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안옥희 기자]

작고 아름다운 동네 책방 이야기

마치 하나의 트렌드처럼, 여기저기 골목마다 작은 책방들이 생겨나고 있다. 그리고 또 소리 소문 없이 사라지기도 한다. 이 책 속에는 집필 당시 주인과 인터뷰를 하고, 책방 풍경을 사진으로 찍어 기록은 남아있지만 책 출간 작업 중에 사라진 곳도 있다. 또한 높은 임대료를 이기지 못하고 이사를 한 곳도 있고, 사정이 인터뷰 당시와 많이 달라진 곳도 있다. 책 출간 전과 이후의 상황이 많이 바뀌었지만, 그 역시 빼지 않고 그대로 기록했다. 그것이 이 시대 책방의 상황을 솔직하게 보여주는 것이라 생각해서다.

동네 책방이 단순히 책만 파는 것에 그치지 않고, 꾸준히 독자와 함께 하는 문화의 장을 여는 것은 ‘살아남기 위한 생존 수단’인 것도 있다. 대형 서점만 찾는 독자들에게 “저 여기 있어요”라고 소리치고 외치고 있는 것이다. 작은 공간을 충분히 활용해 문화 공간으로 응용하고, 꾸준히 독자들과 소통하고, 만남의 장을 만드는 것은 책방이 책만 팔아서는 살아남을 수 없는 경제적 궁핍에 내몰렸기 때문이다. 같은 맥락으로 한 가지 분야에 주력한 책방들이 유독 많이 생겨난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한 분야에 경쟁력을 갖춰 독자들을 유치시키기 위한 나름의 전략인 것이다. 여행서만 파는 책방, 인문서만 파는 책방, 소설만 파는 책방, 독립출판물만 파는 책방은 괜히 생긴 게 아니란 말이다.

책방 이야기를 담은 다른 유사도서들은 대부분 간략한 정보전달 위주로 엮여있다. 마치 여행서나 실용서처럼 어디에 가면 어떤 책방이 있고, 어떤 책들을 파는지 한 눈에 파악할 수 있게 정리해 놓았다. 하지만 그것은 책방 안내서 같은 단면일 뿐이다. 이 책은 책방의 경제적인 현실 이야기부터, 책방 주인이 어떤 정체성을 가지고 책방을 운영하고 있는지에 대한 꿈의 이야기까지 다양하게 아우르고 있다. 말 그대로 대형 서점은 따라할 수 없는 동네 책방들의 소소한 기록이 담겨있다.

지금 우리는 서점을 어떻게 이용하고 있을까. 약속 시간에 늦는 친구를 기다리기 위해 시간을 때우는 곳? 좋아하는 작가의 신간이 나왔다는 소식에 달려가는 곳? 좋은 책을 발견하러 가는 보물창고 같은 곳? 저마다 서점을 찾는 이유는 다르다. 우리가 알고 있는 대형 서점은 대부분 사람이 많이 다니는 역이나 번화가에 자리 잡고 있어 누구나, 언제든 그곳을 이용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책은 이름만 들어도 다 아는 대형 서점이 아닌 동네에 있는 작은 책방들에 주목했다. 유동인구가 많은 번화가가 아닌 골목 구석에 위치한 작고 따뜻한 책방들을 하나하나 조명했다. 그 동네에만 있는 책방. 대기업의 체인이 아닌 주인의 독특한 개성과 아이덴티티가 담긴 책방, 그 동네의 정서와 풍경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책방 등 직접 찾아가보지 않고선 그 매력을 다 알 수 없는 책방들에 대해 담았다.

이제 책방에서 커피를 파는 것은 더 이상 신기한 일이 아니고, 책방에서 술과 안주를 파는 것이 새롭지 않다. 두툼한 책 한 권을 읽으며 서점에서 피서를 즐기는 사람들이 생겼고, 퇴근 후 치맥이 아니라 책과 맥주를 즐기는 사람들이 생겼다. 책방에서 밤새 파티를 하고, 낭독을 하고, 소규모 수업을 진행하기 시작했다. 대형 서점은 시장을 장악했지만 동네 책방은 사람들의 낭만을 장악했다. 인적이 드문 길 위, 좁은 골목, 높은 산꼭대기에 있는 전국의 아름다운 동네 서점을 만나보자. 산책길에 가벼운 마음으로 들러 차를 마실 수 있고, 주말 저녁 인디밴드의 공연을 감상할 수 있는 곳. 인생을 수집하고, 문화를 나누고, 꿈을 기획하는 책방으로 찾아가 우리가 잊고 있던 책의 공간을 만나보길 권한다.

작가나 시인, 출판인, 가수 등이 작은 책방을 열었다는 소식과 더 많은 책방이 오픈을 준비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언제부턴가 우리 생활로부터 멀어져있던 책방들이 다시 골목 어귀에 생겨나기 시작한 것이다. 그것이 설사 유행으로 끝날지라도 기분 좋은 유행이며 현상임에는 틀림없다. ‘책이 없는 궁전에 사는 것보다 책이 있는 마구간에 사는 것이 낫다’는 서양의격언처럼 동네마다 노랗게 불을 밝히고 있는 책방을 찾는 사람들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 이충열 지음, 마음의숲, 256쪽, 1만3800원

 

인문학으로 본 우리 나무 이야기

‘인문학으로 본 우리 나무 이야기’는 우리 민족의 정신과 문화, 역사, 생활 속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슬기로움의 표상과 같은 존재인 나무의 모든 부분을 집대성한 국내 최초의 도감이다. 이 책에는 나무의 암·수꽃은 물론 잎·수피·열매·종자·목재 및 줄기의 종단면까지 생생한 생태 사진 1500여 장이 수록되어 있다. 이로써 수천 년 동안 두려움과 경이의 존재이면서 가장 가까운 전 인류의 친구, 인간의 생존과 불가분의 관계인 나무에 대한 독자들의 궁금증을 해소하려 한다. 본서에는 우리 주변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자생수목과 일부 외래 수종을 포함한 총 400종의 나무를 선정, 나무의 분포와 쓰임새, 나무에 대한 역사와 인문학적 접근을 통해 나무에 얽힌 이야기 등을 소개한다.

또한 유사한 식물간의 비교와 식물 종간의 유연관계를 고려해 5년 집필 기간이 걸린 본서에는 나무 이름의 유래, 양방과 한방에서의 쓰임새와 식물의 증식 방법, 외부 형태학적 특징이 비슷한 나무를 한눈에 비교할 수 있도록 정리했고 지루하지 않고 알기 쉽게 집필했다. 아울러 외국인도 우리 나무를 이해할 수 있도록 학명과 영명을 병기했다. 학명에 대한 유래와 어원을 쉽게 풀이했기에 각각의 나무에 대한 이해를 돕는데 매우 유용한 자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저자는 “나무를 이해하는 것은 인문학의 무늬를 발견하는 과정”이라며 “기후환경 변화와 함께 식물자원에 대한 인식이 높아져 가는 요즘, 지은이의 식물과 연을 함께한 35년 세월 속에서 나무에 대한 작은 열정과 애정이 독자들에게 조금이나마 전달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저서를 소개한다. 무기질의 세계였던 태곳적 지구를 사람이 살기에 적합한 곳으로 바꾸어 놓은 나무는 수천 년 동안 두려움과 경이의 존재이면서 가장 가까운 전 인류의 친구이기도 하며, 인간의 생존과 불가분의 관계에 놓여 있다.

이 책은 생태환경 칼럼니스트로 35년 식물과 더불어 살아가며 우리나라 자생식물을 연구한 저자가 우리 주변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자생수목과 일부 외래 수종을 합하여 400종의 나무를 대상으로 나무의 분포, 쓰임새, 나무에 대한 역사와 인문학적 접근을 통한 나무에 얽힌 이야기, 이름의 유래, 한의학에서의 쓰임새와 더불어 외부 형태학적 특징이 비슷한 나무를 한눈에 비교할 수 있도록 과(科)별로 묶어 정리한 것이다. 지역에 따라 다르게 불리어 오던 나무의 고유한 이름을 여러 문헌들을 살펴 찾아 수록하였으며, 암꽃·수꽃·잎·수피·열매·종자·겨울눈 등 나무의 모든 부분과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목재 및 줄기의 종단면까지 생생한 사진을 수록하여 일반인들뿐만 아니라 전문가들에게도 도움이 되도록 하였다.

나무에 대한 역사를 더듬어 보는 인문학적 접근을 통한 설명으로 알기 쉽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으며, 학명에 대한 유래와 어원을 쉽게 풀이하여 각각의 나무에 대한 이해를 돕는 데 매우 유용한 자료가 될 것이다.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이 나무에 대한 지식을 늘리는 동시에 나무에 좀 더 친숙한 느낌을 가지길 기대하며, 나무들에게서 상생의 미덕과 상호공존의 조화와 공유, 나눔의 가치를 배울 수 있기를 바란다. 나영학 지음, 책과나무, 774쪽, 4만9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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