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시스)

[뉴스포스트=선초롱 기자] 청와대가 박근혜 대통령에게 필요치도 않을 발기부전 치료제 비아그라를 대량으로 구입한 것은 물론 효능이 검증되지 않았으며 과도 투여 시 건강을 해칠 수도 있는 미용주사까지 대량으로 구입한 정황이 드러났다. 박 대통령의 황당 약품 구매건은 해외 주요 외신에게 빠르게 펴져 나간 상태다.

지난 22일 김상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보험심사평가원에서 제출받은 ‘의약품 구입 내역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과 올 6월 청와대 의약품 구입비는 총 2026만9000원으로 구입당사자는 대통령비서실 혹은 대통령경호실이었다.

눈에 띄는 점은 청와대 약품 구입 목록에 남성 발기부전 치료제로 잘 알려진 한국화이자제약의 ‘비아그라 60정(37만5000원)’과 비아그라의 복제약인 ‘팔팔정 304정(45만6000원)’이 포함돼 있었다는 점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남성 발기부전 치료제인 ‘비아그라’까지 대량으로 구입한 정황이 확인되자, 정치권에서는 실제 약품 사용자가 누구인지 어떤 목적으로 해당 약품을 구매했는지가 관건으로 떠오르고 있다.

청와대는 이에 대해 박근혜 대통령의 아프리카 순방시 고산병 치료용으로 구입했다고 해명했으나, 그다지 신빙성 있는 해명으로 받아드려지지 않고 있다.

 

비아그라로 고산병 치료?

비아그라의 주성분인 ‘실데나필(Sildenafil Citrate)’은 협심증 치료를 위해 개발됐던 약이지만, 임상시험 도중 시험에 참가한 사람들의 음경이 발기되는 독특한 부작용이 나타나며 발기부전치료제로 전환된 약품이다.

현재 비아그라는 폐로 가는 혈관을 확장하는 기능 때문에 오프라벨로 발기부전 뿐만 아니라 소아 폐동맥 고혈압, 수족 냉증, 고산병 등에도 사용되고 있다.

오프라벨은 임상에서 새로운 연구나 환자 보고 사례가 충분하다면 허가된 내용 외로 의약품을 사용할 수 있음을 뜻한다.

따라서 청와대가 ‘비아그라’를 구매한 이유에 대해 아프리카 순방 시 고산병 치료를 위해 준비했고 아직 사용하지 않았다는 해명은 이론적으로는 문제가 없다.

지난 5월 말 박근혜 대통령은 에티오피아, 우간다, 케냐 등 아프리카 3개국을 순방한 바 있다. 3개국의 수도는 해발고도 1000~2500미터 고원에 위치해있다.

그러나 ‘처방약’인 비아그라는 예방차원에서 모든 사람이 먹을 수 없다는 게, 관련 업계의 중론이다. 실제로 비아그라의 권고사항에는 출혈이상 또는 활동성 소화성 궤양 환자, 고령자, 중증신부전환자, 간부전환자, 당뇨병성 망막증 환자, 뇌경색, 뇌출혈, 심근경색의 병력이 있는 환자 등에 투여할 경우 질환의 유무 등을 충분히 확인해야 한다고 적혀있다.

이런 이유로 고산병만을 위해 구입했다는 364정의 비아그라는 치료제치고는 양이 많다고 보고 있다.

또한 산악인들 사이에서는 긴급하게 고산병 치료제 용도로 ‘비아그라’가 사용되는 것은 맞지만, 청와대가 고산병 치료제를 놔두고 굳이 ‘발기부전 치료제’를 고산병 용도로 구입했다는 점에서도 이해하기 어렵다는 말들이 나오고 있다.

실제 고산병은 1500~2000미터 이내에는 문제가 없고, 2500미터에서는 20%, 3000미터에서는 40%, 4000미터 이상에서는 60~70%의 비율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고산병 치료제로는 ‘아세타졸아미드’, ‘덱사메타손’ 등이 사용된다.

청와대의 비아그라 구입과 관련해 의문이 더해지는 점은, 청와대가 비아그라를 구입한 시기인 지난해 12월과 올해 6월, 고산병 치료제로 사용되는 아세타졸 250㎎(성분명: 아세타졸아미드) 200정을 구입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아세타졸은 울혈성심부전에 의한 부종, 녹내장의 환화, 폐기종 등에서 호흡성 산증의 개선, 메니에르증후군에 효능효과가 있는 약물이지만, 고산병 치료에도 효과가 있어 고산병약으로도 알려져 있다.

의약업계 종사자들 또한 청와대의 비아그라 구입 해명에 믿기 힘들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명승권 국립암센터 국제암대학원대학교 교수는 23일 자신의 SNS를 통해 “비아그라가 고산병을 악화시킨다는 임상시험 결과가 있어 예방이나 치료를 위해 권장되지 않는다”는 글과 함께 비아그라 성분인 ‘실데나필 구연산염’이 고산병 예방에 별다른 효과가 없다는 내용을 다룬 해외 의학 논문을 게재했다.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SNS를 통해 “의료전문가들은 고산병 치료·예방을 위해 호흡 개선효과가 있는 ‘아세타졸아마이드’를 주로 처방한다”며 아세타졸아마이드의 효능에 대한 내용이 담긴 기사를 링크하기도 했다.

 

효능 불확실한 미용주사도 대량 구입

청와대는 비아그라 외에도 각종 ‘미용주사’를 구입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김상희 의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제공받은 자료에 의하면, 청와대는 2014년 4월부터 올해 8월까지 녹십자로부터 일명 태반주사(라이넥주 150개)·마늘주사(푸르설타민주 50개)·감초주사(히시파겐씨주 100개) 등 의약품을 31차례에 걸쳐 구매한 것.

이들 제품은 뚜렷한 임상데이터가 없는 비급여 품목들로, 효과를 장담하기 어려운 만큼 전문가들도 맹신하는 것을 피해야 한다고 조언하는 주사제다.

청와대가 가장 많이 구입한 태반주사는 간세포막을 안정화하고 손상된 간세포를 재생 및 보호 효능으로 허가를 받았지만, 피로회복이나 항노화 등 허가범위 외 목적으로 처방하는 사례가 많다. 그러나 임상데이터가 충분치 않고 허가사항 범위를 벗어난 처방이 환자에게 위해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감초주사는 글리시리진, 글리신, 시스테인 등으로 피로 해소를 돕고 간 기능 개선에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해당 성분들을 과량으로 장시간 주사하면 스테로이드 조절 호르몬과 함께 작용해 전신부종, 고혈압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의료계에서는 이들 주사제품들이 검증되지 않은 효능을 내세우고 있다는 점에서 과도한 주사 투여는 우려될만한 점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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