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인권 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대표

[뉴스포스트 전문가칼럼=이인권 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대표] 2016 과천누리馬축제가 오는 22일부터 25일까지 과천시 청사 마당과 시민회관 잔디마당 등지에서‘비상’이라는 테마로 열린다. 특히 이번 축제는 과천시 승격 30주년을 맞이하여 그 의미를 더하고 있다. 작년부터 축제의 소재를 과천의 상징 동물인‘말’로 하여 첫 해를 시민참여형 축제로 정착시킨 후 열리는 두 번째라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그동안 20년 가까이 거리예술축제 형식으로 개최돼 오던 것을 과감하게 관광축제형으로 전환하면서 지역사회의 우려와 관심을 동시에 불러일으켰지만 작년에 안정적으로 출발하여 좋은 평가를 받았다. 축제의 방향을 혁신적으로 전환한 데 따른 사전 충분한 컨센서스를 도출하는 데 다소 미흡했던 점도 엿보인다. 하지만 미래 지역의 산업적 부가가치를 염두에 둔 전략적 축제라는 비전 설정에 방점을 둔 것은 바람직해 보인다.

사실 무주반딧불축제, 예천곤충축제, 함평나비축제와 같이 작은 절지동물을 지역 생태 환경과 결합시켜 축제콘텐츠로 만드는 것은 상대적으로 탄력성이 크다고 할 수 있다. 곤충은 현존하는 동물계의 75%를 차지하고 있으며 동물 중에서는 80만종이 넘을 정도로 제일 많은 개체수와 종수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몸집이 큰 동물인 말을 테마로 축제를 기획한다는 것은 상당한 창의력을 필요로 하는 새로운 도전이라고 할 수 있다. 원숭이, 돌고래와 함께 높은 수준의 지능을 자랑하는 말과 관련된 콘텐츠를 개발하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그렇지만 여러 종류의 동물 중에서 말은 유독 인간과는 가장 친연성이 크다. 옛날에는 농경용에서부터 교통수단으로 사용되었으나 과학문명이 발달한 이후로는 승마나 경마 등 오락용으로 사용되고 있다. 그런 만큼 인간에게 가장 친근한 말을 소재로 축제를 착안한 것은 충분히 의미가 있다.

또 말은 고대로부터 부여 금와왕 탄생 설화나 고구려의 개국신화와 같은 스토리를 갖고 있다. 그런 점에서 과천누리馬축제도 현대판 말의 또 다른 스토리텔링의 소재로 발전시켜 나갈 수도 있다. 미국, 스페인, 포르투갈, 일본 등 말을 애완동물처럼 여기는 외국에서는 말을 소재로 한 축제가 다수 열리고 있기도 하다.

이번 축제에서는 말을 주제로 한 홀로그램 미디어 퍼포먼스부터 목각인형 거리극, 한국마사회와 공동 제작한 마상 쇼, 말이 등장하는 아트 서커스, 나눔 예술놀이터 등 각종 볼거리와 참여마당 등 총 70개 프로그램이 준비됐다고 한다.

청사 마당에서 열리는 개막공연인 '비상'은 70분에 걸쳐 넌버벌 퍼포먼스와 예술 불꽃공연, 시민 합창 등 다양한 형식으로 민족 고유의 춤사위와 태권도, 선무도 등 고유 무술을 선보인다.

또 축제가 열리는 나흘 동안 마리랑 공연장에서는 8마리의 말과 함께 활쏘기와 검술, 아크로바틱, 말 위에서의 저글링, 점프 등 다양한 묘기를 선보이는 '홀스(horse) 아트 서커스'를 볼 수 있다.

특히 올해 처음으로 선보이는 홀로그램 아트텍 퍼포먼스가 관심을 끈다. 공연 '에픽 - 동사힐의 영웅'을 청사 마당에서 대형 스크린을 통해 관람할 수 있다. 동사힐은 과천의 옛 지명이다. 여기에 과천 놀이터공연장에서는 남태령 고개의 전설을 소재로 한 미디어아트 그림자 놀이극 '내 친구는 검은 말' 공연, 누리마공연장에서는 매지컬 '영웅 레클리스 2.0'이 올려진다.

2016 과천누리馬축제는 마지막 날 나무꾼놀이와 무동답교놀이와 시민과 전문공연단 등 1천 500여 명이 참가하는 플래시몹 퍼레이드가 예술 불꽃 화랑의 화려한 불꽃공연과 함께 축제의 대미를 장식한다. 한 마디로, 이번 축제는 기술적으로나 콘텐츠 면에서 한층 업그레이드된 공연 및 체험 행사들을 준비해 관람객들을 유혹하고 있다.

관광은‘볼 관(觀)’ 에 ‘빛 광(光)’으로 구성된 말이다. 여기서 ‘光’은 다른 지역의 문화를 일컫는다. 곧 다른 지역의 문화를 보고 배우며, 이를 자신들의 문화와 비교하는 학습 체험 과정이 관광인 것이다. 이러한 관광에는 다른 지역으로의 여행이 필수조건이다. 그런 만큼 관광축제는 많은 외지인들이 찾아오는 축제의 성격이 강하다.

그런 점에서 과천누리馬축제가 관광형 축제로 표방을 하고 있는 만큼 볼거리, 즐길거리, 먹을거리 콘텐츠를 다각화시켜 궁극에는 관광객을 많이 유치해야 한다. 그래야 여행, 숙박, 음식, 나아가 큰 틀의 환대산업(hospitality industry)도 발전하게 되어 있다.

과천누리馬축제가 이런 전략산업형 축제를 지향하고 있지만 그것이 결코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지역시민의 적극적 참여, 지방자치단체의 전폭적인 지원, 축제전문가의 창의력과 창발성이 삼위일체가 될 때 목표는 현실로 이루어질 수 있다. 세계적 명성의 관광형 축제들이 단 몇 년에 이루어진 것이 아닌 수십 년에 걸친 지속적인 노력의 결과였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무엇보다 지역사회의 공동체 정신이 중요하다.

<이인권 긍정가치연구소 대표 · success-ceo@daum.net〉


▷ 이 인 권 (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대표)
필자는 중앙일보, 국민일보, 문화일보 문화사업부장과 경기문화재단 수석전문위원과 문예진흥실장을 거쳐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대표를 역임(2003년~2015년)하였다. 또한 아시아문화예술진흥연맹 부회장,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 부회장, 국립중앙극장 운영심의위원, 전주세계소리축제 조직위원회 상임위원, 예원예술대학교 겸임교수로 있었다.
<아트센터의 예술경영 리더십> <예술의 공연 매니지먼트> <문화예술 리더를 꿈꿔라> <경쟁의 지혜> <영어로 만드는 메이저리그 인생> 등을 저술했다. 한국공연예술경영대상, 창조경영인대상을 수상했으며 칼럼니스트, 문화커뮤니케이터, 긍정성공학 전문가로도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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