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인 소설가

전 경기대 교수

[뉴스포스트 전문가칼럼=이재인] 이제 며칠 후면 2017년 정유년 새해를 맞이하면서 우리는 모두가 하나 정도의 기대와 희망이 있을 것이다. 그게 개인이든지 단체든지 그 바램이 이루어진다는 것은 참으로 행복한 일이다. 필자는 공통적인 작은 바램이 있다.

필자는 시골에 귀촌하여 하루하루 위험천만한 도로를 운전하면서 출퇴근한다. 흔히 자동차를 가리켜 ‘살인무기’라고들 말한다. 우리에게 편안함과 안락함을 제공해주는 문명의 이기임과 동시에 그만큼 위험도도 높다.
그런데 대도시에 비하여 시골 운전자들은 운전이 좀 거칠다. 좌우 방향지시등을 켜고 달리는 운전자가 아주 드물다. 이 같은 운전습관은 남을 배려하지 않는 것이며 본인 자신도 위험에 노출된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는 것 같다.
 
필자는 시골에서 작은 테마 박물관을 운영하고 있다. 그러므로 전국 각지에서 찾아오는 손님이 적지않다. 이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말은 시골사람들 운전이 형편 없다는 불평이다. 그게 그들만의 주장이라고 하면 별로 신뢰할 수가 없겠지만 나의 경우도 셀 수 없을 만큼 많은 위험을 겪었다. 보는 사람이 적고 단속하는 전담 요원이 없다하여 이런 공중 질서를 함부로 어긴다면 이는 슬픈 선진국의 모습이다.

선진국이라면 우리는 선진국 국민답게 교통도덕과 사회 질서를 지켜야한다는 것은 당연지사이다. 이런 작은 일이 삶속에서 스스로 묻어나는 게 곧 문화민족이 아닐까?
 
두 번째 바램은 시골에서 농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논둑과 밭둑에 농약병과 맥주병을 마구 버린 모습이 정유년에는 좀 사라졌으면 한다. 농사일을 한 사람들이 사용 후 마구 버린 이런 모습은 볼썽사나울 뿐만 아니라 우리 농민들의 수준을 그대로 노출하는 것으로 수치스럽기 그지없다. 소풍가는 초등학생들도 이런 짓은 하지 않는다.

이런 꼴로 친환경농업 운운하면서 생산된 쌀을 누가 사먹겠는가? 친환경 농업은 논밭 주변 환경에서부터 시작된다. 독성이 적은 농약병이라고 하겠지만 이는 눈 가리고 아웅하는 격이다. 선진국 어딜가도 우리네들처럼 농약병, 맥주병이 딩구는 나라가 있는지 한번 생각해볼 문제이다.
 
지금 우리는 선진국이라는 자부심이 가득한 마음으로 논밭을 거닐고 있지만 작은 행동, 작은 기본이 지켜지지 않는데 무슨 선진국이 되겠는가? 선진국 국민은 그답게 행실과 내공이 쌓여야만 그로부터 선진국이 된다는 것은 나만이 하는 주장은 아닐 것이다.
 
마지막 바램은 2017년에는 시장에 내다파는 채소를 가리켜 "농약을 치지 않은 친환경 생산품이다"라는 거짓말이 사라졌으면 하는 바램이다. 내가 16년차 귀촌자로서 채소만큼은 농약을 주지 않은 것을 기대하고 농작물을 심었다.
하지만 상추 이외는 모든 채소는 농약을 해야만 먹을 수 있다. 벌레 혹은 뜨물이 끼어 소독 없이 소득을 얻을 수가 없다. 솔직하게 말해 농약 즉, 살충제를 하지 않는 야채는 상추, 쑥갓 이외 거의 없다. 그러니 도시민을 속이는 이런 뻥튀기 말이 정유년에는 사라졌으면 하는 바램이다. 농약 적게 쓴 채소, 쌀 이런 말로 대체된다면 보다 진실한 세상이 되지 않을까?

2017년 정유년 닭띠 해에는 보다 희망차고 새로운 모습이 우리에게 다가오기를 소망해 본다.

이재인
소설가
전 경기대교수
한국문인인장박물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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