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박은미 기자] 올해도 금융권에 희망퇴직 칼바람이 불고 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이례적인 일로 받아 들여졌던 희망퇴직은 이제 연말 정례 행사로 고착되는 모습이다. 인터넷·모바일 등의 비대면 채널 확대에 따른 비용 효율성 극대화를 위해 선제적인 인력 감축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사진=뉴시스)

KB국민은행, 직원 3분의2가 대상

KB국민은행은 역대 최대 규모의 희망퇴직을 단행했다. 업계에서는 옛 국민은행과 옛 주택은행간 통합건으로 지난 2010년 3244명이 희망퇴직 한 이후 6년 만에 최대 규모가 될 것이라 전망했다.

12일 국민은행은 오는 19일부터 22일까지 근속 10년차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만 45세가 넘어야 희망퇴직 대상자가 될 수 있었던 지난해보다 대상자의 범위가 넓어져 전체 직원(9월말 기준 2만540명) 중 3분의 2가 희망퇴직 대상에 포함됐다.

임금피크제 대상자가 아닌 희망퇴직자는 36개월치 급여를 한번에 받게 되며, 임금피크제 대상 직원이 희망퇴직할 경우 27개월치 급여가 퇴직금으로 제공된다. 희망퇴직자는 내년 1월 중에 퇴직처리된다.

KB국민은행이 2년 연속 대규모 희망퇴직을 시행하는 이유는 상대적으로 실적이 양호한 올해에 비용효율성을 미리 높여두기 위한 조치로 파악된다. 노사합의로 임금체계 조정이 쉽지 않은 상황인 탓도 더해졌다.

앞서 KB국민은행은 지난해 초 희망퇴직으로 1122명을 내보낸 바 있다.

 

(사진=뉴시스)

금융권 찾아온 희망퇴직 한파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 은행들도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거나 검토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내년 초 희망퇴직 실시를 검토 중이다. 신한은행은 올해 초 희망퇴직을 진행해 180여명이 퇴사한 바 있다.

NH농협금융지주 계열사도 희망퇴직으로 몸집을 대폭 죽였다. NH농협은행은 411명, 농협생명은 8명이 희망퇴직을 신청 했으며 NH투자증권은 154명이 회사를 떠난 상태다.

지난해 전 직원의 20%(961명)를 내보낸 SC제일은행도 연내 추가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을 예정이며, 광주은행도 지난달 98명의 직원이 희망퇴직 신청하는 등 은행권에 감원 삭풍이 불고 있다.

KB투자증권과 현대증권도 내년 1월 합병을 앞두고 각각 희망퇴직일 실시했다. KB증권과 현대증권은 각각 52명, 170여명의 직원들의 희망퇴직을 받았다. 이에 따라 두 회사에서 자리를 떠난 이들은 220명이 넘었다.

핀테크 기술과 인터넷·모바일 등의 비대면 채널이 확대로 사실상 스마트폰만 있으면 은행 업무가 가능해지자 효율성이 떨어지는 점포와 인력 규모를 줄여나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금융권들이 인력 감축을 통한 영업 효율성을 끌어올리기에 나선 가운데 당분간 감원 현상이 계속 될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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