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안 발의 늦은 합류에 국민적 비판 가열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원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하고 있다.(사진=뉴시스)

[뉴스포스트=설석용 기자]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소추안 발의를 놓고 분열을 보였던 야3당 중 의견을 달리했던 국민의당에 대한 비판 여론이 확산되고 있는 분위기다. 

야3당은 2일 오전 박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을 발의하기로 의견을 모았지만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전날까지 국민의당은 비박계의 협조를 선제조건으로 내걸며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의 즉각 탄핵 촉구와 입장을 달리했다.

국민의당이 비박계의 협조를 끝까지 강조했던 건 탄핵안의 가결 가능성을 높이기 위함이다. 야3당의 공조로 탄핵안이 발의된다 하더라도 본회의를 통과하기 위해서는 200명의 찬성표가 필요하다. 무소속을 포함한 야3당은 모두 172명으로 전원이 찬성표를 찍는다고 해도 28표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무기명 투표로 진행되는 만큼 이탈표 발생 역시 우려되는 대상이다. 그러나 비박계가 박 대통령의 탄핵을 주장하다 입장을 선회하면서 야권은 난처해졌다. 이에 더민주와 정의당은 일단 탄핵안을 발의하자고 주장했지만 국민의당은 동참하지 않았었다.

국민의당이 결국은 두 야당과 함께 탄핵안 발의로 입장을 결정했지만 국민들의 배신감이 표면으로 드러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먼저,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대표 이택수)가 매일경제·MBN ‘레이더P’ 의뢰로 2016년 11월 28일부터 30일까지 3일간 전국 1,518명(무선 85 : 유선 15 비율)을 대상으로 조사한 11월 5주차 주중집계를 보면 국민의당 지지율은 전주대비 1.9%p 내린 15.3%를 기록했다.

1주일 만에 새누리당에 밀려 다시 3위로 하락한 것이다. 특히 호남정당이라 불릴 만큼 호남 석권을 자랑했었지만 국민의당(29.6%)은 14주째 민주당(39.1%)에 뒤쳐진 지지율을 보이고 있어 적신호가 들어왔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정동영 국민의당 의원은 이와 관련 "국민의당이 국민 편에 서서 잘해왔는데 하루아침에 국민의 공적이 된 처지가 아팠다"며 "광주전남 시민단체가 들고 일어나 국민의당을 비판하고 맹공했다"고 평가했다.

정 의원은 이어 "지지율이 추락했다는 통계도 나돌았다. 호남민심이 어제 오늘 싸늘하게 변한 것을 느낀다"며 "지지율 실추보다 아픈 것은 신뢰를 잃은 것이다. 국민의당이 탄핵을 무산시켰다는 오해도 있다. 정치는 그런 것까지 감안해야 한다는 점에서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작은 얘기지만 어제 (회의장) 방청석에서 찍은 박지원-안철수-저 3명이 웃는 사진이 '탄핵무산이 그렇게 좋더냐'(는 말과 함께) 돌더라. 비공개 회의때는 당내 정리를 확실히 해달라"고 덧붙였다.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비상대책위원회에서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야권균열의 모습을 보인 것에 대해 국민의당을 대표해서, 또 저 자신도 심려를 끼친 것에 대해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사과하기도 했다

그는 "야3당과 공조하고, 계속해서 새누리당 의원들의 탄핵 동참에 설득하겠다"라고 입장을 정리했다.

한편, 이날 국민의당에 따르면 오는 5일 중앙위원회를 열어 비대위가 차기 비대위원장으로 추대한 김동철 의원에 대한 임명 문제를 논의해 결론을 낼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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