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시즌 함께한 LG 떠날 수 없었다. 가장 마음에 드는 별명은 '적토마'"

엘지트윈스의 이병규 선수가 25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경기장에서 은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뉴스포스트=강은지 기자] LG 트윈스 '적토마' 이병규(42)가 25일 진한 아쉬움을 뒤로한 채 은퇴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병규는 그라운드가 보이는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하면서 좀처럼 그라운드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대답을 하다가도 한참동안 그라운드를 응시하곤 했다.

이병규는 "아직은 아니라는 생각 때문에 많은 고민을 했다. 그래서 결정이 늦어졌다. 고심을 한 끝에 어제 결심을 했다"며 "결정을 하고 나니 홀가분한 마음도 들지만, 그런 마음보다 아쉬움이나 서운함이 더 많이 남는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일본에 갔다가 한국으로 돌아오면서 '후배들에게 밀리면 무조건 옷을 벗겠다'는 생각을 했다. 솔직히 지금도 후배들과 경쟁은 자신이 있다"며 "1군에서 뛰면서 마무리를 하고 싶었고, 한 번만 기회를 주면 열심히 뛰어보겠다는 생각에 미련을 쉽게 버리지 못했다"고 고백했다.

그는 "나이가 숫자에 불과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 노력을 했다. 열심히 했는데 마지막에 이렇게 됐다"고 짙은 아쉬움을 내비쳤다.

이병규는 다른 팀 이적에 대해 "안해봤다면 거짓말이다. 하지만 1997년에 입단해 이 때까지 LG에서만 뛰었다. 다른 팀에 가서 할 수 있을까 생각해봤지만 답은 LG였다"며 이적하지 않은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LG를 떠날 수 없다는 생각이 더 컸다. 여기서 마무리를 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다"며 17시즌 동안 몸담은 팀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가장 마음에 드는 별명으로 '적토마'를 꼽은 이병규는 "열심히 뛰어다녀서 붙여주신 별명인 것 같아 마음에 든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이병규는 "신인 때 입단해 조계현 선배 공을 치고 황당하게 인터뷰를 한 적이 있다. 그 때가 가장 기억이 남는다"며 "2002년 한국시리즈 졌을 때, 2013년 10월5일 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지었을 때, 올해 10월8일이 떠오른다"고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을 떠올렸다.

항후 진로에 대해 그는 "지금까지 배운 것을 후배 선수들에게 많이 물려주고 싶다. 부족하지만 도움을 주고 싶다"며 지도자에 대한 의지를 보인 후 "앞날에 좋은 날이 오기를 응원해 달라"고 부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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