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신흥국경기침체.브렉시트 여파'탓 진단

▲ (사진=뉴시스)

[뉴스포스트=김진성 기자] 정부가 수출에서 반등이 일어날 것으로 기대했던 7월의 수출량이 오히려 두자릿수 감소폭을 보이면서 급락했다. 문제는 앞으로도 당분간 수출에 대한 반등요소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정부측은 이번 수출량 감소가 조업일수 감소와 선박 인도 물량 감소 등 일시적인 요인이라고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듯한 분위기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신흥국 경기침체가 지속되고 브렉시트 여파 등으로 수출 회복을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보고 있다.

정부가 주장하고 있는 조업일수 감소의 경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일 줄고, 같은 기간 선박 인도물량도 34억6000만 달러에서 19억9000만 달러로 줄었다.

6월까지 회복세를 보였던 유가도 하락세로 돌아섰다. 두바이 기준, 6월 평균 46.3달러를 기록했던 유가는 지난달 42.5달러로 떨어졌다.

자동차 업계 파업에 따른 생산 차질과 석유화학 정기보수 규모가 커진 것도 수출 감소 폭이 늘어난 데 영향을 미쳤다고 정부 측은 설명했다.

정부는 이같은 요인으로 인해 수출 감소폭이 확대됐지만 수출 회복 기반은 유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조업일수·선박 수출 등 일시적 요인을 제거한 하루 평균 수출 감소율은 올해 중 최소치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수출 물량도 감소율이 6월(-2.9%)에 비해 -1.6%로 줄었다.

문제는 수출 회복 기반이 하반기에도 지속될 수 있느냐는 점이다. 정부가 하반기 수출 회복의 관건으로 꼽았던 유가는 40달러까지 주저앉았다.

브렉시트로 인한 수요 위축과 높아지는 국내 사드 배치에 따른 중국과의 무역 마찰도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백다미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브렉시트에 따른 불확실성 증가와 국내 사드 배치로 인한 중국과의 무역 마찰이 수출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했다.

미국을 중심으로 높아져가는 통상 압력도 수출 회복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 미국 민주당은 새로운 정강정책을 통해 이미 체결된 무역협정들에 대해 재검토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공화당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도 한·미 FTA에 대해 "일자리를 죽인다"며 재협상을 시사했다.

한편, 산업통상자원부는 1일 지난달 수출이 작년보다 10.2% 감소한 410억 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두 자릿수 수출 감소폭을 기록한 것은 4월(-11.1%)이후 석 달 만이다.

품목별로 보면, 컴퓨터가 2010년 1월 이후 가장 높은 증가율(39.1%)을 보였다.

7월 말 윈도우10 무료 업그레이드 기한만료를 앞두고 컴퓨터 부품 교체 수요 증가, 하드디스크의 SSD 전환 가속화에 따른 영향이다.

평판DP·석유제품·일반기계 등은 감소세가 줄어들었다.

선박·자동차·석유화학·철강은 수출 감소폭이 확대됐다. 선박 수출은 일부 선박의 공정지연 등에 따른 인도시기가 늦춰지면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2.5% 줄었다.

자동차는 신흥국 수요부진과 파업에 따른 생산차질로 인해 14.6%의 감소폭을 보였다.

수입은 333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0% 줄었다. 무역수지는 78억 달러를 기록하며 54개월 연속 흑자를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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