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반출 연기 결정, 정치권 쟁점으로 번져

 

▲ (사진=뉴시스)

[뉴스포스트=김진성 기자] 올해 11월로 결정시기가 연기된 구글 공간정보 반출 건이 다음달 열리는 국정감사에서 ‘뜨거운 감자’로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측량성과 국외반출협의체는 지난 24일 구글이 신청한 공간정보 반출 승인 여부 결정을 돌연 60일 연기해 그 배경을 두고 정치권으로까지 논란이 번진 상태다.

29일 정보통신업계와 정치권에 따르면 구글의 공간정보 반출 시도에 대한 정치적 논의가 점점 거세지고 있다. 구글의 공간정보 반출 허용 여부에 대한 키워드가 '국방·안보' '한미 통상' '산업 생태계 영향' 등 정치적으로 민감한 현안과 얽혔기 때문이다.

산업통상자원부와 외교부는 통상마찰을 우려하는 반면 국가정보원과 국방부는 안보 문제를 강조하며 불허 쪽에 무게를 실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부처별 입장과 이해관계를 묻는 국감 질문이 집중될 전망이다.

특히 구글지도 반출에 대해서는 야당은 물론 여당에서도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는 최근 당 공개회의에서 "지도는 산업사회의 원유처럼 제4차 산업혁명에서 굉장히 중요한 국가 자산"이라며 "우리나라에 서버를 두지도 않고 세금 한 푼 안 내는 외국기업을 위해 우리의 중요한 지도를 공개하는 것은 옳지 않다. 정부의 구글 공간정보 반출 여부 검토는 취소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같은 당 신용현 의원은 "심사 연장은 정부가 특정 해외기업의 눈치만 보며 국가 안보와 정보주권, 더 나아가 국가의 미래를 너무나도 가볍게 여긴 것"이라며 "중국과 통상마찰 우려도 무시한 채 안보를 강조하며 사드배치를 강행했던 정부가 왜 유독 구글에게만 이중적 태도를 보이는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 변재일 정책위의장도 최근 당 정책조정회의를 통해 "구글이 2007년 지도 데이터(공간정보) 반출을 처음 요청해 왔을 때 정부는 국가 안보를 이유로 단호히 거부했다. 남북관계가 2007년보다 더 악화된 상황에서 결정을 왜 지연시키는지 납득할 수 없다"며 "정부 행태를 보면 공간정보를 구글에 넘겨주려는 묘책을 찾기 위해 시간을 벌고 있는 것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고 지적했다.

국회 입법조사처도 지난 27일 펴낸 보고서에서 "공간정보 국외 반출 결정에 있어서는 국내 ICT 생태계 발전과 국내 사업자들의 경쟁력 확보방안 등에 대한 신중한 검토가 수반돼야 할 것"이라며 "국내 ICT 관련 규제를 무조건 후진적으로 판단하는 태도는 지양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정부가 자국의 안보와 산업을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반대론에 힘을 보태는 모양새다.

여당 일각에서도 구글에 대한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새누리당 배덕광 의원은 구글 등 한국에 법인을 두지 않는 글로벌 기업의 국내 소득에 대해서도 세금을 부과하자는 내용의 법인세법·소득세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하기도 했다.

한편 국정감사에서 구글이 논란이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4년 국정감사에서도 구글의 이용자 개인정보 보호책과 세금 관련 논의가 있었으나 해결된 사항은 전혀 없었다.

2010년 국정감사에도 구글은 논란의 대상이었다. 당시 구글은 거리정보 서비스 '스트리트뷰' 이용자 개인정보를 무단 수집해 국내 이용자 수십만명이 피해를 입었던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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