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등 중국 스마트폰 제조업체 ‘급부상’

[뉴스포스트=선초롱 기자] 2016년 국내 스마트폰 시장은 말 그대로 ‘지각변동’의 한 해였다. 글로벌 전자업계 양대 산맥인 삼성전자와 애플 간 양강 구도에 균열이 발생하자, 국내·외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치고 올라온 것. 특히 눈에 띄는 부분은 중국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의 빠른 성장세로 안정적인 내수시장을 기반으로 한 화웨이 등 중국업체들은 중저가 스마트폰은 물론 프리미엄 시장에서도 삼성과 애플의 대항마로 급부상 중이다.

(사진=뉴시스)

삼성·애플, 나란히 부진한 실적

삼성전자와 애플은 올해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서 흥행에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두 회사 모두 ‘혁신’ 카드를 내놨지만 삼성은 ‘갤럭시노트7’ 발화 파문 속 단종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맞이했고, 애플은 ‘아이폰7’ 이어폰 단자 논란과 함께 일부 제품의 발화문제가 제기됐다.

지난 8월 초 삼성전자는 야심차게 준비해 온 갤럭시노트7를 미국시장에 내놓으며 성공적인 데뷔전을 치렀다. 탁월한 ‘홍채 인식’ 기술과 함께 고속 무선 충전, 방수·방진 기능 등 시선을 사로잡는 기기능력에 업계 찬사가 쏟아졌다.

시장의 긍정적 반응은 판매로 직결, 국내 시장에서만 13일 동안의 예약 판매량이 40만대에 육박했었다. 같은 기간 글로벌 시장에서도 300만대 이상 팔려나가는 등 승승장구하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삼성 갤노트7은 국내와 미국에서 잇따라 발생한 발화사고로 국내 시장 출시 보름만인 지난 8월 31일 전격적인 공급 중단을 선언했다. 이틀 뒤인 9월 2일에는 전세계 10개국에서 판매된 갤노트7의 전량 회수 방침을 발표했다.

당시 삼성은 삼성SDI가 공급한 일부 배터리 불량인 발화의 원인이라 밝히며, 대규모 리콜을 실시했으나 교체품에서도 발화사고 발생 결국 출시 두 달 만에 제품 단종이란 극단의 조치를 취했다.

이후 삼성은 올해 상반기에 출시했던 갤럭시S7과 S7엣지 시리즈를 다양한 컬러로 출시하며 실적 부진을 만회하려고 하고 있으나, 갤럭시노트7 리콜, 회수 비용 등을 감당해야만 하는 상황이다.

애플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지난 9월 16일 출시된 아이폰7 제품에 3.5mm 헤드폰잭을 없애는 대신 무선으로 이어폰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한 점에 대해 지적이 나온 것. 아이폰7에 유선 이어폰을 연결하려면 기존의 충전단자와 연결해야하는 번거로움이 있었고, 함께 출시된 블루투스 이어폰 에어팟은 높은 가격(159달러, 약 18만9000원)에 ‘꼼수’ 지적이 많았다. 특히 잃어버리기 쉬운 형태라 애플의 새로운 시도에 대한 불만이 쏟아져 나왔다.

이뿐만이 아니다. 애플 역시 최근 발화 논란에 휩싸였다. 중국에서 아이폰6 시리즈의 발화 사고가 계속해서 보고되고 있는 것. 상하이소비자권익보호위원회는 지난 9월부터 11월까지 8명의 아이폰6 시리즈 사용자가 발화사고를 겪었다고 발표했다. 이에 대해 애플은 외부 충격으로 인한 발화라고 해명했지만 중국 내에서는 논란이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는 중이다.

지난 19일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터지 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올해 스마트폰 글로벌 시장점유율 전망치를 조사한 결과 삼성전자는 20.7%로 1위, 애플은 14.5%로 2위였다.

(사진=뉴시스)

두 기업 모두 지난해와 똑같은 자리에 머물렀지만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스마트폰 출고대수가 사상 최대인 14억5000만대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지만 이는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1% 늘어난 수치에 불과하다. 스마트폰 시장의 연간 성장률은 2012년 47%, 2015년 10.4% 등을 기록해 왔다.

이와 관련 업계에서는 스마트폰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면서 성장세가 꺾일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삼성과 애플이 혁신적인 신제품으로 만반의 준비를 갖추지 못할 경우 큰 난관에 직면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팬택·노키아 등 과거 ‘제왕’들의 귀환

올해는 삼성의 단종, 애플의 발화 이슈 등이 불거진 상황 속에서 팬택, 노키아 등 과거 피처폰 시장 강자였던 업체들의 시장 귀환 소식도 업계 주목을 받았다. 최근에는 구글, 소니 역시 스마트폰 시장 내 영역 확대를 위해 적극적인 공세 전략에 돌입하는 모습이다.

우선 파산의 아픔을 겪은 ‘팬택’은 2년 만에 ‘SKY’ 신제품인 IM-100을 선보였다. 파산하기 직전까지 국내 3위 스마트폰 제조업체였던 팬택은, 과거 호황기에 인기를 누렸던 광고 컨셉과 모델 박기웅을 그대로 가져오며 향수를 자극했다.

특히 IM-100의 실용성, 액세서리 스톤의 음악 기능 등을 강조하며 좋은 초기 반응을 얻었고, 최근에는 해외 진출을 목표로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핀란드 대표기업 ‘노키아’도 스마트폰 시장의 문을 다시금 두드리고 있다. 곧 공개될 노키아의 스마트폰 ‘DIC’은 안드로이드 탑재, 5.5인치 디스플레이, 3GB 랩 적용 등 전반적으로 중저가 폰의 사양을 갖춘 모델로 알려졌다.

IT업계 강자 구글 역시 스마트폰 시장 내 영역 확대를 모색 중이다. 특히 삼성 갤럭시노트7의 단종 여파로 주춤한 안드로이드 시장에 새로운 대안으로 들어선다는 전략을 수립, 지난 10월 신제품 ‘픽셀폰’을 공개하기도 했다.

한때 삼성과 함께 세계 전자업계 수위자리를 두고 다투던 소니 또한 강점인 카메라 기능을 전면에 내세운 새 제품을 준비하며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확대를 모색 중이다.

스마트폰 시장 경쟁 과열 조짐 관련 한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 시장이 포화 상태인 만큼 소비자들은 믿을 만한 제조업체의 제품을 구매하고자 한다”며 “하지만 올해는 1,2위 기업들이 모두 실망시킨 만큼 타 제조업체들의 기회 엿보기가 관심을 끌고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

 

중국 화웨이, 국내 프리미엄폰 진입 시도

삼성과 애플에 이어 스마트폰 글로벌 시장점유율 3위(9.2%)에 오른 중국의 화웨이는 기존 강세시장인 중저가 제품군은 물론 향후 프리미엄 시장에도 적극 도전할 방침으로 전해졌다.

화웨이는 내수시장에서의 성장을 바탕으로 삼성과 애플과의 점유율 격차를 빠르게 좁히고 있으며, 일각에서는 내년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이 삼성, 애플, 화웨이의 3강구도가 형성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국내에서도 화웨이의 선전은 눈에 띈다. 앞서 지난 2014년 국내 시장에 처음 진입한 화웨이는 중·저가휴대폰만을 꾸준히 선보여 오다, 지난 2일 LG유플러스를 통해 ‘P9’과 ‘P9 플러스’를 출시하며 국내 프리미엄 시장에 도전했다. 이들 제품의 출고가는 각각 59만9500원, 69만96원으로 프리미엄 스마트폰으로는 저렴한 가격대를 형성하고도 있다.

(사진=뉴시스)

2017년 스마트폰 시장 판도는?

올해 나란히 ‘부진’의 길을 걸었던 삼성과 애플의 경우 내년에는 신제품과 혁심을 다시 한 번 전면에 내세워 명예회복을 성공한다는 계획이다.

최순실 게이트 등으로 그룹 분위기가 뒤숭숭한 삼성의 경우 내년에 공개될 갤럭시S8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인공지능 기능을 최초로 탑재하는 등 갤노트7 단종으로 깨진 스마트폰 명품 브랜드 이미지 회복에 사활을 걸 것으로 보인다.

애플도 연이은 부진에서 벗어나기 위해 내년 아이폰 출시 10주년을 맞아 대대적인 혁신을 준비하고 있다. 내년 출시될 아이폰 차기 모델에 OLED 디스플레이를 탑재해 화면을 키우는 등 대대적인 변신을 예고했다. 또한 ‘시리’의 기능 향상과 ‘애플 펜슬’에 대한 특허를 내는 등 전자펜 기능도 탑재될 것으로 전망된다.

떠오르고 있는 IT업계 강자인 중국 제조사들도 내수 시장의 성장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에서의 상위권 도약을 노리고 있는 중이다. 특히 삼성과 애플을 따라잡기 위한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화웨이도 AI 개인비서 서비스, 듀얼카메라, 고속충전 등 기술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는 모습이다. 이밖에 오포와 비보 또한 인도,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태국, 러시아 등에 진출하면서 빠른 속도의 성장세를 보이며 내년 스마트폰 시장판도 변화를 예상케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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