 보면 성과도 나오지 않으면서 조직과 그 구성원들의 매너리즘에 대한 내성만 기르는 결과가 된다. 혁신도 지금까지 조직을 지탱해 왔던 기초의 토대 위에서 변화를 모색해야 한다. 단숨에 상전벽해 같은 변혁을 시도해서는 안 된다.

그래서 피터 드러커는 그의 저서《위대한 혁신》에서 혁신을 하는 데 있어 세 가지를 경계해야 한다고 했다. 즉 ‘어렵게 하지 말며, 너무 많은 것을 시도하지 말며, 미래를 위해 혁신하려고 하지 말라’는 것이다.

조직 구성원들의 핵심 공유가 우선

그는 “똑똑한 사람들만 할 수 있는 혁신이 아니라 평범한 사람이 추진할 수 있어야 한다. 기획 단계나 실행 단계에서 지나치게 똑똑한 사람만이 할 수 있는 혁신이라면 실패할 것이 분명하다”고 했다.

또한 혁신은 다각화 하지도 말고, 분산시키지도 말아야 한다. 사업 활동의 핵심에서 벗어난 핵심은 산만해지기 쉽다. 그것은 아이디어에 머무를 뿐, 혁신으로 연결되지 않는다. 무엇보다 조직 구성원들이 핵심을 공유하고 있어야 혁신이 겉돌지 않는다.

혁신이 성공하려면 총체적인 노력을 바탕으로 하는 응집력이 필요하다. 또 혁신이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구성원들이 상호 이해하는 분위기가 되어야 한다. 이를 가능하게 하는 것은 바로 공통의 핵심 가치이다.

혹시 그동안 우리가 변화체계를 부르짖어 급진적인 큰 혁신만 외치다마는 경우는 없었을까? 지금까지 우리 사회가 혁신을 추구하면서 너무 거창하고 막연한 목표에 집착하며 작은 것 하나라도 실천에 옮기는 열정이 미흡하지 않았는지 짚어보아야 할 것이다.

<이인권 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대표·success-ceo@daum.net〉

▷ 이 인 권 (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대표)
필자는 중앙일보, 국민일보, 문화일보 문화사업부장과 경기문화재단 수석전문위원과 문예진흥실장을 거쳐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대표를 역임(2003년~2015년)하였다. 한국기록원으로부터 우수 모범 예술 거버넌스 지식경영을 통한 최다 보임 예술경영자로 대한민국 최초 공식기록을 인증 받았다. 또한 아시아문화예술진흥연맹 부회장,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 부회장, 국립중앙극장 운영심의위원, 예술의전당 국가인적자원개발컨소시엄 운영위원, 전주세계소리축제 조직위원회 상임위원으로 있었다.
<아트센터의 예술경영 리더십> <예술의 공연 매니지먼트> <문화예술 리더를 꿈꿔라> <경쟁의 지혜> <영어로 만드는 메이저리그 인생> 등을 저술했다. 한국공연예술경영인대상, 창조경영인대상, 문화부장관상(5회)을 수상했으며 칼럼니스트, 문화커뮤니케이터, 긍정성공학 전문가, 뉴스포스트 객원 논설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저작권자 © 뉴스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