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최병춘 기자] 차세대 TV시장을 놓고 퀀텀닷과 OLED의 기술우위 논쟁이 뜨겁게 전개되고 있다. 각 진영을 대표하는 단체들의 신경전이 이어지면서 자연스럽게 두 기술을 대표하는 삼성전자와 LG전자의 간 TV 기술 주도권 다툼으로 시선이 모이고 있다.

양진영의 디스플레이 논쟁은 최근 국제OLED협회 배리 영 사무총장이 최근 한 기고에서 퀀텀닷 패널에 대해 혹평을 쏟아내면서 재점화됐다.

‘퀀텀닷’은 빛을 받으면 입자 크기에 따라 각각 다른 색을 내는 퀀텀(양자)을 나노미터 단위로 주입한 반도체 결정을 말한다. 무기물이다 보니 노화현상이 없고 화려한 색감이 장점으로 꼽힌다.

▲ 삼성전자 '퀀텀닷 디스플레이 SUHD TV' KS9800 시리즈(사진=삼성전자 제공)

배리 영 국제OLED협회 사무총장은 최근 ‘디스플레이데일리’에 기고한 ‘퀀텀닷 독을 마시는 사람들’이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오는 2019년 QLED를 양산한다는 계획은 쓰레기 같은 소리(don't believe the garbage about QLEDs in 2019)”라고 주장했다.

영 사무총장은 “퀀텀닷 LED 백라이트를 사용한 LCD(액정표시장치)가 OLED보다 더 우수하다는 매우 의심스러운 주장이 난무한다”며 “명암비, 블랙 레벨, 시야각, 응답속도, 색 정확도, 폼팩터 같은 다른 요소들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색 영역의 넓이와 최고 휘도만이 화질에서 중요한 요소라는 주장은 잘못된 것으로 퀀텀닷 LCD가 OLED보다 색 재현율이 더 넓다는 주장은 결코 사실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퀀텀닷 디스플레이에 대해 푸른색 표현을 향상시키는 놀라운 발명품이라고 추켜세우고 올레드에 대해서는 수율을 85%까지 높이고 가격을 75%까지 낮춰야 한다고 조언했다.

수율을 올려 가격 문제만 해결되면 OLED 경쟁력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시장에서는 퀀텀닷을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로 내세운 삼성전자와 OLED를 대표하는 LG전자의 기술 경쟁 연장선으로 해석되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TV시장을 두고 벌인 신경전은 계속돼 왔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지난 2009년 LED TV와 LCD TV로 치열한 신경전을 벌인데 이어 2010년 3D 기술을 놓고 ‘셔터글라스’와 ‘편광’으로 대립한 바 있다.

삼성전자가 최근 내부적으로 OLED를 대체하는 ‘비욘드 OLED’ 전략을 세우면서 퀀텀닷과 OLED 두 진영 간 기술견제가 시작됐다는 분석이다.

▲ 사진=LG전자 제공

이와 관련해 TV 시장에서 끊임없이 티격태격했던 삼성과 LG는 이미 해상도를 두고 신경전을 벌인 바 있다.

지난해 8월 김현석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사장)이 “(적녹청백(RGBW) 패널로 구현된 LG전자의 TV는) 4K가 아니다”라고 발언하면서 신경전에 불이 붙었다.

김 사장 발언에 이어 삼성전자는 자사 블로그에 ‘RGBW TV란 무엇인가’의 제목으로 글과 영상을 올리고 LG전자의 4K TV를 ‘3K’로 규정했다.

이에 LG전자 측은 삼성 측이 LG TV를 억지로 폄하하고 있다고 반박에 나섰다.

이병철 LG전자 TV/모니터생산FD담당 상무는 “경쟁사의 퀀텀닷 TV는 근본적인 구조의 차이를 따라올 수 없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삼성전자가 개발을 추진 중인 퀀텀닷 LED(QLED)에 대해서도 “아직 QLED가 언제쯤 출시될 것이다 할 수는 없고, 개발 연구중이며 시제품도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아직 QLED가 어느 정도로 갈 수 있는지는 알 수 없다”며 조기 상용화 가능성에 선을 그었다.

특히 최근 국제디스플레이 계측위원회(ICDM)으로부터 4K로 인정받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ICDM는 해상도 논란이 이어지자 “OLED도 퀀텀닷도 모두 4K로 인정하자”는 결론을 내린 바 있다. 다만 디스플레이의 해상도에 ‘화질선명도(Contrast Modulation)’ 수치를 명시할 것을 단서로 달면서 논쟁의 불씨를 남겼다.

ICDM이 하나의 결론을 내렸지만 두 회사의 해석이 엇갈린다. LG전자 측은 “OLED가 4K로 인정 받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는 반면 삼성전자는 ‘화질 선명도 표기’를 핵심으로 내세웠다. 자연스럽게 화질 선명도를 둘러싼 신경전으로 이어지는 모습이다.

앞으로도 두 회사간의 TV 시장을 둘러싼 경쟁은 더욱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글로벌 TV 시장과 패널 시장은 각각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가 선두를 지키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IHS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TV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매출기준 27.5%, 수량기준 21.0%의 점유율로 10년 연속 1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최근 시장 상황은 중국과 대만의 거센 추격 등으로 선두 자리를 지키는 것이 더욱 여려워 지면서 기술지배력을 확대하기 위한 전략적 움직임이 더욱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저작권자 © 뉴스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