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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꼼수추적②] '특허공룡' 美 퀄컴, 과징금 1조원 받은 이유는?
  • 선초롱 기자
  • 승인 2016.12.28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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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포스트=선초롱 기자] 미국 통신칩 제조업체인 퀄컴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역대 최대 과징금인 1조300억원을 부과 받았다.

공정위는 경쟁 칩셋 제조사에 특허 사용권을 부과하지 않고 스마트폰 제조업체들로부터 칩셋 공급을 볼모삼아 특허 라이선스 계약을 강제한 퀄컴에 시정명령과 과징금 1조300억원을 부과한다고 28일 밝혔다.

(사진=뉴시스)

특허권 갑질

퀄컴은 모뎀 칩셋 판매와 특허 로열티로 매년 약 251억 달러(30조3283억원)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는데, 이 중 한국시장에서 20%의 매출을 거두고 있다. 한국시장에서 해마다 6조원 안팎의 로열티를 가져가고 있었다는 의미다.

공정위에 따르면 퀄컴은 경쟁 모뎀 칩셋사의 요청에도 칩셋 제조·판매에 필수적인 특허권 제공을 거절하거나 제한하는 방법으로 특허권을 남용했다.

이와 같은 불공정거래를 막기 위해 표준화 기구는 필수적으로 사용할 수밖에 없는 표준 특허에 대해 프랜드(FRAND)확약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퀄컴은 이 같은 약속에도 불구하고 삼성·인텔·비아 등이 이동통신 표준 필수특허에 대해 라이선스 계약을 요청했지만 거절했다. 경쟁 칩셋 업체에 특허권을 제공할 경우 휴대폰 제조업체에 특허료를 받는 모델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또 퀄컴은 완전한 특허 라이선스 계약을 요청한 경쟁 칩셋 업체에게는 판매처를 제한하거나 모뎀 칩셋의 사용 권리를 제한하기도 했다.

퀄컴의 불공정거래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퀄컴은 자신으로부터 라이선스를 받지 않은 휴대폰 제조업체에는 모뎀 칩셋을 공급하지 않기도 했다.

모뎀 칩셋 공급이 차단될 경우 휴대폰 제조업체는 사업 자체가 중단될 위기에 놓이게 되기 때문에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퀄컴의 부당한 라이선스 조건을 수용할 수밖에 없다. 실제로 퀄컴 칩셋을 사용할 수밖에 없는 휴대폰 제조업체는 퀄컴의 요구 조건을 무조건적으로 수용해야 하기 때문에 정상적인 협상이 어려웠다.

이밖에도 퀄컴은 휴대폰 제조업체에 무상으로 교차 라이선스 등을 요구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휴대폰 제조업체 입장에서는 적극적인 연구·개발(R&D) 투자를 통해 표준필수특허를 확보해도 퀄컴에 무상으로 제공해야했다.

이에 공정위는 모뎀칩셋사가 요청하는 경우 특허 라이선스 계약에 성실히 임하고, 모뎀칩셋 공급을 볼모로 특허 라이선스 계약을 강요하는 것을 금지하고 관련 계약조항을 수정·삭제토록 시정명령을 내렸다. 또 휴대폰 제조업체의 요청이 있는 경우 기존 특허 라이선스 계약을 재협상하도록 했다.

 

퀄컴 조사에 ICT 전담팀까지 구성

퀄컴에 대한 공정위의 조사는 지난 2014년 8월부터 시작됐다. 공정위는 언론과 업계 간담회 등을 통해 퀄컴이 시장 지배력을 이용해 경쟁을 제한한다는 혐의를 파악하고, 체계적인 대응을 위해 정보통신기술(ICT) 전담팀을 구성해 조사에 착수했다.

공정위는 한국 퀄컴에 대한 현장조사를 통해 하드디스크 8개 분량의 디지털 증거자료와, 삼성·LG·인텔·애플·화웨이 등 국내외 주요 이해관계사에 대한 서면조사와 인터뷰를 통해 논리를 보강하기도 했다.

공정위 조사는 지난 11월 마무리 됐고 이에 대한 심사보고서가 퀄컴에 발송됐다. 그러나 퀄컴은 3차례에 걸쳐 의견 제출 기한을 연장, 올해 5월에서야 의견서를 제출했다.

전원회의도 올해 7월에 처음 열린 이후 5차례나 열렸다. 통상적으로 전원회의는 1~2차례로 마무리 된다.

전원회의는 쟁점 분야인 법학, 경제학, 특허법, 특허기술 등으로 구분해 심리가 진행되는데, 삼성·LG·애플·인텔·엔비디아·비디어텍·화웨이 등 이해관계자들도 심의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하기도 했다.

퀄컴은 4차 전원회의 이후 공정위에 불공정 거래 혐의가 있는 사업자가 스스로 소비자 피해구제와 재발 방지 대책 등 시정 방안을 제시해 타당성을 인정받으면 위법 여부를 확정하지 않고 사건을 종결짓는 동의의결을 공정위에 신청하기도 했다. 그러나 전원회의는 이를 최종 기각 결정했다.

이후 심의를 재개한 전원회의는 퀄컴이 경쟁 칩셋 제조사에 특허 사용권을 부여하지 않고 스마트폰 제조업체들로부터 칩셋 공급을 볼모로 특허 라이선스 계약을 강제로 진행했다고 판단, 시정명령과 과징금 1조300억원을 부과토록 결정했다.

공정위 측은 “이번 사건은 특허 라이선스와 모뎀칩셋 시장에서 퀄컴이 장기간 부당하게 독점적 지위를 유지·확장하는 것을 가능하게 했던 비즈니스 모델을 바로잡는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 선초롱 기자  seonchorong@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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