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내년 대선 앞두고 손학규 잡기 총력

▲ (사진=뉴시스)

[뉴스포스트=이완재 기자] 내년 2017년 대선을 앞둔 정치권에 큰 이슈중 하나는 손학규 전 고문의 정계복귀 문제다. 잠정 대권 유력주자로도 거론되는 손학규 전 민주당 상임고문의 칩거정치가 곧 현실화 것으로 점쳐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의 최측근 중 한 명인 정장선 더불어민주당 총무분부장은 손 전 고문이 추석을 전후로 현실정치에 복귀할 것이라고 구체적인 복귀 시기를 언급하기도 했다.

손 전 고문의 현실정치 복귀가 가시화되고 있는 가운데 그가 최종 복귀 무대로 더민주와 국민의당 어느 쪽을 선택할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경우에 따라서는 이 당도, 저 당도 아닌 제3지대 독자세력화도 염두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져 야권의 정치셈법은 복잡한 양상이다. 현재 손 전고문의 공식 소속은 더불어민주당 당원이다. 문제는 최근 국민의당이 안철수 전 대표, 박지원 비상대책위 대표 등 지도부가 전사적으로 나서며 영입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는 점이다.

상대적으로 더민주 입장에서는 느긋(?)한 입장이어서 손 전 고문의 심적행보가 어디로 쏠릴지도 관심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손 전 고문이 자신이 직접 평소 주창해온 ‘저녁이 있는 삶’을 실현하기위해 대권 도전을 선언은 기정사실이라는 점이다. 그 대선 도전 선언을 어디서 하느냐에 따라 야권 대선지형도에 적지않은 영향력을 끼칠 것 또한 명확한 사실이다. 가까이는 자신의 정치적 운명, 또한 대권후보인 문재인, 안철수, 박원순 후보등에 명암을 결정지을 키를 쥐고 있다는 점에서 손학규의 정치적 중량감은 결코 가볍지 않다.


손의 거취에 ‘문재인.안철수.박원순’ 흔들
孫 칩거정치 끝 ‘저녁이 있는 삶’ 만든다
복귀 무대 국민의당? 더민주? 제3지대?


'도로친문당' 우려 속 손학규 탈당 가능성 제기

손학규 전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의 정계 복귀와 국민의당 입당 가능성을 놓고 더민주가 뒤숭숭한 분위기다. 손 전 고문을 붙잡을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과 동시에 손 전 고문의 영향력이 미미할 것이라는 분석이 교차하고 있기 때문이다.

손 전 고문을 향한 국민의당의 '러브콜'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더민주 차기 지도부는 '친문(親文)' 일색으로 구성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당 안팎에서 '도로친문당'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자칫 손 전 고문이 오는 27일 예정된 전당대회 이후 탈당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는 지난 21일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박형규 목사 빈소에서 손 전 고문을 만나 "언제 한번 편한 시간이 있으면 저녁이 있는 삶과 격차 해소 문제에 대해 깊은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고 제안했다. 손 전 고문은 이에 "언제 한번 좋은 자리를 갖고 얘기를 나누자"고 화답했다.

심지어 김영환 사무총장은 이 자리에서 "산에서 내려오시면 저희가 집을 잘 지어놨으니 편히 쉬시고 좀 들러 달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손 전 고문의 이같은 태도는 최근 문재인 전 더민주 대표와 만났을 때와 비교했을 때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라는 점에서 정치권의 여러 해석을 낳았다. 문 전 대표는 지난 6일 손 전 고문과 조우한 자리에서 "빨리 돌아와 힘을 달라"고 말했지만, 별다른 답을 듣지 못했다. 친노·친문계의 도움 요청을 뿌리친 것으로도 여겨질 수 있다.

실제 손 전 고문이 더민주를 박차고 나갈 경우 파급되는 영향력은 적지 않다. 가뜩이나 친노·친문 일색인 당에서 손 전 고문마저 탈당할 경우 '도로친노당'으로 회귀하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일각에서는 국민의당이 손 전 고문을 영입할 경우 정계개편 '핵'으로 급부상해 야권의 주도권을 빼앗길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더민주 핵심 관계자는 "손 전 고문의 '새판짜기'가 더민주가 아닌 제3지대나 국민의당에서 이뤄진다면 대선에서 중도층을 모두 흡수할 수 있다. 실제 그런 시도를 하시겠다는 거 아니냐"며 "우리 당의 스펙트럼이 다양화 되지 못하는 그 자체만으로도 좋은 현상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 13일 김종인 더민주 비상대책위 대표가 서울 모처에서 손 전 고문과 극비리에 회동한 것으로 알려져 이목을 끌고 있다. 김 대표가 퇴임 이후에는 개헌과 정계개편과 관련한 활동에 심혈을 기울일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날 만남 또한 해당 논의의 연장선상으로 해석됐기 때문이다.

한편으로는 손 전 고문의 탈당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지적과 함께 탈당하더라도 정치권에 별다른 영향을 끼치지 못하리라는 분석도 있기는 하다. 손 전 고문이 국민의당에 합류할 경우 과거 한나라당 탈당 이력이 다시 거론되면서 '철새 정치인'이란 비판이 불가피하다는 근거에서다.

또다른 더민주 관계자는 "손 전 고문이 이번에 또 탈당하면 사실상 정치인생이 끝날 수 있다"며 "국민의당으로 간 과거의 대권주자들이 지금 어떤 모습인지 한 번 보라. 그런 사실만 봐도 손 전 고문의 탈당은 거의 불가능 아니겠느냐"고 전망했다.


손학규의 선택은…과연 국민의당 입당할까

이런가운데 안철수 국민의당 전 상임공동대표가 직접 나서서 손학규 전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의 입당을 사실상 권유한 가운데 손 전 고문의 결정에 정치권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안 전 대표는 지난 21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내 고 박형규 목사 빈소를 찾아 손 전 고문과 면담을 갖고 "예전에 (손 전 고문이) 했던 말대로 '저녁이 있는 삶'이 요즘은 정말로 필요한 때"라며 "언제 한번 편한 시간이 있으면 저녁이 있는 삶과 격차해소 문제에 대해 깊은 말씀을 나누고 싶다"고 말했다.

안 전 대표가 손학규캠프의 2012년 민주통합당 대선후보경선 당시 선거운동 구호이자 손 전 고문의 정치철학을 담고 있는 표어 '저녁이 있는 삶'을 거론한 것은 손 전 고문 영입의사를 우회적으로 밝힌 것으로 풀이됐다.

안 전 대표가 이처럼 적극적으로 나오자 손 전 고문도 안 전 대표의 손을 두드리며 "나라가 총체적 위기인데 거기다가 남북관계도 완전히 절벽에 놓여있고 해서 우리나라가 자칫 수렁에 빠지지 않을까 이런 고민을 하고 있다. 언제 한번 좋은 자리를 갖고 얘기를 나누자"고 화답했다.

국민의당 지도부도 손 전 고문 영입 제안 강도를 한층 높였다.

김영환 사무총장은 같은날 기자간담회에서 "김종인 더민주 대표나 손학규 전 고문이 판을 새로 짠다는 말을 하고 있는데 국민은 이미 판을 새로 짰다고 생각한다"며 "국민은 새 판을 짜야 한다 해서 제3당 선거혁명을 했고 중도개혁 제3정당을 세웠다. 여기에 무슨 또 새판을 짜는 일이 필요하겠나"라고 반문했다.

김 총장은 이어 "국민의당에서 (이들이) 힘을 모으면 된다고 생각한다"며 "친박·친노가 아닌 중도세력을 국민의당에 집결하면 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여기에는 손 전 고문이 언급한 정치권 새판짜기를 국민의당에서 실행에 옮겨달라는 당부가 들어있다.

이처럼 국민의당이 손 전 고문에게 한층 더 적극적으로 입당을 권유하고 있지만 손 전 고문이 마음을 열지는 미지수다. 손 전 고문이 현재 당적을 두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에서 탈당해 국민의당에 합류할 경우 과거 한나라당 탈당 이력이 거론되면서 '철새 정치인'이란 비판이 제기될 수 있다.

국민의당 입당 후 당내 입지가 불투명하다는 점 역시 손 전 고문으로 하여금 입당을 주저하게 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당 안에서 안 전 대표의 영향력이 압도적인 상황인만큼 설령 손 전 고문이 입당하더라도 내년 대선후보 경선 과정에서 들러리 역할에 그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은 손 전 고문이 입당할 경우 위원장직을 내놓고 경선규칙 결정권까지 내주겠다고 전향적인 제안을 한 상황이지만 손 전 고문으로선 고심을 할 수밖에 없는 여건이다. 이 때문에 정치권에선 국민의당을 포함한 큰 틀의 정계개편이 일어나거나 민심의 근본적인 변화가 일어나지 않는 한 손 전 고문이 국민의당 입당을 결심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 (사진=뉴시스)

 

측근 정장선 “추석 전후 복귀할 것” 전망
손학규 거취에 국민의당.더민주 희비교차


박지원 "손학규, 野→野 이동은 찬사의 대상"


박지원 국민의당 비대위원장은 26일 손학규 전 상임고문을 향해 "여당에서 야당으로, 야당에서 야당으로 가는 건 비난의 대상이 아니라 찬사의 대상"이라고 또다시 러브콜을 보냈다.

박 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직후 기자들과 만나 '손 전 고문이 더불어민주당 당적을 갖고 있어 다시 탈당해 국민의당에 올 수 있느냐는 회의론이 있다'는 지적에 "야당을 하다 여당으로 가면 비난의 대상이 되지만…"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오는 27일로 예정된 손 전 고문과의 회동에 관해 "손 전 고문이 많은 생각을 하실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는 다만 안철수 전 상임공동대표가 손 전 고문을 함께 만나느냐는 질문에는 "두 분이 만날지는 몰라도 세 사람이 함께 만나는 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한편 이날 박 위원장이 기자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도중 손 전 고문이 박 위원장에게 전화를 걸어 둘 사이에 짧은 통화가 이뤄지기도 했다.


김영환 "손학규, 제3지대서 힘 키워 때 되면 합치자"

김영환 국민의당 사무총장은 23일 손학규 전 상임고문을 향해 "서로 힘을 키워 일정한 시기에 합치는 것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김 총장은 이날 YTN라디오 '신율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 "손 전 고문과 국민의당은 이념적·정치적 공감대가 있다고 본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손 전 고문은 정계복귀가 임박해 있다"며 "일단 하산하면 제3지대에 머물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특히 "지금 당장 국민의당에 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며 그간 꾸준히 보냈던 손 전 고문에 대한 러브콜에 완급을 뒀다.

김 총장은 이어 "더불어민주당에 가서는 희망이 없다는 것을 (손 전 고문이) 잘 알고 있기에 실질적으로 제3지대에 있게 되는…(것으로 본다), 그래서 서로 힘을 키우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아울러 "노선 중심, 이념 중심으로 우리가 표방하는 중도 개혁세력이 진정하게 합치는 그런 통합을 해야 한다"며 손 전 고문이 국민의당과 노선·이념 측면에서 함께할 수 있다고 거듭 주장했다.
그는 "중도세력을 통합해야 국민을 통합할 수 있고 개혁을 이뤄나갈 수 있다"며 "패권·계파정치와 분열의 리더십을 반대한다는 면에서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손 전 고문과 안철수 전 상임공동대표, 국민의당은 같은 입장을 견지한다"고 역설했다.

한편 그는 더민주에서 제기하는 야권통합 및 후보단일화 필요성에 대해 "3자필패론이 지난 총선을 통해 무너졌다"며 "국민들은 그런 논리에 식상해 있다"고 반박했다.

김 총장은 더민주 당권주자들이 당선공약으로 야권통합을 내세우는 데 대해서도 "참 지루한 논쟁"이라며 "오래된 레코드의 흘러간 노래"라고 비꼬았다.

그는 "야권통합이라는 단선적이고 오래된 경로에 의존해선 통합하고도 승리하지 못하는 결과를 빚게 될 것"이라고 더민주와의 야권통합·후보단일화 가능성을 일축했다.


측근 정장선 전 의원 “孫 추석 전후 재개” 예고

한편 손 전 고문 측근인 정장선 더불어민주당 총무본부장은 25일 손학규 전 상임고문의 정계복귀와 관련, "손 고문도 추석 전후로 해서 정치 재개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손 전 고문과 가까운 정 본부장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퇴임 기자간담회에서 "앞으로 정치가 변화가 있지 않겠나"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전당대회 이후 모습을 우려하는 게 사실이다. 내년 대선에서 후보가 너무 조기에 확정되는 게 아니냐"라며 "당이 어떤 균형적 측면에서 한쪽으로 너무 일방적으로 치우치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고 지적했다.

정 본부장은 함께 퇴임하는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와 관련해선 "김 대표를 '차르' '독재자'라고 하던데 본인이 확신을 가진 경우가 많고 정치하는 사람이 많이 배워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정치가 요즘 가벼워지고 있다. SNS를 통해서 몇사람의 의견이 유포되고 쉽게 바꾸고 하는데 무거운 정치가 있어야 한다"며 "충분히 사전 준비와 검토가 되고 결정되면 밀고 나가는 무거운 정치가 있어야 한다. 후배들이 배워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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