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 능력 검증 안돼 ‘리스크’ 커

[뉴스포스트 = 강은지 기자] 대기업 총수 자녀들은 사원으로 입사한 뒤 4년이 채 안 돼 임원으로 승진하고, 임원이 된 후에는 평균 2.2년마다 한 단계씩 진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2월9일 재벌닷컴이 현직 임원으로 재직 중인 대기업 총수 직계 자녀 51명(아들 34명, 딸 10명, 사위 7명)을 대상으로 승진 현황을 조사한 결과 상무보(이사대우) 이상의 임원급으로 선임된 나이는 평균 31.8세였다.

재벌닷컴 통계 “평균 2.2년···男 2년, 女 2.7년”

이들이 회사에 입사한 나이가 평균 28세인 점을 감안하면, 입사 후 3.8년 만에 임원으로 승진한 셈이다. 임원이 된 후 상위 직급으로 승진한 기간은 평균 2.2년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대기업 총수의 딸이 사원에서 임원으로 승진하는 기간은 평균 3.4년이 걸린 반면 아들은 3.7년이 걸린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임원이 된 후에는 아들이 평균 2년마다 승진한데 비해 딸은 평균 2.7년 정도 걸렸다.

대신증권 양홍석, 초고속 승진

고(故) 양회문 대신증권 회장의 아들인 양홍석 대신증권 부사장과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장녀인 정지이 현대상선 전무가 대기업 총수 자녀들 중 승진이 가장 빨랐던 것으로 조사됐다.

양 부사장은 2006년 대신증권에 공채로 입사한 뒤 1년 만인 2007년 대신투자신탁운용 상무로 임원이 됐다. 이어 같은 해 10월 전무, 2008년 3월 부사장에 올랐다. 평균 승진기간은 0.3년.정 전무는 2005년 현대상선 과장으로 입사한 뒤 1년 만인 2006년 상무에 올랐고, 같은 해 전무로 승진했다. 평균 승진기간은 0.5년. 고(故) 설원량 대한전선 회장의 아들인 설윤석 대한전선 부사장도 2004년 부장으로 입사한 뒤 2008년 상무, 지난해 전무, 올해 부사장으로 초고속 승진했다. 평균 0.7년마다 한 계단씩 올랐다.

정교선 현대홈쇼핑 사장은 2004년 현대백화점 부장으로 입사한 뒤 2006년 상무, 2007년 전무, 2008년 부사장으로 고속 승진했다. 지난해에 사장에 올랐다. 평균 0.8년마다 승진한 셈이다.

삼성전자 이재용, 19년 만에 사장

올해 삼성 연말 사장단인사를 통해 승진한 이재용 삼성전자 신임 사장은 19년 만에 사장이 됐다. 1991년 삼성전자에 입사한 뒤 10년 만인 2001년 상무보로 임원이 됐고, 임원 승진 후에는 평균 2.3년마다 승진했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장녀인 이부진 호텔신라 신임 사장은 15년 만에 사장에 올랐다. 1995년 삼성복지재단에 사원으로 입사한 뒤 2004년 호텔신라 상무보로 임원이 됐고, 이후 6년 만에 사장에 올랐다.
제일모직 전무에서 부사장으로 나란히 승진한 이서현, 김재열 부사장 부부도 2005년 상무보로 임원이 된 후 평균 1.7년마다 한 계단씩 올랐다.

경영승계에 바짝 다가선 신동빈 롯데그룹 부회장은 평균 3년마다 승진했다.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과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은 각각 2.2년, 2.8년마다 한 직급씩 승진했다.
이외에 조현아 대한항공 전무와 이우현 OCI 부사장이 각각 1.3년, 이재현 CJ 회장의 누나인 이미경 CJ E&M 부회장이 1.4년, 이해욱 대림산업 부회장이 1.7년, 박세창 금호타이어 상무가 2년, 조현준 효성 사장이 2.3년마다 승진했다.

두산가(家) 4세 박정원 두산건설 회장은 1994년 임원 대열에 오른 후 평균 2.5년마다 승진했다. 박진원 두산인프라코어 전무와 박태원 두산건설 전무 등은 상위 직급으로 승진한 기간이 평균 2년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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