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박은미 기자] 바닥을 쳤던 우리나라 수출이 올해는 상승세로 전환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우리나라는 월간 수출 통계가 집계된 1970년 이후 최악의 성적을 기록했다. 갤럭시노트7 단종에 따른 휴대폰 수출 차질, 자동차 판매하락 등의 영향으로 2년 연속 감소세를 이어가며 부진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 세계 10대 수출국 중에 우리나라의 수출 감소율(-5.9%)은 브렉시트 후폭풍 겪고 있는 영국(-12.3%)에 이어 두 번째를 기록했다.

다만 올해는 3년만에 증가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국제 유가가 상승세로 돌아서고 주력 수출 품목의 단가가 회복되면서 지난해 하반기인 11월과 12월에 이미 증가세로 전환됐다. 정부와 업계에서는 올해도 이 같은 흐름이 이어진다면 2.9%대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산업부, 내년 2.9% 성장 기대

1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2016년도 수출은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5.9% 감소한 4955억4300만 달러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수입은 4057억1600만 달러로 7.1% 줄었으며, 무역수지는 890억2700만 달러로 전년에 비해 4억 3100만 달러 감소했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수출은 불안한 출발을 보였다. 국제유가 하락의 여파로 전년대비 19.1% 감소했다.

수출 감소폭은 우리나라의 주력품목의 물량 증가와 수출 단가가 회복하면서 지난 5월과 6월, 두 달 연속 한 자릿수로 줄어들었다.

이후 반도체·평판디스플레이·석유화학 등 주력 품목의 선방으로 지난해 8월, 20개월 만에 플러스로 돌아섰다.

결국 11월을 시작으로 두 달 연속 수출 증가를 기록하며 반전에 성공했다. 이에 따라 4분기 수출은 전년 동기대비 1.9% 증가하며 2014년 4분기 이후 2년 만에 '증가'로 전환됐다.

이민우 산업부 수출입과장은 "연간 수출은 세계경제·교역 둔화와 주력품목 단가하락, 자동차 파업과 신형 스마트폰 단종 등으로 감소했으나 분기별 증감률은 지속적으로 개선됐다"며 "실제로도 무선통신기기를 제외한 12개 주력품목의 하반기 수출은 상반기 대비 증가세로 전환됐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이 같은 흐름이 이어진다면 올해에는 지난해보다 2.9%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세계경제·교역 성장률 개선과 유가 상승, 반도체·디스플레이·석유화학 등 주력품목 수요가 늘어나면서 수출이 2.9% 성장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특히 단가 상승과 수요 확대로 디스플레이·컴퓨터·석유제품·석유화학은 지난 해보다 5% 이상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더불어 무선통신기기 등 IT 제품군과 석유화학, 석유제품, 철강 등 소재산업군이 수출 증가를 견인할 것으로 평가됐다.

5대 유망 소비재인 화장품과 의약품 수출도 중화권 수출 증가세와 바이오시밀러 수출 본격화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강화와 중국의 중간재 자급률이 높아지는 점은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업계, 2-3%대 약진 예상

업계 전문가들 또한 지난해보다는 수출이 호전될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다만 보호무역주의 확산, 세계적 저성장, 공급과잉 등 불안 요인도 적지 않아 관망은 힘들다고 우려했다.

한국무역협회는 우리나라 수출이 2017년 증가세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무역협회는 ‘2016년 수출입 평가 및 2017년 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수출과 수입이 각각 3.9%, 7.3%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유가 상승 등의 영향으로 수출 증가세 보다 수입 증가세가 더 가팔라질 것으로 내다봤다.

품목별로는 석유화학·석유제품 등 원유 관련 제품, 디스플레이 등의 내년 수출이 올해보다 5%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반도체, 일반기계, 무선통신기기, 철강 등도 다소 회복할 것으로 전망됐다. 반면 선박, 자동차부품 등의 감소세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도 현대경제연구원은 3.8%,  한국개발연구원(KDI)은 2.4%, 포스코경제연구소와 산업 연구원(KIET)은 각각 3.2%, 2.1%의 수출 증가율을 예측했다.

미국 골드만삭스와 일본 최고의 증권사인 노무라증권도 한국의 수출 시장이 수출 단가 회복과 원화 가치 하락 등에 힘입어 점진적으로 나아질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다만 미국의 금리 정상화로 인해 2017년에도 달러 강세 및 원화 약세가 예상됨에따라 수출 금액 부분은 증가세로 전환되겠지만 물량 증가세가 확대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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