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전국경제인연합회 앞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공범 재벌 총수 처벌-전경련 해체'를 촉구하는 촛불가 열렸다. (사진=뉴시스)

[뉴스포스트=박은미 기자] 해체 위기에 처한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가 조직 재정비에 나섰지만 시작부터 난항을 겪고있다. 내부 체질 개선을 위한 첫 단추격인 회원사 의견수렴 간담회에 주요 그룹 모두 불참했기 때문이다. 최종 면접만 남겨둔 상태이던 전경련의 신입사원 채용도 전면 백지화 되는 등 향후 존폐에 대한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

 

반쪽 간담회, 불참업체 속출

전경련이 15일 오전 7시30분께 서울 시내의 한 호텔에서 10대 그룹 등 주요 회원사들을 대상으로 비공개 조찬 간담회를 열었다.

이승철 전경련 상근부회장이 주재한 이날 간담회는 전경련 쇄신안에 대한 회원사 의견 수렴을 위해 마련된 자리였다. 그러나 참석률이 저조해 구체적인 의견 수렴이 힘들었을 것이란 관측이다.

업계에 따르면 전경련에 가장 많은 지원금을 내고 있는 삼성을 비롯 현대차, SK는 불참했다. LG는 부사장급 임원이 참석한 것으로 파악됐다. 다른 회원사들도 다수도 전경련 활동에 부담을 느껴 불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간담회는 회의 시간과 장소, 참석 기업에 대해 공개 없이 비공개로 진행됐다.

전경련은 회원사들의 의견 수렴을 거쳐 쇄신안을 마련하고 내년 2월 열리는 정기총회에서 이를 승인받는다는 방침이다. 오는 16일에도 다른 회원사들을 상대로 간담회를 열 것으로 알려졌지만 참여율이 저조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3차 면접까지 진행됐던 채용도 백지화

전경련의 내년도 신입사원 채용도 전면 중단됐다.

전경련은 지난 9월부터 '2017년도 신입 및 경력직원 공개채용' 공고를 냈다. 조사연구·국제협력 분야 신입사원과 조사연구·대외협력·법무 분야 경력사원을 채용한다는 내용이다.

서류를 접수는 지난 10월9일 마감됐다. 이어 필기전형과 1차면접까지 거쳐 이달 셋째주 2차 면접과 내년 1월 3차 면접을 남겨둔 상태였다.

그러나 전경련은 지난 14일 채용 일정을 전면 취소했다.

이 같은 결정은 삼성 등 주요 회원사가 탈퇴를 공언하는 등 향후 존폐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내려진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6일 열린 국정조사 청문회에서 ‘최순실 게이트’의 문고리 역할을 한 전경련이 도마에 올랐다. 의원들의 집충 추궁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전경련을 탈퇴하겠다고 밝혔으며, 최태원 SK 회장과 구본무 LG회장,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도 전경련 탈퇴 의사가 있다고 말했다.

지난 12일 IBK기업은행을 필두로 수출입은행, 산업은행도 일제히 전경련에 탈퇴 신청서를 제출했다.

나머지 다수 기업들도 전경련을 탈퇴하는 방향을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어떻게 탈퇴하냐에 대한 고민을 거듭하며 눈치보기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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