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현 단식 돌입 초강수 둬...여야 힘겨루기 극대화

▲ (사진=뉴시스)

[뉴스포스트=설석용 기자]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의 해임건의안을 놓고 정부여당과 야권의 기싸움이 극으로 달하고 있다. 정세균 국회의장의 녹취록이 공개되면서 새누리당 의원들은 릴레이 1인 시위를 벌이는 등 국회가 전면 파업상태로 돌입했다.

또 26일 시작한 20대 국회 첫 국정감사는 새누리당 의원들이 전원 불참한 가운데 야당 단독의 반쪽짜리 국감이 진행될 가능성 마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각 상임위 별로 야당 위원들이 과반 정족수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야당의 단독 국감이 불가능하진 않은 상태다.

앞서 지난 1일 정 의장이 20대 국회 첫 정기국회를 열며 정부를 겨냥해 사드와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에 대한 비판성 발언을 해 새누리당과의 1차전이 벌어졌다. 당시 의사봉을 국민의당 박주선 부의장에게 넘기는 것으로 일단락 마무리됐지만 이번 김 장관 해임안건으로 새누리당은 강도 높은 반발을 쏟아낼 예정이다.

새누리당은 이날 김무성 전 대표를 시작으로 129명의 의원 전원이 릴레이 1인 시위를 이어가고, 이정현 대표 역시 정 의장의 사퇴를 주장하며 단식에 돌입해 사태는 더 확전될 것으로 보인다. 야권은 이에 단독으로 국감을 진행할 의사를 밝히면서 여야의 강대강 국면은 장기화될 전망이다.

이번 국정감사가 20대 국회에 들어선 여야의 첫 전면전이기 때문에 이들은 주도권 싸움에서 충분히 전투력을 인정받아야 한다. 차기 대선을 이끌 신임 지도부들의 본 무대이면서도 여소야대 정국에서의 각 정당의 포지션이 확실히 드러나야 할 시점이기 때문이다.

사실상 대선 전초전이라고 불리는 이번 국감에서는 제3당인 국민의당의 캐스팅보트 역할 역시도 주목할 만한 대목이다.

게다가 최근 김종필 전 국무총리가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에 대한 지지를 공식화하면서 대권의 흐름이 여권으로 쏠리고 있다. 야권은 문재인·안철수·김부겸·안희정 등의 대권 주자들이 후보로 거론되고 있으면서도 이른바 ‘반기문 저격수’로 마땅한 인물이 없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또 반 총장이 친박계 대선 주자로 언급되고 있는 만큼 야권에서는 정부 정책에 대한 확실한 선긋기와 팽팽한 힘의 구도를 입증해야 한다. 이런 면에서 이번 사태는 야권에게 기회인 셈이다.

김 장관 해임건의안에 대한 정부의 거부 의사는 확고하다. 정부도 대선을 앞두고 야권에 주도권을 빼앗길 수 없다는 강력한 의지를 드러내는 셈이다. 더군다나 여소야대 정국에서 새누리당이 야권에 다소 밀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정부의 강경한 의지는 지속될 거란 분석이다.

여소야대 국회 들어 유난히 새누리당의 반발 시위 장면이 자주 목격되고 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야당화(化)가 돼 가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으면서 정부가 실권을 유지하고 있다고 해석하고 있다. 이들의 대립국면의 강도가 정부의 실권을 대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박심(朴心)의 대표격인 이 대표가 단식 투쟁에 들어서면서 초강수를 두고 있다. 정 의장이 사퇴할 때까지 단식을 멈추지 않는다는 뜻을 강력하게 피력하고 있다. 여당 대표 역할을 뛰어넘어 사생결단 의지로 정부를 뒷받침하고 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번 국회 내부에서 일어나는 여야의 대립은 더 나아가 정부와 야권의 구도로 보는 해석이 많다. 국회 총파업으로까지 커져버린 이번 사태는 여야 모두 물러날 수 없는 경기를 펼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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