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사진=뉴시스)

[뉴스포스트=최병춘 기자] 한국은행이 11일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1.25%로 동결했다. 부동산 경기 과열로 확대된 가계부채 부담이 지속되고 있는데다 여전히 세계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점에서 예상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경기 부양을 위한 금리 인하 압박은 여전하지만 트럼프 트럼프 당선으로 미국 금리가 어뒤로 튈지 모르게 되면서 인상이나 인하 모두 결정을 내리기 힘든 상황에 봉착했다.

한은은 지난 6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 수준인 1.25%로 끌어내린데 이어 5개월 연속 동결을 결정했다.

지난 9일 한국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채권시장 전문가 100명 가운데 99명, 즉 99%가 11월 기준금리 동결을 예상했다. 연내 미국 금리인상 가능성이 높은데다 정책당국의 가계부채 관리 강화 등이 금리인하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달 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695조7천억원으로 전월보다 7조5천억원 증가한 가계부채 부담이 결정적이었다.

문제는 우리 경제가 내수와 수출 부진에 최근 '최순실 사태'에 따른 정치적 리스크까지 겹치면서 심각한 위기 상황에 놓여있어 금리 인하 압박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여기에 지난 8일(현지시간) 치러진 미 대선에서 예상을 깨고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가 당선되면서 금융 당국의 고민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당장 트럼프 당선으로 미국 기준금리가 어디뤼 튈지 모르게 됐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는 선거기간 동안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금리인상을 일부러 늦추고 있다고 비판하는 등 부정적 입장을 취해왔다. 이에 따라 기정사실로 여겨졌던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12월 금리인상 가능성도 불투명해지면서 한은으로서는 당분간 기준금리를 묶어두고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는 판단이 선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미국 금리 인상에 대한 전망도 엇갈리고 있는 상황이다. 트럼프 당선으로 전세계 금융시장에 불확실성이 높아짐에 따라 연준이 당장 다음달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인상에 나서지 못할 것이란 의견과, 견조한 경제지표 흐름에 근거에 예정대로 12월 인상을 단행한 뒤 점진적인 인상 기조를 유지할 것이란 의견이 맞서고 있다.

트럼프 당선으로 이한 여파가 어디로 확산될지 가늠하기 어려워지면서 당분간 우리 통화정책도 관망세를 유지할 것이란 분석도 나왔다.

김문일 흥국증권 연구원은 “한은의 기준금리 동결은 이미 시장에서 예상된 것”이라며 “다만 앞으로도 한은은 당분간 추가 금리 인하에 나서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그는 이어 “트럼프 당선자는 앞서 재정정책 확대를 시사했는데 이로 인해 미 장기금리가 인상되면 내외금리차가 축소되고, 원화약세를 유발하기 때문에 한은으로서는 당분간 동결기조를 유지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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