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의 보루? 전방위 사퇴압박에도 버티는 진짜 이유

▲ (사진=뉴시스)

[뉴스포스트=설석용 기자] 우병우 청와대 정무수석 논란에 대한 정치권 안팎의 반발이 점차 거세지고 있다. 홍만표·진경준으로 시작돼 우병우·이석수까지 거대한 연결고리가 끊이지 않는 의혹을 낳고 있다.

정치권의 반발과 민심의 비판이 거세지면 자진사퇴하던 기존 모습과는 달리 우 수석은 굳건히 민정수석 자리를 지키고 있다. 검찰과 경찰 등 사정기관을 통제하는 청와대 민정수석은 대통령의 절대적 인심을 받는 자리다. 우 수석의 영향력을 가늠할 수 있는 대목이다. 국민적인 퇴임압박 속에도 청와대의 철벽보호 속 미륵불처럼 제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우병우 수석 사태는 헌정 사상 초유의 일로 회자되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이같은 사태를 놓고 박근혜 정권 집권 말기로 향하고 있는 가운데 사정기관을 담당하던 우 수석이 교체되면 조기 레임덕에 대한 우려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한다. 현 정부 각종 민감한 의혹과 사건들을 사실상 총 지휘해온 우 수석에 대한 경질은 정권의 안위를 근본적으로 흔들 것이란 의식이 팽배한 이유다. 청와대가 우병 카드를 쉽게 버리지 못하는 않는 근본적인 이유다.

검찰은 특별수사팀을 꾸려 우 수석과 이석수 특별감찰관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이 특별감찰관은 우 수석 논란을 잠재우기 위한 방어막이라는 일각의 분석과 함께 도마 위에 올랐다. 우병우 사태로 국민적 피로감은 갈수록 높아지고, 현 정권 핵심인물이자 그것도 민정수석으로서 의혹이 일파만파 확산된 마당에 스스로의 거취 표명이 필요한 때라는 것이 중론이다. 정치권 최대 쟁점으로 떠오른 '우병우 사태'에 대한 결말, 정부의 결심이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전방위 사퇴압박 버티는 遇 진짜 속내
靑 호위무사 우병우 철벽보호 민심이반
朴정권 우병우 안위와 정권존망 동일화


◆ 정치권 최대 쟁점 우병우 사태, 그는 누구?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에 대한 논란이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정부와 국회의 미묘한 줄다리기가 시작된 모습이다. 넥슨이 우 수석 처가의 부동산을 20억원대의 손해를 보면서 매입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시작된 의혹은 아들의 병역 비리 등으로까지 점차 늘어났지만 우 수석은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굳건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에 대해 우 수석이 청와대 내 막강한 권력을 가지고 있는 것이라는 분석이 등장하고 있다. 또 박근혜정부의 중요한 약점을 알고 있는 인물일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그렇다면 우 수석은 어떤 인물인지, 또 청와대 민정수석은 어떤 일을 하는지에 대한 궁금증에 주목된다.

먼저 우 수석은 서울대 법대 84학번으로 1987년 만 20세의 나이로 제29회 사법시험에 최연소로 합격한 수재다. 우 수석은 2009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중앙수사1과장으로 노무현 전 대통령의 박연차 게이트 수사를 맡았다. 당시 노 전 대통령을 직접 대면 취조하며 독종 검사로 불리기도 했다. 이후 대검찰청 범죄정보기획관, 수사기획관 등 검찰 요직을 거치는 등 특수부 계통에서 근무해 검찰조직의 핵심 인물이다.

2014년 5월 우 수석은 박근혜정부의 부름을 받고 민정수석실 비서관으로 청와대에 입성한다. 2015년 1월 인사개편에 따라 민정수석실 수석비서관으로 승진해 사정기관의 통제를 시작했다. 8개월 만에 승진한 우 수석은 또 '정윤회 사건'을 깔끔하게 처리하면서 리틀 김기춘이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는 후문이다. 청와대 내 권력이 막강해져 정부 견제가 가능해졌다는 일각의 관측도 등장하고 있다.

한편, 청와대 민정수석은 대표적으로 대통령의 절대적 신임을 받는 자리로 검찰, 경찰 등을 사실상 통제하고 지휘할 수 있는 자리로 잘 알려졌다. 이에 따라 대통령의 호위무사라는 평가도 받고 있다. 대표적으로는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를 떠올릴 수 있다. 그는 노무현정부의 민정수석에서 비서실장까지 지내며 노 전 대통령을 최근거리에서 보좌했던 인물이다. 우 수석에 대한 박근혜 대통령의 신임이 남다르다는 걸 가늠해볼 수 있는 대목이다.

우 수석에 대한 의혹이 정치권 안팎으로 확대되고 있음에도 경질되거나 자진사퇴할 기미는 전혀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최대 쟁점으로 떠올라 여야의 대치 국면이 날카롭게 진행되고 있지만 정부의 입장 역시 변하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막강한 권력을 자랑하는 우 수석이 민정수석에서 내려오면 사정기관에 대한 통제력을 잃어 정부 레임덕이 가시화될 거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반면 악화되고 있는 민심에 따라 우 수석을 경질해야 하지만 정부는 자진사퇴를 기대하고 있다는 일각의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 야권 우 사퇴 강력 촉구, 비박계 이정현 겨냥

정치권에서는 우 수석의 사퇴 문제에 대해 각을 세우며 대립하고 있다. 야당의 반발은 날로 거세지고 있고, 새누리당 내부에서도 우 수석의 사퇴로 가닥을 잡은 듯한 모습이 나오고 있다.

정부와 친박계에서는 정확한 입장표명을 피한 채 비박계에서는 점차 우 수석 사퇴에 대한 목소리를 키우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친박계와 비박계의 은근한 신경전이 다시 벌어지고 있다.

또 침묵을 지키고 있는 이정현 신임 대표를 향한 당내 비판이 일고 있어 또 한 차례 기 싸움이 예고된다.

비박계 주호영 의원은 24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증진연석회의에서 "이기고도 지는 싸움이 있고 지고도 이기는 싸움이 있다. 이 문제를 극복하지 못하면 우리 당은 살아남지 못한다. 당 지도부는 민심을 생각하고 입장을 정리하고 있는지 걱정이 많이 앞선다"고 밝혔다.

또 나경원 의원은 "제가 지난주 용기 있고 정의로운 대표가 돼 달라고 말했는데...(중략) 때로는 질서 있게 움직여야 되지만 좀 더 당이 국민 목소리를 담아내는 과정에서 다양한 목소리를 표출했으면 하는 생각"이라고 지적했다.

김성태 의원은 25일 TBS라디오 '열린아침 김만흠입니다'에 나와 '우병우 사태'에 대해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는 이 대표를 정조준해 "말씀하시기 좋아하는 분이 언제까지 침묵하지 않아도 될 일을 침묵으로 일관할거냐"며 비판했다.

김 의원은 "이 대표는 본인이 지금 하고 있는 처신이 과연 민심을 가감 없이 대통령에게 전달하고 있는 집권당의 대표인지, 일손을 잠깐 내려놓고서라도 되새겨봐야 한다"며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과 (이석수) 특별감찰관 문제를 빨리 수습하는 게 올바른 길인지 판단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김 의원은 "누구보다도 박근혜 대통령을 잘 아는 당 대표로서 지금 이 시점에 자기가 할 처신이 무엇인지 판단하고, 그걸 실행하는 게 이 대표를 선택한 당심이라는 것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를 겨냥한 비박계 의원들의 반발이 커지고 있어 취임 보름 만에 리더십이 휘청거리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이 대표는 박 대통령의 절대적 신임을 받고 있지만 일각에서 '비서 리더십'이라며 호불호가 극명히 갈린 평가를 받기도 한다.

이번 우 수석 사태가 확대될수록 이 대표의 발언에 관심이 주목될 전망이다. 이 대표는 취임 이후 첫 시험대에 올라와있는 상태다.

▲ (사진=뉴시스)

이석수 우 수석 논란 막을 靑 방패용?
與 우병우 문제 친박vs비박 첨예대립
朴정권 레임덕 신호탄 될라 초 긴장감


◆ 이석수 특별감찰관 몰아가기, 우병우 방어막?

우 수석 사태가 정치권을 휩쓸고 있는 가운데 이석수 특별감찰관이 등장해 또 다른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이 특별감찰관은 한 언론사 기자에게 감찰 내용을 유출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우 수석으로 향하던 주목이 이 특별감찰관으로 향하자 이 특별감찰관은 의혹만 가지고 사퇴하는 건 정부 방침이 아니라며 자진사퇴를 거부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이 특별감찰관의 의혹이 등장한 데 대해 우 수석에 대한 방어막이라는 일각의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에 검찰은 우병우·이석수 특별수사팀(팀장 윤갑근 대구고검장)이 팀을 꾸린 이튿날인 25일 고발인 조사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수사에 돌입했다.

특별수사팀은 윤 특별수사팀장은 김석우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장(44· 27기)을 중심으로 중앙지검 특수2부와 특수3부, 조사부 검사, 지방검찰청 파견 검사 등 검사 8명과 수사관 등 30명 안팎으로 팀을 꾸렸다. 이들은 부부장 2명으로 팀을 나눠 수사할 방침이다.

우 수석은 아들의 이른바 '꽃보직 전출' 논란에 직권남용 혐의, 우 수석과 아내, 자녀가 지분을 100% 소유한 ㈜정강 관련 의혹에 횡령 혐의가 있다. 넥슨의 우 수석 처가의 부동산 매입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이 특별감찰관은 지난 18일 검찰 내용을 유출해 특별감찰관법을 위반했다며 시민단체의 고발을 당해 수사 대상에 올랐다.

특별감찰관은 대통령의 친인척 및 측근들의 권력형 비리를 척결하기 위한 목적으로 박 대통령이 처음 도입한 직무이다. 직무상 독립성이 보장되고 상시적인 감찰기능을 갖도록 함으로써 공직사회의 청렴성을 확보한다는 취지다.

현행 특별감찰관법은 특별감찰관으로 하여금 감찰 개시, 감찰 착수·종료 사실, 감찰 내용을 공표하거나 누설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이 특별감찰관이 감찰 내용을 유출한 사실이 드러나게 되면 누설 행위에 해당된다. 이 특별감찰관을 경질할 명분이 충분해지는 셈이다.

윤 특별수사팀장은 24일 "수사 진행상황이 외부에 보고돼서 수사 방해를 받는 것을 원하는 수사팀은 하나도 없을 것"이라면서 "수사에 지장이 안 되도록 모든 프로세스를 관리해야 한다는 것은 기본원칙이고, 지시가 없이도 그렇게 정해서 가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총장에게 보고할 필요가 없는) 특별검사도 아니고 결과만 검찰총장에게 보고하는 특임검사보다 더 보고를 해야 하는 특별수사팀"이라면서 "어떤 범위 내에서 보고하면서 수사할지를 강구해나가겠다는 것"이라고 부연 설명했다.

청와대에 수사 내용을 보고하는 것을 최소화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김수남 검찰총장에게 보고해 결국 청와대로 흘러가는 건 막을 수 없지만 최대한 보완을 철저히 유지하겠다는 설명이다.

이들의 수사가 시작됐지만 우병우·이석수 이 둘의 관계가 석연치 않다는 일각의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정부가 우 수석에 대한 강한 방어막을 행사하고 있는 상황에서 검찰 수사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 朴정부, 우병우 끌어안기 언제까지 이어질까

정치권 일부에서는 이번 소폭개각 당시 우 수석의 경질을 예견하기도 했다. 그러나 우 수석은 전혀 흔들림이 없었다. 이에 따라 이번 국정감사가 9월 26일로 결정돼 전후에 개각이 더 이뤄질 때를 시기로 보는 의견도 등장하고 있다.

그러나 국감 직전에는 통상적으로 개각을 해오지 않았다는 게 정부 관계자의 설명이다. 국감을 앞두고 장·차관급을 교체하면 제대로 된 업무파악과 감사를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개각 시기와 상관없이 경질이 이뤄지는 건 정부의 의지가 될 것이다. 청문회에서 음주운전 의혹이 불거져 논란이 됐지만 이철성 신임 경찰청장은 24일 취임식을 마쳤다.

또 이번 개각에서 가장 주목받은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의 경우 여성가족부 장관, 청와대 정무수석 등을 거쳐 이번 정부에서만 3번째 요직을 차지했다. 4·13 총선에서 당내 경선에서 탈락했지만 정부 인사로 청와대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이는 박 대통령의 집권 말기로 향할수록 친정부 인사들을 영입하면서 레임덕을 방지하고 정권재창출에 대한 준비 절차라는 분석이다.

우 수석 역시 정부 레임덕을 막아줄 수 있는 영향력있는 인물 중 하나다. 정부가 약점이 잡혀있다면 역시나 경질은 자충수가 될 우려가 있다는 해석이다.

그러나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민심의 추이도 살펴야 한다는 지적은 피할 수가 없다. 대선을 앞둔 정부는 눈치를 봐야 할 곳이 한두 군데가 아니다. 우 수석 사태에 대한 정부의 최종 결정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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