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부 선초롱 기자

[뉴스포스트=선초롱 기자] ‘엘시티(LCT)’는 10년 전 부산광역시가 국내외 관광객 유치를 위해 시작한 사업이다. 해운대수욕장 동쪽 백사장 바로 앞 6만 5934㎡에 ‘해운대관광리조트’라는 이름의 사계절 휴양시설을 짓기로 한 것.

그러나 해당사업은 수익성을 높이기 위한 일반주거시설로의 용도변경 등이 이뤄졌고, 현재는 부산을 넘어 정국을 뒤덮은 정·재계 로비의혹 사건의 중심에 있다.

이전까지 부산 일대에서 쉽게 볼 수 없었던 초호화 아파트를 짓는 과정에서 숱한 이권들이 오고갔고, 탐욕에 눈이 먼 사람들로 인해 사업 자체가 부실로 무너져 내린 모습이다.

엘시티 로비의혹 사건에 개입된 인물들을 차례로 살펴보면 일단 해당 사업을 주도했고 현재는 공금횡령 혐의로 구속기소된 이영복 회장이 있다. 그는 엘시티 건축과 관련 온갖 로비의 중심에 있으며, 그의 로비 대상으로는 정권 최상층부 인사들이 거론되고 있다.

비선실세 국정농단의 주범인 최순실씨와 그의 언니 최순득씨 역시 엘시티 사건에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이영복 회장과 월 천만원이 넘는 황제계를 하며 친분을 쌓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는 것. 이들 자매는 이 회장의 인허가 로비 의혹에 개입한 의혹을 받고 있다.

또한 서울 강남 일대 상류층 중년 여성들이 주 계원인 것으로 알려진 해당 계의 계원 상당수는 이 회장을 통해 엘시티 선분양 제안을 받았다는 의혹도 존재한다.

엘시티 관련 정치권에서 구체적인 이름이 등장하는 인물은 현기환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다. 검찰에서는 친박 핵심인 현 전 수석이 이 회장의 사업상 편의를 상당 부분 봐준 것으로 보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

이 외 정치권 인사들 역시 이번 사건과 관련해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으나 누가 어떻게 얼마나 개입돼 있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재계의 경우 엘시티 시공을 맡은 포스코건설이 논란의 중심에 섰다. 사업성을 보장하기 어려운 해당 사업에 포스코건설이 책임 건설사로 들어간 것을 두고 의구심이 커지는 상황이다. 일각에선 포스코건설 상층부의 지시에 따른 사업 참여 아니냐는 말까지 나돌고 있다.

이들 외에도 엘시티 사업은 최순실 게이트인 만큼 정재계 여러 곳과 연이 닿아 있다. 수사가 더 진행될수록 사건 관련자는 늘어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우리나라 제2의 도시인 부산은 동남권 경제벨트의 핵심지역이다. 환태평양 시대 경제중심지로서 향후 성장가능성도 큰 도시다. 이를 방증하는 것이 해운대와 광안리 일대 고층 건물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 이전부터 부산 지역민들 사이에선 이전까지 볼 수 없었던 고층건물이 빠르게 증가하는 것과 관련 지역 내 빈부격차와 그에 따른 상대적 박탈감만 키우는 건 아닌지 우려했다. 엘시티 또한 그와 같은 범주 안에서 지역민들 사이에선 환대 받은 건축물이 아니었다.

더욱이 엘시티는 관광자원 목적으로 개발된다던 당초 목적도 사라진 채 특정 부유층만을 위한 고급 주거시설로 공사가 진행 중이다. 사업 실시 초기 기대했던 관광객 증가 역시 현재로선 어려울 것이란 예상이 나오는 이유다.

지역민들의 반발과 우려에도 불구, 지역의 랜드마크가 될 수도 있었던 엘시티가 권력에 기탁한 특정인 몇몇에 의해 훼손되고 그들만을 위한 장식품으로 전락해 버린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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