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 야권 탄생? 야당 힐난 속 구애

김무성 전 대표와 유승민 의원을 비롯한 의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개혁보수신당(가칭) 제1회 의원총회가 진행되고 있다.(사진=뉴시스)

[뉴스포스트=최병춘 기자] 새누리당 비박계 29명이 집단 탈당에 이어 신당 창당을 선언하며 제20대 국회가 원내 4당 체제로 전환된다.

4당 체제는 1990년 평화민주당을 제외한 민정당·통일민주당·신민주공화당이 민주자유당으로 합당한 이후 26년 만의 일이다.

탈당을 선언한 비박계 의원들은 27일 ‘개혁보수신당’이라는 새로운 이름을 내걸고 의원총회를 열어 새 원내대표에 주호영 의원(4선·대구 수성을)을 합의 추대, 원내 지도부를 구성하며 모양세를 갖추고 있다.

원내교섭단체 구성을 마치며 국회 내 4당체제를 갖추면서 국회 내 정당별 힘의 균형도 재편되고 있다.

보수신당 이탈로 기존 의석수 128석이었던 새누리당은 비주류 의원들의 탈당으로 99석으로 줄어들면서 원내 1당 자리를 더불어민주당에 내어주게 됐다.

야권은 의석수 30석으로 출발하는 신당과 더불어민주당(121석), 국민의당(38석), 정의당(6석), 무소속(6석)을 더하면 201석으로 막강한 ‘여소야대’ 국면으로 전환된다.

이에 새누리당 친박계와 대립각을 세우며 탈당을 선언한 보수신당이 야권과 협치에 나설 경우 야권의 입법 영향력이 급격하게 커진다. 반면 집단 탈당으로 99명으로 줄어든 새누리당은 자연스럽게 고립되는 형국이다.

재적의원 5분의3(180명) 이상이 동의할 때만 법안을 본회의에서 곧바로 의결할 수 있도록 한 국회선진화법이 무력화됨에 따라 새누리당의 의사와 상관없이 민주당, 국민의당, 보수신당이 힘을 모으면 모든 법안 처리가 가능해지는 것이다.

이에 야권에서는 신당에 대한 견제에 나서면서도 동시에[ 2월 국회를 대비한 협력 작업에도 나서는 모습이다.

국민의당은 개혁보수신당에 대해 “박근혜 없는 새누리당에 머무른다면 국민적 지탄의 대상이 될 것”이라고 경고하면서도 “대화와 타협을 통해 생산적 결과물을 만들 수 있다”며 신당 측에 손을 내밀었다.

손금주 국민의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신당이 수구 부패세력과 단절하고 진정 개혁적 보수정당으로 거듭난다면 이를 마다할 국민은 없을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개혁보수신당은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의 큰 책임이 있는 새누리당의 일원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다만 “보수신당 출범의 긍정적인 측면 또한 존재한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제 국회는 어느 한 정당의 일방적 밀어붙이기는 물론 무조건적 발목잡기도 불가능한 상황으로 변했다"며 “이제야말로 국회와 정치권이 대화와 타협을 통해 생산적 결과물을 만들 수 있는 적기”라고 강조했다.

원내 1당이 된 더불어민주당은 견제와 압박에 힘을 주고 있다.

박완주 더불어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4당 체제로 개편되면 정치협상이 중요하긴 하지만 민주주의 원칙, 다수결 원칙이 작동해야 하는 시기 아니냐”며 “패스트트랙(신속처리) 같은 걸 고려한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박 원내수석은 “2월 국회에서는 우리가 지난 정기국회 때 의제로 삼았던 재벌개혁, 검찰개혁, 언론개혁, 경제민주화, 공수처 설치 등에 대한 실질적인 입법에 나설 것”이라며 “테러방지법 철회도 우리 당의 총선 공약이었으니, 야4당과 함께 협의해보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패스트트랙으로 추진할 안건에 대해서는 “무조건 우리가 하자는대로 따라오라는 게 아니라, 야4당이 정책위의장이나 원내수석간 회동을 통해 우선 추진할 안건을 조율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그러면서 “(개혁보수신당이) 개혁입법 추진에 함께하지 않으면 '개혁'이라는 말을 떼야 한다”며 “국민들은 국민들의 목소리를 충분히 반영하는 보수당을 바란다고 본다. 보수당이면서 야당이기 때문에 야당의 협력체계를 정치적으로 풀어야 한다”고 비박계를 압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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