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박은미 기자] 연말이 앞두고 은행 등 금융권의 인사가 마무리됐다. 이번 인사를 보면 연공서열 보다는 능력 중심의 파격인사가 주를 이뤘다. 여성 임원과 50세 고졸출신 부행장 발탁 등 파격적인 인사가 눈길을 끌었다. 보수적인 은행권도 ‘성과만 있으면 누구나 승진할 수 있다’는 성과주의 문화를 정착시켜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김도진 IBK기업은행장 (사진=뉴시스)

IBK기업은행, 혁신 강조

기업은행은 김도진 기업은행장 내정자의 첫 임원인사를 시작으로 내년 대대적인 인사가 예상된다.

IBK기업은행은 지난 28일 서울 중구 을지로 본점에서 제25대 김도진 은행장의 취임식을 열었다.

김도진 은행장은 취임 일성으로 기업은행 전체에서 비은행부문 수익을 20% 이상까지 끌어올리겠다고 공언했다.

김 행장은 "현재의 금융환경은 풍전등화”라며 “이를 극복하고 IBK의 생존과 발전을 담보하는 길은 변화와 혁신 밖에 없으며 기존 관행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더불어 중소기업금융 강화를 위해 강하고 탄탄한 은행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영 계획으로는 ▲외환, IB, 신탁 등 비이자 수익 확대 ▲스마트 뱅킹, 핀테크 분야 개척 지속 ▲적극적인 해외진출로 해외이익 비중 20% ▲은행과 자회사간, 자회사 상호간 시너지 강화로 비은행부문 비중 20% 등을 제시했다.

특히 김 행장은 자산의 구성과 질을 개선하기 위해 이자에 편중된 수익구조도 바꿔나갈 계획이다. 저금리·저성장 장기화에 따른 이자수익 급감에 대비해 외환과 투자은행(IB), 신탁 부문의 수익을 대폭 늘릴 것을 주문했다.

IBK기업은행은 내년 1월 중순 3명의 임원을 포함한 전 직원의 인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박춘홍 전무와 시석중 마케팅그룹 부행장, 김성미 개인고객그룹 부행장이내년 1월 3년의 임기를 마치는데다 김 행장이 맡았던 경영전략그룹장도 공석이다. 여기에 IBK신용정보, IBK자산운용, IBK캐피탈 등 계열사 3곳 수장의 임기도 종료된다.

업계에서는 조직 분위기를 잡고 간다는 경영의지를 보이기 위해 김 행장이 큰 폭의 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관측했다.

 

KB금융, 계열사 간 시너지 극대화

KB금융은 이번 조직개편 인사에서 계열사 간 시너지 확대와 협업체계 강화에 초점을 뒀다.

KB금융은 지난 28일 인사에서는 3사(지주·은행·증권) 겸직 체제를 도입했다. KB금융에서 3사 겸직 인사가 단행된 것은 처음이다.

KB국민은행 부행장이 자산관리(WM)와 기업투자금융(CIB) 부문에서 지주·은행·증권 3사를 총괄하도록 한 것이 대표적이다.

여성 임원의 약진도 눈길을 끈다. 특히 KB금융지주 계열사인 KB신용정보 대표이사에 내정된 김해경 부사장은 그룹 최초 여성 대표이사다. 지주 은행 증권 3사의 자산관리(WM) 부문을 총괄하는 KB금융 부사장 자리에 내정된 박정림 전 은행 여신그룹 부행장도 여성이다.

박정림 전 은행 여신그룹 부행장과 더불어 전귀상 CIB그룹 부행장은 KB금융 부사장으로 임명됐다. 이들은 기존 국민은행 부행장직을 맡고 통합KB증권 부문장직도 수행, 3사(지주·은행·증권) 겸직을 하게 된다.

현대증권 인수를 이끌었던 이동철 KB금융 전무는 KB금융 전략총괄 부사장으로, 김기환 리스크관리 총괄 상무와 신홍섭 홍보·브랜드 총괄 상무도 전무로 각각 승진했다.

이는 올해 현대증권을 품에 안은 KB금융이 계열사 간 협력을 끌어올려 경쟁력은 높이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국민은행에서는 허정수, 오평섭, 이용덕 전무가 각각 경영기획그룹, 고객전략그룹, 여신그룹 부행장 자리에 올랐다.

전무, 상무, 본부장 등에 대한 승진인사도 이뤄졌는데 특히 자본시장본부 본부장으로 승진한 하정 본부장은 1967년생으로 최연소 본부장 타이틀을 얻었다.

 

KEB하나은행, 고졸출신 부행장 파격

KEB하나은행이 창립 이래 사상 최대 규모의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특히 이번 임원인사의 주요 특징은 대규모 본부장 승진이다. 본부장 40명중 16명(40%)이 승진이나 교체며 최대의 본부장 승진인사가 단행됐다. 특히 승진대상은 영업 실적이 뛰어나고 직원과의 소통 능력이 있는 현장관리자인 영업점장들이 들이었다. 이는 능력과 성과중심의 인사문화 정착 및 조직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 넣기 위한 인사로 풀이된다.

이외에도 임원 62명(은행장, 상임감사 제외)중 총 26명 약 41.9%가 승진했다.

KEB하나은행은 한준성 미래그룹 전무를 미래금융그룹 부행장으로, 정정희 여신그룹 전무를 기업영업그룹 부행장으로, 장경훈 하나금융 그룹전략총괄 겸 경영지원실장 전무를 개인영업그룹 부행장으로 각각 승진시켰다.

이들 승진인사 모두가 60년대생에 50대다.

특히, 고졸인 한준성 신임 부행장의 경우 1966년생으로 은행권 부행장 중 최연소자로 기록됐다, 장경훈 개인영업그룹 부행장 또한 1963생으로 성공적인 세대교체가 이뤄졌다는 평가다.

 

우리은행 민영화 잔치, 내년에도 이어질 듯

민영화에 성공한 우리은행은 내년초 이광구 행장의 연임 가능성이 높다. 임원 인사 폭도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민영화 이후 첫 인사인 만큼 직원들의 사기 진작 및 성과주의 강화 차원이다.

특히 임기 만료를 앞둔 임원이 많아 ‘물갈이’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우리은행의 임원은 이 행장을 포함 14명이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남기명 국내그룹장, 손태승 글로벌그룹장, 이동건 영업지원그룹장의 임기가 올해 말로 종료된다.

앞서 우리은행은 역대 최대 규모의 지점장 승진 인사로 화제를 모았다. 특히 은행 영업의 최고 격전지인 서울 강남영업본부에 프라이빗뱅커(PB) 출신 여성 본부장 2명을 배치해 눈길을 모았다. 우리은행 측은 PB영업 경험이 풍부하고 전국에서 영업 1, 2위를 다툰 여성 본부장 2명을 전진 배치해 영업 경쟁력을 강화시키려는 취지라고 밝혔다.

또한 최근 부지점장 177명을 지점장으로 승진시켰다. 이는 작년에 비해 20% 늘어난 수치로 우리은행 출범 이후 최대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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