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부 기자 출신, 3수 끝 국회의원 배지 달아

▲ 국민의당 이용호 초대 원내대변인(사진=뉴스포스트)

“개인 헌법기관으로서 소신과 원칙,
철학을 갖고 당당한 의정활동 할 터”

20대국회 최대 화두 ‘협치’ 실현 우려 돼
정계 입문 “사회에 선한 흔적 남기고 싶어”

‘남원·임실·순창’ 당선된 초선 ‘이용호 의원’
국민의당 입 역할 초대 ‘원내대변인’ 발탁

[뉴스포스트=대담 이완재 편집국장, 정리 및 사진 설석용 기자] 입법부가 20년만에 제3당 시대를 맞았다. 지난 4·13 총선에서 국민의당은 38석을 얻어 원내 교섭단체 구성에 성공하며 막강한 ‘캐스팅 보트’ 역할을 맡게 됐다. 3당 중 의석수는 가장 적지만 앞으로 국회 입법 과정 주요 쟁점과 현안의 고비마다 막강 역할이 기대되고 있다. 각 주요 상임위원회도 실질적인 ‘열쇠’는 국민의당이 쥐게 됐다. 사실상 가장 입김이 센 정당으로 주목받고 있다. 본지는 20대 국회 개원을 일주일 앞둔 지난 24일 오후 국민의당 초대 ‘입’을 맡은 이용호 원내대변인을 만났다. 그는 3전4기(三顚四起)만에 국회 입성에 성공한 중고참 정치신인이다.

정치권 입문 이전에는 일간지 정치부 기자로서 정치현장을 기록하다 ‘사회에 조금이라도 선한 흔적을 남기자’라는 생각으로 현실정치에 발을 들여놨다. 외롭고 소외된 계층을 위해 좋은 영향력을 선물하는 것이 그의 궁극적인 정치활동의 목표다. 개원 준비로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 이 원내대변인으로부터 4·13 총선 평가와 주요 정치현안, 20대 국회 전망에 대해 들어봤다. 다음은 이용호 원내대변인과 나눈 일문일답.

 

▲ 먼저 당선을 축하한다. 당선 소감과 4·13 총선을 총평 한다면?
“3전4기(三顚四起)로 당선됐다. 벌써 12년 정도 지역에서 꾸준히 활동해왔다. 오랫동안 지역민을 떠나지 않고 준비를 하고 정성을 쏟은 것에 대해 유권자들께서 평가해주신 것 같다. 그리고 이번 선거는 정말 민심이라고 하는 것이 무섭다는 걸 느끼게 해 준 선거다. 또 지역의 집권당을 심판한 선거다. 호남에서는 여당을 심판했고, 수도권에서도 새누리당을 심판해 더민주에게 의석이 많이 간 것 같다. 더민주가 호남에 대해서 비교적 유권자 민심을 못 읽고 오만했다고 한다면, 이번 공천과정에서 새누리당도 오만했다고 평가한다. 그런 것에 대해 국민들이 가차 없이 심판했음을 보여준 선거였다.”

▲ 14년 동안 정치부 기자생활도 했다. 현실 정치에 뛰어든 계기는 무엇인가?
“정치부 기자를 하다보니까, 정치 현장에서 정치인들이 정치하는 모습을 직접 보면서 우연치 않게 기회가 생겼다. ‘나도 정치를 하면 하겠구나’ 하는 마음이 들었다. 제 좌우명은 ‘이 사회에 조금이라도 선한 흔적을 남기자’이다. ‘정치를 통해서 우리사회의 어둡고 소외된 사람들을 위해서 뭔가 좋은 영향력을 줄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계기가 됐다.”

“국민의당, 전략적 연대와 독자노선 통
힘 있는 3당으로서 입지 확고히 다질 것”

▲ 총선 현장에서 느낀 호남 지역 ‘녹색바람’은 어느 정도였나?
“녹색바람이 있었다. 지역에 따라 조금씩 차이는 있었지만 전체 5석정도? 빼고 압도적으로 지지를 받았다. 녹색바람이 선거 중반부터 불었다. 기본적으로 바람은 어느 선거에나 있기 마련인데, 그 선거에 부동표가 어디로 가느냐가 관건이다. (유권자들께서) 이번에는 호남의 부동표가 국민의당으로 가는 게 옳다고 판단한 것 같다. 그 동안 더민주가 호남에 대해서 오만했다. 호남에서 수십 년 동안 2번만 찍었는데, (더민주는) 선거 이후 (호남에) 관심을 갖지 않았다. 이번에는 호남민들이 준엄하게 심판한 것 같고, 이러한 정서가 국민의당으로 옮겨온 것 같다.”

▲ 선거 막판 문재인 전 대표의 호남 방문이 오히려 역효과가 난 것 같다?
“(그 당시) 문재인 대표가 호남을 찾으면 당연히 표가 떨어지는 상황이었다. 기본적으로 호남은 문재인 대표가 싫어서 국민의당을 찍은 표가 상당히 많다. 작년 4.29 재보궐에서 더민주가 참패한 뒤, 문재인 대표에게 야당다운 야당 정권교체를 할 수 있는 야당을 만들어 달라는 호남민의 요구가 있었다. 사실은 그것을 수용하지 않은 것이다. 이에 대한 (호남민의) 문재인 대표에 대한 거부감이 상당했다. 그리고 내부적으로도 문재인 대표의 호남 유세를 반대할 정도였다.”

▲ 총선 이후 국민의당 행보를 보면 새누리당과는 비교적 우호적 관계를 희망하고 있는 듯하다. 국민의당의 구체적인 정치 노선은 무엇인가?
“국민의당은 누구와도 협력할 수 있고 누구와도 경쟁할 수 있는 입장이다. 더민주도, 새누리당도 마찬가지다. 긍정적으로 보면 협력적 경쟁 관계다. 어떤 당이든지 국익을 위해서는 협력적 경쟁 관계를 형성 할 수 있다. 현재 집권당이 문제가 많다. 지금 새누리당이 가지고 있는 정권을 교체해야 한다는 게 첫 번째다. 야당으로서 정권 교체 입장 역시 당연하다. 그러나 더민주와 항상 같은 배를 탄다는 것이 전제가 되는 건 아니다. 마찬가지로 새누리당이 여당이긴 하지만 모든 채널을 차단하는 게 아니라, 변수에 따라 어떻게 관계가 맺어질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다만 새누리당과의 연대나 더민주와의 연대가 중요한 게 아니라, 기준은 국민들의 요구가 될 것이다. 또 국민의당은 3당 구조를 지향하고 있다. 새누리당과 더민주의 양자의 독점적 구도는 이제 안 된다. 3당으로서의 우리의 존재와, 3당체제가 온전히 성립되는 게 당면 과제다. 지금 이 단계에서는 어느 당과의 연대보다는 독자노선으로 3당의 세를 확고히 하고 입지를 굳히는 게 관건이다.”

▲ 본지 이완재(우) 편집국장이 지난 24일 오후 국회 본청 의원식당에서 국민의당 이용호 초대 원내대변인을 만나 '당선인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사진=뉴스포스트)

쟁점법안 ‘낙하산방지법·누리과정예산법’ 추진
지역민 열망 ‘지역의 화합과 통합·경제적 발전’

▲ 3당체제의 20대 국회 개원을 앞두고 있다. 3당체제의 장점은 무엇인가?
“원래 다당제는 국민의 여론을 다양하게 수렴할 수 있고, 여론의 스펙트럼에 대한 대변이 가능해진다. 기존까지는 양당이 양 극단을 대변하는데 그쳐 중도적인 입장, 통합적인 입장을 대변하기에는 당이 적었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국민의당이 존재함으로써 중도 개혁적, 중도 통합적인 여론을 수렴할 수 있는 시스템이 구축됐다고 볼 수 있다. 앞으로 모든 상임위에서 국민의당은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하게 된다. 더민주에서 국회의장이 나오면 122석으로 새누리당과 같아진다. 한 상임위가 30명일 경우에 새누리당 15명, 더민주 15명이 배치될 때 국민의당에서도 2~4명이 포함될 것이다. 그럼 국민의당은 무조건 캐스팅 보트, ‘키’를 쥐게 된다.”

▲ 국민의당이 캐스팅 보트 역할로 사실상 3당 중 가장 입김이 세게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20대 국회에서 국민의당의 중점 추진 법안과 안건은?
“(당의 입장으로는) 첫 번째로 낙하산 방지법을 추진할 계획이다. 청와대가 너무 정치권 인사에 개입을 한다. 전문성이 없는 낙하산 인사를 공기업에 배치해 공기업들이 제대로 기능을 못하고 마비가 오고 있다. 우선 과제는 누리과정예산 문제다. 누리과정예산은 3~5세들에게 보육지원금을 정부가 지원하기로 했었지만 (정부가) 지원을 끊었다. 지금 보육대란이 일어난 상황이다. 대통령의 공약대로 국가 예산에서 지원하도록 해야 한다. (국민의당은) 필요하다면 추경을 해서라도 예산 편성을 시도할 생각이다. 보육이라고 하는 게 보육만으로 볼 게 아니라, 출산율이 떨어지는 게 첫 번째가 보육의 문제, 주거의 문제, 청년 일자리 문제가 있다. 적어도 정부가 보육의 문제에 대해선 책임지고 해결해야 할 필요가 있다. 개인적으로 미래에 대한 투자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 지역구(남원·임실·순창)의 가장 시급한 현안은 무엇인가?
“각 시군별로 주요 현안들이 있다. 남원은 지리산 산악철도, 순창은 소스 거점 산업, 임실은 옥정호 제2순환로를 개설하기 위한 예산 확보가 시급하다. 그리고 지역민들이 원하는 건 두 가지다. 지역의 화합과 통합 그리고 경제적 발전이다. 그동안 지역에서는 국회의원과 시장, 국회의원과 군수간의 알력다툼이 심했다. 단체장과 국회의원들의 경쟁이 지역발전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지역민들의 우려가 많다. 서로 당이 다르다보니 지역 선거에서 후보들의 충돌로 감정이 상하는 모습이 고스란히 드러났고, 지역 행사에서 의전 문제 등이 있었다. 국민을 위해서 지역민을 위해서 이제는 협치 할 수밖에 없다. 개인적 입장 때문에 서로 관계가 불편해지거나 갈등이 생기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 최근에 정치권의 화두가 ‘협치’다. 20대 국회에서 ‘협치정치’ 가능한가?
“중앙 정치는 잘 안될 것 같다. 지난 5월13일 대통령과 각 당 원대대표들과 만나 여러 안건에 대해서 합의를 했다. ‘임을 위한 행진곡’도 가능하면 하겠다는 쪽으로 합의를 한 부분인데, 실천이 안됐다. 최근에 민생현안점검회의라는 걸 했다. 거기에서 성과 연봉제는 노사정 합의에 따라 합리적인 기준을 만들어서 하기로 합의했는데, 정부는 어제부터 상관없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또 국회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는데 정부가 거부권을 행사하는 분위기로 흘러가고 있다. ‘이렇게 야당이 합의해서 협치를 하려고 해도 정부와 여당이 찬물을 끼얹으면 현실적으로 어렵지 않을까’ 생각한다. 협치를 하려면 가진 사람이 내놓아야 하는데, (정부·여당이) 분위기를 깨니 그 실현이 우려스럽다.”

▲ 24일 국민의당 이용호 초대 원내대변인이 <뉴스포스트>와 인터뷰를 마치고 국회 본회의장 앞에서 기념 촬영을 하며 초선의원으로서 의욕적인 의정활동을 다지고 있다.(사진=뉴스포스트)

“야권 대선판도 ‘문재인.안철수’ 외
얼마든지 새로운 주자 나와야”

▲ 주변에서는 원내대변인을 맡아 중앙정치만 신경 쓸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4년 후 지역구 청사진을 제시한다면? 
“4년 내내 원내대변인 할 건 아니니까(웃음). 당선이 되자마자 원내대변인을 맡아서 자기 지역 대표가 중앙에 가서 활동하는 모습이 지역 주민들이 보기에 나쁘지 않을 것 같다. 의원들 사이에서도 처음 출발할 때 어떤 역할을 하느냐에 따라 시각이 달라진다. 이를 토대로 지역발전을 위해 충분히 기여할 수 있을 것 같고, 당연히 주말엔 지역에 내려갈 것이다. 더 부지런하고 입체적으로 의정활동을 하려고 한다. 지금 지역구가 1개 더 늘어난 상황이라 직전 의원이 한 것만큼 해도 지역민들 사이에서는 (국회의원이) 잘 안 보인다고 않는다. 그렇지만 가시적으로 지역을 통합시키고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이면 길게 보고 이해를 해주실 거라고 믿는다.”

▲ 국민의당 입인, 첫 원내대변인을 맡았다. 포부는?
“국민의당에서 유일한 언론인 출신 당선인이다. 국민의 목소리를 원내에 잘 전달하는 가교 역할을 하겠다. 또 당의 정책에 대한 입장을 얘기하는 것이긴 하지만 조금 더 제대로 된 목소리를 내도록 노력하겠다. (역대 대변인들 중에서는) 박희태 전 대변인, 박지원 전 대변인들이 잘하셨다고 생각한다. 아주 전성기를 누렸다. 정동영 전 대변인 역시 마찬가지다. 선배 정치인들 못지 않은 활발한 활동 기대해 달라.”

▲ 내년 대선 전 야권통합론이 불거질 것으로 예상된다. 야권 대권 주자들을 전망한다면?
“내년 대선까지 굉장히 큰 변화가 있을 거라 생각한다. 지금 문재인 대표가 상수의 대표라고 거론되지만 저는 필패라고 생각한다. 이번 총선 호남에서 비토한 대표다. 더민주에서 새로운 사람이 나와서 새로운 분위기를 연출해야 변화가 일어날 거라고 생각한다. 국민의당도 안철수 대표가 대선 주자로 있지만, 손학규 전 대표나 반기문 총장이나 여타 어떤 인물들이 나올 수도 있다. 지금 상황으로 간다고 해서 정권교체가 이루지기 힘들다면 어떤 변화 속에서 새로운 주자가 생겨야 한다고 본다. 손학규 전 대표가 친노, 친문 세력이 있는 더민주를 선택하진 않을 것 같다. 오히려 국민의당을 선택하지 않을까라고 생각한다. 38석인 국민의당이 외연을 넓히기 위해서라도 새로운 사람들이...(필요하다)”

▲ 왕성한 의정활동을 기대한다. 마지막으로 지역구민께 한 말씀?
“국회의원들이 지금껏 보여왔던 몰려다니는 식의 당리당락에 매몰되진 않을 것이다. 개개인이 헌법기관이다. 당 소속이지만 당이 지나치게 의원들을 옥죄거나, 가두리양식장에 가두는 듯한 것은 수용하지 않겠다. 제가 하고 싶은 발언을 할 것이고, 투표를 할 것이다. 당론에 따르지 않는다는 것이 아니라 선택의 활동 범위를 넓히고 헌법기관으로서 소신과 원칙, 철학을 갖고 당당하게 (의정활동을) 하겠다.”

▶이용호 당선인은?
1960년 전라북도 남원 생
1974년 ~ 1977년 전주고등학교
1978년 ~ 1982년 서울대학교 산업공학과 학사
1984년 ~ 1998년 경향신문 정치부 기자
1999년 국무총리 비서실 정무비서관실
2003.09 ~ 2004년 국무총리 비서실 공보담당비서관
2005년 ~ 2011년 YM종합건설 대표이사
2013.02 ~ 2015.03 국회사무처 홍보기획관
2016 제20대 총선 국회의원 당선
2016.05 ~ 국민의당 원내대변인/국민의당 원내부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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