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곳곳에서 공포의 묻지마 사건들 잇따라 발생

▲ 수락산 60대 여성 살인사건 용의자 김모(61)씨가 30일 오전 서울 노원구 노원경찰서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포스트=최유희 기자] 수락산 등산객 피살 사건 용의자가 지난 29일 자신이 피해자 A(64·여)씨를 살해했다고 주장한 가운데 오후 6시 30분쯤 자수한 가운데 용의자에 대한 경찰 조사가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피해자와 안면이 전혀 없는 김 씨가 특별한 이유도 없이 충동적으로 ‘묻지마 살인’을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지고 있다. ‘강남역 화장실 여성 살인사건’의 충격이 채 가시기 전에 이번 사건까지 발생하면서 ‘묻지마 살인’에 대한 공포심도 증폭되고 있다.

지난 1월 출소한 용의자 “피해 여성과 모르는 사이”

30일 경찰에 따르면 수락산 살인 사건 용의자 김모(61)씨의 구체적인 범행 동기 파악을 위해 프로파일러가 투입될 예정이다. ‘묻지마 살인’을 한 게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서도 조사할 계획이다. 김 씨는 정신병력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김 씨가 범행에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흉기에 묻은 혈흔 DNA 감식을 진행 중이며 프로파일러도 투입해 김 씨의 범행 동기 파악에 나설 예정이다.

경찰은 현재 피해자에 대한 1차 부검을 진행 중이며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인 김 씨의 진술에 관한 추가 사실 관계 조사 등을 통해 이르면 이날 중으로 사건의 윤곽을 잡을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김 씨는 강도살인을 저질러 15년을 복역한 전과가 있으며 지난 1월 출소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오전 9시1분께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노원경찰서로 들어가던 김 씨는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았다.

검은 모자를 눌러쓰고 녹색 점퍼에 마스크를 쓰고 있던 김 씨는 자수 이유와 심경 변화, 피해자와의 면식 등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고개를 떨어뜨리고 아무 말 없이 경찰서로 들어갔다.

김 씨는 지난 29일 서울 노원구 수락산에서 사망한 채 발견된 A씨를 자신이 살해했다고 주장하면서 오후 6시30분께 자수했다.

경찰은 김 씨의 진술을 듣고 오후 8시께 서울 상계동 주택가에서 혈흔이 묻은 흉기를 확보했다. 경찰은 A씨의 혈흔이 맡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혈흔 DNA 감식을 맡긴 상태다.

조사 과정에서 김 씨는 A씨와 서로 모르는 사이라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씨는 경찰에 “전날 밤에 산에 올랐다가 아침에 내려오면서 A씨와 만나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29일 오전 5시32분께 서울 노원구 상계동 온곡초등학교 뒤편 수락산 입구에서 20여 분 떨어진 등산로에서 60대 여성이 흉기에 찔려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등산객의 신고를 받고 주변을 수색했지만 폐쇄회로(CC)TV가 설치되지 않은 곳이 많아 용의자를 특정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A씨는 평소 같은 시간대 매일 수락산에 등산을 갔고 사건 당일에도 혼자 산을 올랐던 것으로 확인됐다.

하루가 멀다하고 ‘묻지마 범죄’ 잇따라 발생

‘강남역 화장실 여성 살인사건’이 발생한 이후 ‘묻지마 칼부림’ 사건 등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어 시민들이 공포에 떨고 있다.

지난 25일 지하철 2호선 신촌역에서 이모(50)씨가 차내에서 시비가 붙자 흉기를 휘두르고 다니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씨는 술에 취한 채로 차내에 침을 뱉다가 다른 승객들과 시비가 붙자 20cm 길이의 칼을 꺼내 들고 사람들에게 무차별적으로 휘둘렀다.

대림역에 내린 뒤에는 역무원까지 칼로 위협했고, 역무원 3명이 힘을 합해 몸싸움을 벌인 끝에 난동을 잠재울 수 있었다.

잇단 강력 범죄로 한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매출이 3배나 증가하는 등 여성용 호신용품 매출도 급증했다.

지난해 대검찰청이 발표한 통계자료에 따르면 묻지마 범죄에서 과반수에 넘는 경우가 공개장소에서 발생했다.

2012년부터 2014년까지 발생한 묻지마 범죄 163건 가운데 길거리가 84건(52%)으로 절반이 넘었고 공원·지하철역·초등학교·도서관 등 공공장소에서 21건(13%)이 발생했다.

범죄 유형별로 보면 살인이 41건(25%), 상해가 87건(53%), 폭행이 16건(9%), 협박이 12건(7%), 방화가 4건(2.45%), 손괴가 3건(1.8%)이 발생했다.

특히 묻지마 범죄의 동기는 현실불만(24%), 정신질환(36%), 알코올 등 중독(35%) 등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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