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최병춘 기자] ‘최순실 국정농단’ 국정조사특별위원회가 5차례의 청문회를 실시했다. 이 과정은 TV와 인터넷을 통해 고스란히 국민들에게 전달됐다.

하지만 의혹의 중심에 있던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에 이어 우병우 전 민정수석비서관도 최순실을 ‘모른다’고 말했다. 국정농단 관련 비리 의혹의 대상이 되고 있는 증인들은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중요 핵심 증인 대부분은 얼굴도 보지 못했다. 청문회의 주인공 격인 최순실은 나타나지도 않았다.

쉬이 납득이 안되는 이유를 들며 출석하지 않아도 마땅히 강제할 방법이 없다보니 청문회장의 빈자리를 마냥 바라만 볼 수 밖에 없었다.

핵심 증인이 없으니 질문을 준비해봤자 답을 들을 수도 없는 상황이 반복됐다. 위증을 의심할 만한 상황이 이어져도 당장 별도의 수는 없었다. 여기에 국조위원의 위증의혹까지 불거지면서 청문회의 신뢰마저 흔들렸다.

이 같은 청문회를 혹시나 하고 지켜본 국민들은 역시나를 외치며 분통을 터트렸다. 자연스럽게 “이럴게 할거면 청문회 뭐하러 하나”라는 이른바 무용론이 고개를 든다.

그렇다고 아무것도 얻어내지 못한 것은 아니다. 만족스럽진 않지만 진실을 밝혀낼 실마리 정도의 성과는 있었다. 하지만 이보다 더 의미가 있는 것은 이 과정에 수많은 시민들의 제보와 언론의 실시간 취재와 보도가 특조위원들의 입을 통해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주식갤러리’의 영상 제보로 김기춘 전 비서실장의 철옹성 같던 ‘최순실을 모른다’는 진술의 빈틈을 만들어 냈고 얼굴을 못볼뻔 했던 우병우 전 민정수석도 네티즌들의 적극적인 수색(?)의 결과로 청문회 자리에 앉히는 결과를 만들어 냈다. 물론 우 전 수석은 청문회 장에서 “별 신경 쓰지 않았다”고 했지만.

어쩌면 국민이 직접 참여한 첫 청문회일지도 모른다. 그렇지 않더라도 국회가 국민과 직접 호흡한 청문회였음은 분명하다.

강제성에 제한이 있는 국회의 청문회가 가진 한계는 분명히 존재한다. 이에 어떤이는 국회 청문회는 “답을 듣는 것보다 질문이 더 중요하다”라고 말하기도 한다.

국민을 대신하는 국회가 국민들을 대신해 궁금한 것을 묻고 답을 듣는 행위 자체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설령 원하는 답을 받아내지 못한다 할지라도 질문에 대한 증인의 말과 행동, 태도 등 국민들이 판단할 근거를 제공하는 것 또한 중요한 청문회이다.

물론 제한적인 권한 청문위원들의 질적 수준 향상 등 더 개선해야할 부분은 산적해있다. 이를 개선하고 발전시켜야할 때다. 못났다고 청문회를 없애면 국민들이 직접 보고 듣고 물을 수 있는 유일한 기회를 잃게되는 길이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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