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연차 회장 2009년 검찰 수사서 반 총장에 돈 건넸다고 진술"

(사진=뉴시스)

[뉴스포스트=설석용 기자]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임기 종료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유력한 대권 주자인 반 총장은 1월 중순 귀국을 예고하고 있으며 확실한 대권 의지로 그의 거취에 대해 정치권 안팎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새누리당 비박계가 개혁보수신당(가칭)을 출범시키며 반 총장이 터전을 마련하고 있다는 정치권의 분석이 여기저기서 등장하고 있다. 이들은 원내 교섭단체 구성도 완성해 제4정당으로써 영향력을 행사할 전망이다.

그러나 최근 불거진 반 총장의 불법 정치자금 수수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 향후 판세가 크게 뒤 흔들릴 거란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과거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서거에 이르게 한 이른바 '박연차 게이트'에 반 총장 역시 연루돼 있다는 발언이 등장해 정치권 파동을 예고하고 있다.

경향신문 29일차 보도에 따르면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71)이 2009년 검찰 수사 당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72)에게 돈을 건넸다고 진술했으나 검찰이 이를 덮으며 외부에 발설하지 말라고 압박했다는 사실을 등장했다.

박 전 회장과 친분이 두터운 법조계 인사 ㄱ씨는 28일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박 전 회장이 2009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의 수사를 받을 때 측근들에게 '반기문까지 덮어버리고 나에게만 압박수사를 한다'는 취지로 얘기했다"며 "박 전 회장이 이 사실을 공개하려 했지만 '기획수사' 의혹 언론보도가 나면서 검찰이 외부에 흘리지 말라고 압박해 알리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ㄱ씨는 "어떤 형태였는지는 모르겠으나 당시 검찰이 반기문 총장 관련 수사는 덮었다고 들었다"며 "노 전 대통령을 공격하는 수사에서 검찰이 반 총장까지 공격하기가 부담스러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향신문은 2007년 취임해 3년차를 맞이하는 반 총장이 뇌물수수 논란에 얽히면 국가적 차원의 불명예가 될 수 있기 때문에 검찰이 수사를 하지 않기로 결론을 냈다는 ㄱ씨의 주장을 덧붙였다.

또 ㄱ씨에 따르면 2009년 4월 초 검찰의 기획수사 의혹이 제기되고 수사 내용이 수차례 보도되자 당시 대검 중수부 측에서 박 전 회장에게 수사 관련 내용을 말하지 말라고 압박했다. ㄱ씨는 박 전 회장 수감생활 초기에는 수차례 만났지만 검찰의 압박이 있은 후에는 발길을 끊어야 했다고 전했다.

박 전 회장 측이 관련 사실을 부인하고 있는 데 대해서 ㄱ씨는 "박 전 회장 자신도 뇌물공여죄가 적용될까봐 두려워하고 있다"며 "2009년 수사에 대한 트라우마(후유증)도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26일 노컷뉴스는 단독보도를 통해 지난 2009년 '박연차 게이트'를 수사했던 이인규 전 대검찰청 중수부장이 반 총장의 대망론에 대해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에게) 돈 받은 사실이 드러날 텐데 어쩌려고 저러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노컷뉴스는 이 전 중수부장이 "반기문 웃긴다. 저런 사람이 어떻게 대통령이 되겠나"라고 비판했다고 전했다.

또 보도에 따르면, 박 전 회장은 당시 외교통상부 장관을 맡고 있던 반 총장에게 돈을 준 이유에 대해 "베트남 주석을 국빈 자격으로 한국에 초청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취지였다"고 진술했지만 검찰은 진술조서에 기록으로 남기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날 오전 9시44분 기준 반 총장의 대표 테마주로 분류되는 지엔코는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전장보다 0.26% 내린 7680원을 기록했다. 이밖에 성문전자(1.92%), 광림(0.77%), 씨씨에스(1.62%) 등 다른 반 총장 테마주들 역시 약세를 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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