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켓몬의 성지'로 우뚝 선 강원 속초 여행지 각광

전국 각지에서 몬스터 잡으러 온 사람들
닭강정으로 유명한 속초관광수산시장 ‘포켓몬 핫스팟’
대포항까지 들르면 해안가 몬스터 출몰지역 마스터
포켓몬 잡기에 열중한다고 안전에 소홀하면 안돼

▲ 속초등대전망대에서 바라본 풍경. 속초해수욕장과 외옹치해수욕장이 한눈에 들어온다.

[뉴스포스트=최유희 기자] 2016년 여름, '포켓몬 고' 열풍이 예사롭지 않다. 포켓몬 고는 국내에서 아직 정식 출시되지 않았지만 강원 속초와 주변 일부지역에서 게임이 가능하다.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속초는 '포켓몬의 성지'로 우뚝 섰다.

포켓몬을 잡겠다는 이들이 전국에서 속초로 몰려들었기 때문이다. 속초행 버스가 매진되고, 발 빠른 여행사에서는 포켓몬을 잡으러 가는 여행 상품도 내놓았다. 휴가 시즌과 맞물려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는 속초, 포켓몬 고 게임을 즐기며 한 바퀴 돌아보자.

강원도 고성과 양양 사이에 자리한 속초는 수도권에서 2시간이면 닿는 지리적 이점과 더불어 산과 호수, 바다를 품고 있어 사시사철 찾는 이들이 많다. 이번 포켓몬스터 사냥(?)을 계기로 좀 더 꼼꼼한 속초 여행을 떠나보는 건 어떨까.

휴대폰 뒤로 펼쳐지는 실제 현실에 고개를 들어 눈길 주는 걸 잊지 않는다면 포켓몬도 잡고 속초여행도 하는 일석이조 여행이 될 것이다. 안전사고에는 주의하도록 하자.

'포켓몬 고', 뉘신지요?

▲ 눈에 보이는 주변 환경에 컴퓨터로 만든 3D 그래픽을 얹어 보여주는 증강현실 포켓몬 고

포켓몬 고에서 몬스터들이 등장하는 장소는 실제로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곳이다. 유명 여행지에 포켓몬들이 속출하기 때문에 지역의 핫스팟을 알아야 많은 포켓몬들과 만날 수 있다. 속초시에서 소개하는 포켓몬 고 11성지가 속초의 유명 관광지인 것도 같은 맥락이다. 맨손잡이 오징어 축제가 한창인 장사항부터 동명항과 속초해수욕장, 대포항을 비롯해 아바이 마을과 청초호(엑스포 타워 주변), 속초관광수산시장, 설악동 등이 여기에 속한다.

본격적인 몬스터 잡기에 나서기 전 고백한다. 기자는 게임을 모른다. 테트리스 게임 정도 해봤을 뿐 게임에 관심도 취미도 없다. 증강현실 게임이라는 말도 외계어로 들릴 뿐. 대한민국 계정으로는 포켓몬 고 어플 다운로드조차 어려웠으니 왜 그리 열광할까 이해가 되지 않았다.

▲ 눈에 보이는 주변 환경에 컴퓨터로 만든 3D 그래픽을 얹어 보여주는 증강현실 포켓몬 고

증강현실(Augmented Reality, AR)은 눈에 보이는 주변 환경에 컴퓨터로 만든 3D 그래픽을 얹어 보여주는 기술을 뜻한다. 즉, 포켓몬 고를 실행하면 사진을 찍는 것처럼 외부 환경이 보이고 그 위로 몬스터들이 나타난다. 그럼 몬스터볼을 던져 포켓몬을 잡으면 된다. 물론, 말처럼 쉽지는 않다.

▲ 포켓몬 고가 궁금해 연차를 내고 서울에서 속초로 달려온 33세 직장인들

포켓몬 고는 스마트폰 안에 있는 구글 지도의 위치 정보 기반 게임으로 특정 지역에 들어가야 몬스터들이 등장한다. 여기서 대한민국은 누락됐지만 일부가 살아남아 포켓몬 고 게임이 실행된 것. 그게 바로 강원 속초와 주변 일부 지역이다. 속초 뿐 아니라 경북 울릉과 울산 울주군 등 하나 둘 포켓몬 고 실행 가능 지역들이 추가적으로 발견되고 있다.

속초 '포켓몬 고' 베이스 캠프, 엑스포타워공원

▲ 삼대가 함께 하는 포켓몬 고. 속초의 베이스 캠프는 엑스포타워공원

포켓몬의 성지 속초에서도 포켓몬 고의 중심은 청초호와 엑스포타워공원이다. 와이파이 지도 안내와 스마트폰 무료 충전도 가능하다. 무엇보다 포켓몬이 속출해 사냥꾼(?)들을 유혹하니 청초호 엑스포타워를 베이스 캠프로 두고 아바이마을과 속초관광수산시장, 동명항과 속초해수욕장까지 둘러볼 수 있다.

▲ 한국전쟁 때 피난온 실향민들이 모여 살던 아바이마을

우리에게는 드라마 <가을동화> 촬영지로 유명한 아바이마을은 실향민들의 집단 정착촌이다. 본래는 사람이 거의 살지 않던 곳이었으나 한국전쟁 때 피난민들이 모여들면서 마을이 형성됐다. 이북식 순대를 맛볼 수 있는 전문점들이 가득이다. 아바이마을(청호동)과 중앙동을 잇는 갯배가 아련하게 자리를 지킨다. 닭강정, 닭전골목으로 유명한 속초관광수산시장도 포켓몬 핫스팟으로 꼽힌다. 시장을 다닐 때에는 주위를 잘 살피며 다니고, 수산시장 지하의 회센터도 기억해두자.

다음 목적지는 동명항이다. 속초가 자랑하는 뷰 포인트인 등대전망대에도 올라보자. 날씨가 좋을 때면 속초시내는 물론 속초해수욕장과 외옹치해수욕장까지 시원하게 볼 수 있다. 영금정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속초 앞바다도 놓치지 말자.

▲ 속초 가장 북쪽의 항구 장사항. 매년 여름이면 오징어맨손잡이 축제가 열리는 현장이다.

동명항에서 북쪽으로 가면 장사항, 남쪽으로 가면 속초해수욕장이다. 먼저 오는 7월31일까지 오징어맨손잡이 축제가 진행되는 장사항으로 가보자. 아담한 장사항 해변을 따라 오징어 잡이가 한창이다. 포켓몬과 함께 등대까지의 짧은 산책도 즐겨보자.

▲ 포켓몬 고를 하러 부산에서 온 청년들
▲ 서울에서 온 7살 꼬마

이제 속초해수욕장이다. 고운 모래사장에서 신나는 해수욕을 즐길 수 있다. 이곳에도 포켓몬을 잡으러 온 이들과 마주한다. 서울에서 왔다는 7살 짜리 꼬마는 해수욕보다 게임에 더 열중하고 있었다. 서울과 부산에서 온 청년들도 몬스터 잡기에 여념이 없었다.

▲ 속초해수욕장 전경

속초 해변의 번잡함이 부담스럽다면 외옹치해수욕장으로 가보자. 양양방면으로, 그러니까 바다를 왼쪽에 두고 계속 내려가면 외옹치와 닿는다. 상대적으로 조용하게 해수욕을 즐길 수 있다.

▲ 설악산 케이블카를 타고 권금성으로 향하는 길
▲ 설악산 신흥사

대포항까지 들르면 해안가의 몬스터 출몰지역은 모두 살펴본 셈. 이제 설악산으로 가보자. 의외의 포켓몬 출몰 지역으로 알려진 설악산. 흔히들 속초 지역의 설악을 외설악이라고들 부르는데 케이블카를 타고 권금성을 살펴보고 외설악 주찰인 신흥사까지 살펴보면 가뿐하다. 신흥사는 652년 자장이 향성사 라는 이름으로 창건한 절집이다.

▲ 외설악을 가장 편하게 오르는 방법, 설악산 케이블카

케이블카를 기다리는 내내 사람들은 포켓몬을 잡기 여념이 없었다. 짙은 안개로 설악산의 표정을 볼 수 없었지만 색다른 경험임에는 분명했다. 에베레스트에도 포켓몬이 있다는 소문이 소문만은 아니리라. 어떤 이들은 희귀 포켓몬을 잡기 위해 배를 타고 나가기도 한단다. 어떤 경우에도 안전제일임을 잊지 말자. 포켓몬 고의 완성은 무사귀환이다.

사진 및 자료제공 한국관광공사

*여행tip

주변 음식점

봉포머구리집: 물회, 오징어순대 / 조양동 / 033-631-2021
만석닭강정: 닭강정 / 중앙동 / 1577-9042
단천식당 : 아바이순대 / 청호동 아바이 마을 / 033-632-7828
88생선구이 : 생선 모듬구이 / 중앙부두길 / 033-633-8892

숙소

한화리조트 설악 : 속초시 장사동 한화길 59 / 033-630-5500
설악 파인리조트 : 속초시 노학동(관광로) / 033-635-5800
척산온천장 : 속초시 노학동 939-7 / 033-636-4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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