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민주 정책통에게 듣다...“우리사회 앞으로는 평등사회로 가야”

▲ 더불어민주당 민병두 의원은 5일 국회 의원회관 537호(민병두 의원실)에서 뉴스포스트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사진=뉴스포스트)

‘우 수석 논란·사드배치’등 레임덕 징후 뚜렷
대권후보, 구체적 대안·프레임 제시해야 승산
서별관청문회, 산업은행 관리감독 부실 밝힐 것
“우리사회 4대 난제 해결위해 정치가 바뀌어야”
기자출신 黨 정책브레인·3선 중진 반열 올라


[인터뷰진행= 뉴스포스트 이완재. 설석용 기자] “어떻게 평등한 사회를 만들 것인가에 대한 진지한 성찰과 고민이 필요하다.” 더불어민주당 3선 중진인 민병두 의원이 바라는 대권주자와 정치인들이 풀어야 할 과제다. 그는 신임 지도부와 더불어 차기 대선 주자들은 공정한 기회를 보장하는 사회에 대한 깊은 고민을 해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했다. 우리나라 4대 난제인 저출산 고령화, 불평등, 청년실업, 분단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치가 먼저 바뀌어야 한다는 게 민 의원의 생각이다.

문화일보 기자 출신으로 17대 열린우리당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한 그는 19대 서울 동대문구 을에서 재선에 성공, 20대 국회서 3선에 오르며 중진급 반열에 올랐다. 최근까지 당의 싱크탱크인 민주정책연구원장을 역임하면서 더민주당의 전략통으로 통하고 있다. 민 의원은 정치를 시작한 이후 이례적으로 어느 계파에도 분류되지 않고 본인만의 모습을 보존해왔다. 그런 그를 주변에서는 중도를 지키며 주요 정치현안에서도 객관적인 시각을 유지하는 정치노선자라고 평가하고 있다.

특히, 민 의원은 국정감사 때마다 특유의 예리함으로 얼굴을 알리곤 했다. 오는 26일 시작되는 올 국감을 앞두고 민 의원의 활약이 벌써부터 기대된다. 지난 5일 <뉴스포스트>는 여의도 국회의사당 내 의원회관 537호(민병두 의원실)를 찾아 민 의원으로부터 최근의 정치현안과 그의 정치적 소견을 들어봤다. 다음은 그와 나눈 일문일답.


▲ 정치권이 최근 ‘우병우 수석논란·사드배치·장관임명강행’ 등 어느 때보다 정치적인 현안·쟁점으로 시끄럽다?

“우 수석이 사퇴하지 않고 저렇게 버티고 있는 모습이나, 장관들 임명을 강행한 건 정권 말기 레임덕 징조라고 볼 수 있다. 특히, 교육부 장관에 오를 사람은 논문 표절을 하면 안 되고, 법무부 장관에 임명될 사람은 위법행위를 하면 안 되는 게 당연하다. 역시 경찰청장 후보자가 신분을 위조했다는 자체가 자격 미달이다. 그럼에도 임명을 강행했다는 건 정부의 레임덕 방지차원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 8·27 전당대회를 통해 더민주당 신임대표로 추미애 대표가 선출됐다. 신임 지도부에 바라는 점?

“신임 지도부는 유능한 경제정당으로 거듭나도록 해 내년 대선에서 수권정당을 이뤄내야 한다. 특히, 공정한 기회와 평등한 삶을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정치권은 이를 위해 노력해야 하고 추미애 대표께서도 당을 잘 이끌어주시기를 바란다.”


▲ 추 대표의 선출로 친문세력이 당권을 장악했다는 분석과 함께 비문계열의 ‘문재인 대세론’에 대한 반기류 정서도 감지되고 있다. 김부겸 의원 등 유력 잠룡군들의 대권도전도 가시화되고 있다. 당 내 분위기는 어떤가?

“이들의 포지셔닝이 중요하다. 김부겸 의원과 안희정 지사가 중간(중도)쯤 자리했다면 이재명 성남시장 같은 경우가 왼쪽(진보)으로 많이 치우쳐 있다고 볼 수 있다. 문재인 전 대표의 경우는 이들의 중간쯤, 그리고 박원순 서울시장은 이재명 시장과 문 전 대표의 사이 정도에 위치했다고 생각된다. 그래서 문 전 대표는 조금 더 우측으로 외연을 넓힐 필요가 있겠고, 김 의원과 안 지사는 왼쪽으로 방향을 조금 더 설정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결국 이들의 방향성이다. 얼마만큼 이들이 제안하는 방향으로 지지층을 확보하느냐가 관건이다. 문 전 대표도 지지율이 잘 나온다고 방심할 것이 아니라 자신의 방향성을 확실히 제시해 지지율을 더 높여야 할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김 의원과 안 지사의 대권 출마는 긍정적이라고 생각한다. 어느 진영이 유리하다기 보다는 확실히 자신의 정책적 방향성을 제시하는 후보가 승산 있을 거라 생각한다. 예를 들어 대선 후보들은 최저임금 1만원을 주장만 하지 말고 어떤 방식으로 시행해야 가능한지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미국 대선 경선 후보 버니 샌더스처럼 아주 구체적인 프레임을 제시하는 것이 필요하다.”


▲ 손학규 전 고문의 현실정치복귀가 현실화되면서 더민주냐 국민의당이냐, 아니면 제3지대 독자세력화냐 말들이 많다. 민 의원 개인적으로는 어떤 시나리오가 가장 완벽하다고 보는가?

“자리를 옮긴다고 해서 유리해질 거 같으면 누구라도 그렇게 할 것이다. 손 전 고문도 자신의 정책적 방향성을 정확히 제시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거기서 국민적 지지를 이끌어내야 한다. 국민의당에서 (손 전 고문의 입당을 위해) 조금 더 애쓰는 것처럼 보이지만 아직은 아무것도 알 수가 없다.”


▲ 야권 내 대권 주자가 많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대선 경선룰이 어느 때보다 주목받을 것으로 보인다. 어떤 방식이 좋겠는가?

“경선룰은 사실 후보들끼리 정해서 하는 건데, 규칙 싸움이 치열하지 않겠나. 차기 대통령 선거에는 평등한 사회를 이끌어 낼 수 있는 후보가 나와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 대선 후보라면 구체적인 방향과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지금까지 나온 후보들 중에서는 아직 확실하게 언급한 분이 없다. 많은 후보들이 자신의 정책적 방향성을 가지고 국민들의 지지를 받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 지역구(동대문을)의 현재 현안은? 20대 국회에서 지역구를 위해 추진 중인 사업이 있다면?

“동대문구 중점 사업에는 장안평 중고차시장 현대화 사업, 경전철 면목선, GTX B노선과 C노선 등이 있다. 장안평 중고차시장 현대화 사업은 노후한 중고차 시장과 부품상가의 환경을 개선하고 현대화 하는 사업으로 2020년 완료를 목표하고 있다. 마중물 사업으로 자동차산업 종합정보센터를 2017년까지 완공을 목표로 조성 중에 있다. GTX B노선과 C노선은 현재 제3차 국가철도망계획에 포함되어 추진 중에 있다. B노선은 송도에서 청량리까지 30분 만에 주파하며 C노선은 의정부-청량리-강남권-과천을 연결한다. 청량리에서 의정부는 10분, 삼성역 10분, 과천까지 30분 정도면 도달할 수 있다. 조속한 사업의 진행을 위해 최선을 다 할 것이다. 경전철 면목선은 한때 무산의 위기에 놓였지만 직접 경전철추진특위를 결성해 되살린 바 있다. 현재 정부와 민간이 손익을 공유하는 방식으로 사업 지원 신청을 받고 있는 중이다.”

▲ 뉴스포스트 이완재(좌) 편집국장은 지난 5일 더불어민주당 민병두(동대문구을) 의원을 만나 그의 정치관에 대해서 담소를 나눴다.(사진=뉴스포스트)

▲ 서별관회의 청문회가 정치권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번 청문회는 향후 본격화될 기업구조조정의 방향성을 결정하는 중요한 청문회가 될 것이다. 서별관회의라는 폐쇄적인 의사결정 시스템의 문제점과 당국 책임을 규명하고 산업은행의 관리감독 부실을 밝히는 자리가 될 것이다. 또한 퍼주기식 자율협약의 문제점과 회계감사 제도 및 감리 제도의 올바른 방향성을 제안할 것이다.”


▲ 곧 국정감사(9월26일)가 시작된다. 유독 국감에서 활약상이 돋보인다. 이번에도 특별히 준비하고 있는 국감주요 내용이 있다면 살짝 귀띔해달라?

“민생경제와 국민안전이 가장 큰 주제가 될 것이다. 특히 날로 가중되는 청년실업 문제와 국민 건강을 위협하는 미세먼지 문제에 관심을 갖고 있다. 그리고 우리나라의 신성장 동력이 될 수 있는 산업 부문 지원에 대한 정부의 대책 및 현황에 대해서도 점검할 예정이다. 신재생 에너지, 중소기업 해외 직접판매, 인터넷 전문은행 등이 그 예가 될 것이다.”

 

▲ 20대 국회가 여소야대 국면으로 개원했다. 실제 피부로 느껴지는지?

“법안이 통과돼야 하는데 사실상 국회선진화법 때문에 불가능하다. 대타협의 정치가 필요하다. 우리나라 정치문화를 바꾸지 않으면 국가 발전은 힘들다고 생각한다. 여야가 싸움만 하는 모습으로 비춰지면 안 된다. 대타협을 할 것은 대타협하고 소타협 할 것은 소타협하는 문화로 바뀌어야 한다. 현재 우리 정치문화로는 저출산 고령화 청년취업, 불평등, 분단과 같은 4대 난제를 해결하지 못한다. 이런 국가 위기 속에서 국회가 바뀌는 모습으로 국민에게 희망을 드려야 한다.”


▲ 마지막으로 국민께 한 말씀?

“하루에 3만5000보씩 걸으며 지역민들께 인사드리고 있다. 전국에서 가장 작은 지역구다. 늘 만나서 직접 얘기하고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다닌다. 여전히 만나면 먹고 살기 힘들다고 하시는 분들이 아직도 너무 많다. 오죽 답답하시면 정치판만 보고 계실까 싶다. 그런데 저 혼자 절대 바꿀 수가 없는 부분이다. 우리 정치권이 바뀌어 나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민병두 의원?>

1958년생 강원도 횡성군
1977년 경기고등학교 졸업
1990년 성균관대학교 무역학과 졸업
1991~2003년 문화일보 기자, 워싱턴특파원, 정치부장
2004년 제17대 비례대표 국회의원(열린우리당)
2007년 열린우리당 홍보기획본부장
2007년 열린우리당 정책위원회 수석부의장 겸 열린정책연구원 수석부원장
2012년 제19대 국회의원(민주통합당/서울 동대문구을)
2016년 제20대 국회의원 (더불어민주당/서울 동대문구을)
2014.08 ~ 2016.08 민주정책연구원 원장

대담/이완재 편집국장
정리 및 사진/설석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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