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이주열 총재 “금융시장 불안감 확대에 만반의 준비해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사진=뉴시스)

[뉴스포스트=선초롱 기자] 지난 9일 박근혜 대통령 탄핵안 가결과 관련해 불안감이 팽배할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금융시장 분위기는 비교적 ‘담담한 모습’이다. 외환시장, 국제금융시장도 아직까진 별다른 움직임은 보이지 않고 있다. 그럼에도 금융당국은 혹시 모를 일에 대비해 만반의 준비 태세를 갖추고 있는 중이다.

 

탄핵안 가결에도 ‘차분’한 금융시장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이후에도 금융시장은 생각보다 담담한 모습이다.

1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의 원·달러 환율은 전일 1165.9원보다 6.1월 오른 1172.0원에 출발했다. 코스피지수 또한 전 거래일 대비 7.26포인트(0.36%) 오른 2031.95로 출발했다.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는 평가다.

금융업계에서는 원·달러 환율 상승이 탄핵의 영향보다는 달러화 강세와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2003년 3월 12일 고(故) 노무현 대통령 탄핵안 가결 당시 원·달러 환율은 11원 이상 급등하고, 코스피지수도 2.4% 급락한 바 있다.

국제금융시장도 크게 변동은 없다.

지난 9일(현지시간)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원·달러 1개월물은 5.5원 상승한 1168.8원을 기록했다. 외평채금리 10년물도 0.06%포인트 상승한 2.63%로 집계됐다.

한국의 국가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5년물) 또한 42.5bp(1bp=0.01%포인트)로 전일 수준을 이어갔다. CDS는 채권을 발행한 기업이나 국가 등이 부도났을 때 손실을 보상해 주는 금융파생상품으로, CDS 프리미엄의 상승은 국외채권을 발행할 때 그만큼 비용이 더 드는 것을 말한다.

국제금융시장의 움직임 또한 탄핵 가결 보다는 달러화 강세, 미국 국채금리 상승 등 대외요인의 영향을 받았다는 분석에 무게가 실린다.

 

금융당국, 향후 변동 가능성에 ‘긴장’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이날 오전 간부회의에서 참석자들에게 박 대통령 탄핵안 가결, 미국의 금리인상 가능성 등 금융시장에 불안감이 확대될 것에 대비할 것을 당부했다.

이에 한은은 휴일이었던 지난 10일에도 이 총재 주재로 간부회의를 열어 국제금융시장 반응, 해외투자자 시각 등을 점검하고, 통화금융대책반의 24시간 비상근무체제를 가동해 금융·외환시장 상황의 변화, 국내 경제에 대한 해외 평가 등을 점검하고 있는 중이다.

금융당국은 또한 탄핵안 가결 외에도 오는 13~14일(현지시간)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기준금리 인상과, 15일 한국은행의 금융통화위원회의 예정돼 있는 것과 관련, 긴장의 끈을 놓지 않는 모습이다.

금융당국은 지난 11일 임종룡 금융위원장 주재로 금융상황 점검회의를 개최했고, 이날 오전엔 금융감독원과 합동으로 리스크 점검회의를 열었다. 오는 13일에는 은행업권과 보험업권, 금융투자업권 등 업권별 리스크 점검회의 또한 열 예정이다.

이와 관련 한은 관계자는 “탄핵안 가결, 미국 금리인상 가능성 등은 시장이 이미 어므 정도는 반영돼 있어 금융시장에 큰 충격을 주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국내 정치적 불안의 장기화 가능성과 미국의 금리인상 속도·방향 등에 대한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에 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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