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학양성 등을 통해 민화의 대중화에 앞장서

김경희 도계민화박물관 관장

[뉴스포스트=신현지 기자] 우리 민족에게 민화(民畵)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이다. 신석기시대의 암벽화(巖壁畫)의 동물 그림, 고구려 벽화의 사신도(四神圖), 신선도, 장생도(長生圖), 수렵도, 백제의 산수문전(山水文塼)의 산수도 등은 한국 민화의 연원을 함께한 작품이라 할 수 있다.

민화란 무엇일까? 학자마다 다르지만 조자용(趙子庸)은 “서민·평민·상민·민중 등 사회 계층이나 신분의 구별 없이 도화서 화원은 물론 모든 한국 민족들이 그린 그림”이라 해석하였고 김호연(金鎬然)은 “민족의 미의식과 정감(情感)이 표현된 겨레의 그림인 민족화”, 이우환(李禹煥)은 “평민·서민의 습관화된 대중적인 그림”으로 각각 정의하였다.
이들의 말을 종합해 보면 민화란 옛날부터 이어져 내려오는 생활 속에서 우리나라 사람이 그린 생활 그림을 뜻한다. 쉽게 말해 나쁜 귀신을 쫓고 경사스러운 일을 맞기를 바라는 대중의 의식과 습속에 얽힌 그림이나 병풍·족자·벽화 같은 일상생활과 직결된 그림을 뜻하는 것이다.

김경희(55세) 도계민화박물관 관장은 평생을 민화와 함께 살아온 인물이다. 도계(萄甄)란 이름은 ‘포도송이같이 후학양성에 풍성하라’는 뜻을 가진 그의 ‘호’에서 따왔다. 충남 천안시에 위치한 도계민화박물관은 약 200여 점의 민화작품이 전시되어 있거나 수장고에 보관되어 있다.
특히 전시 작품들 중엔 400년 이상 오래된 작품들도 있으며 그러다보니 작자미상과 보존상태가 좋지 못한 작품들도 여럿 있다. 600㎡ 정도의 협소한 박물관이지만 전시실과 교육실로 구분되어 전시실에는 대략 15호에서 20호 정도의 그림 50~60점의 민화가 전시되어 있으며 작업실에서는 체험 학습과 교육이 이루어진다.
 

도계민화박물관 내부 전경

김 관장은 이곳에서 민화를 전시하고 민화에 대한 관심을 넓히고 보급시키기 위해 체험학습도 진행하고 있으며 후학 양성을 위한 교육과 방과후 수업도 마다하지 않는 등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김경희 관장은 박물관내 민화 한점 한점을 일일이 설명하면서 “민화란 세상에서 복 받고 오래 살기를 바라는 벽사진경(辟邪進慶)의 염원, 신앙과 생활 주변을 아름답게 꾸미고자 하는 마음을 솔직하고 자연스럽게 나타낸 전통사회의 산물”이라고 소개하면서 이러한 매력이 자신을 민화의 세계로 끌어들였다고 말한다.

특히 김 관장은 “박물관에서 40여명 가량의 제자들과 함께 민화를 널리 알리고 보급하는데 노력하고 있다”면서 “민화박물관을 민화 외에도 다양한 분야의 예술작품을 기획전시하고, 민화를 비롯한 예술문화 전파에 중심이 되게 만들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40년 외길. 민화의 대중화와 민화 지킴이의 길을 걷고 있는 그녀의 작은 몸이 유난히 커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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