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박은미 기자] '형 만한 아우 없다'는 속설이 깨질까? 형제관계인 현대차와 기아차가 올해 승용차 시장 1위 자리를 두고 막판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올 11월까지의 누적 판매량은 다양한 RV 차종을 앞세운 기아차가 간발의 차이로 앞서 있다. 기아차가 내수 판매에서 왕좌를 차지한 것은 2000년 현대차그룹 편입 이후 17년 만이다. 하지만 현대차의 신형 그렌저가 12월 판매 기록을 경신한 것으로 알려지자 재역전 가능성이 점쳐지며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사진=기아자동차 제공)

기아차, 17년만에 왕좌

11월까지 누적 판매량은 기아차가 현대차보다 앞서고 있는 상황이다. 2000년 현대차에 인수된 이후 줄곧 2위에 머물렀던 기아차가 현대차를 역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기아차는 올해 11월까지 내수 시장에서 승용차 43만957대를 판매했다. 이는 같은기간 36만8046대를 기록한 현대차보다 6만대 가량 많은 수치다. 제네시스 브랜드(6만983대)를 추가하더라도 기아차가 2000여대 앞선다.

기아치는 현대차의 내수 부진을 틈타 역전 기회를 잡을 수 있었다. 지난 4월 판매량에서 현대차를 앞지른 이후 11월까지 6개월 연속 판매량 1위 자리에 유지하고 있다.

기아차는 올해 11월까지 스포티지, 쏘렌토, 모하비, 카니발 등 RV차종만 총 21만5073대를 판매했다. 이는 전체 판매량 43만957대 중 절반에 가까운는 기록으로, 기아차의 판매 차량 2대 중 1대가 RV차종임을 뜻한다.

최근 출시된 K7도 그간 부진했던 준대형 세단 시장에서 존재감을 높이며 제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K7의 신차 효과로 12월 판매량 또한 호조를 보일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지난해 52만7500대로 사상 최다 판매 기록을 썼던 기아차가 올해 이 기록을 경신할 것이 유력해 보인다.

 

(사진=현대자동차 제공)

현대차, 그랜저IG로 막판 진격

현대차는 올해 주력 승용 모델의 노후화와 잇단 리콜 및 품질 논란으로 판매 부진을 면치 못했다. 제네시스 브랜드를 제외한 쏘나타와 아반떼 등 현대차의 주력 승용 모델의 판매가 지난해에 비해 줄었다.

SUV 시장에서도 기아차에게 밀렸다. 싼타페의 경쟁 모델이라 불리는 기아 쏘렌토 2017 모델이 출시되며 격차는 더욱 벌어졌다. 지난 9월 출시한 쏘렌토 판매량은 11월 누적기준 7만1567대로 집계됐다. 반면 싼타페의 올해 11월까지 누적 판매 판매량은 6만8399대에 그쳤다. 이는 전년동기대비 15.3% 감소한 수치다.

다만 양사의 1~11월 판매차이는 '2000대'로 충분히 뒤집힐 수 있는 숫자다. 양사 월평균 내수 판매량이 월 4만대 이상인 점을 감안하면 12월 판매량에 명운을 걸려 있는 셈이다. 특히 1위 자리를 내준 현대차는 다음달까지 매주 특근이 잡혀있을 만큼 차량 출고에 만전을 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선 신형 그랜저IG 호조 덕에 현대차가 내수판매 1위 자리를 재탈환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지난달 출시된 그랜저IG 12월 판매량이 월간 기준으로 역대 최고치로 알려지며 더욱 힘이 실리고 있다.

28일 현대차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지난 26일 현재까지 판매된 그랜저IG는 총 1만3000대로 파악됐다. 이는 그랜저 월간 판매량 종전 최고치인 1만2564대(2014년 12월 그랜저HG모델)을 넘어선 수치다.

연말까지 영업 기간이 남아있는 점을 감안하면 그랜저IG는 월간 1만5000대 판매 기록을 세울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달 22일 출시된 그랜저IG는 출시후 단 1주일만에 4600여대가 팔려 '흥행돌풍'을 견인했다. 또 출시후 2주 동안 4만4000여대를 사전계약으로 판매해 현대차 역대 최다 사전계약 기록을 경신하는 등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

현대차 가운데 월 기준 1만5000대가 넘게 팔린 기록을 갖고 있는 모델은 쏘나타(2014년 4월 1만5392대)와 아반떼(2010년 12월 1만7297) 정도 뿐이다.

업계에서도 현재로서는 그랜저IG가 내수 점유율이 떨어진 현대차의 유일한 돌파구라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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