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박은미 기자] 본격적인 초대형 증권사 시대가 도래했다. 현대증권과 KB투자증권의 통합사인 KB증권이 2일 공식 출범하면서 '초대형 IB(투자은행) 춘추전국시대'가 활짝 열린 것. 앞서 정부는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인 증권사를 초대형 IB로 육성 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형 증권사는 수혜 대상에 들기 위해 M&A와 유상증자 등으로 최근까지 몸집을 불리며 쩐의 전쟁에 돌입했다. 그 결과 자기자본 규모를 4조원 이상으로 키워낸 ‘빅5’ 자리는 KB증권을 비롯해 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이 꿰찼다. 

 

(사진=뉴시스)

통합 KB증권, 통합 미래에셋대우 공식 출범

국내 증권사의 맏형격이었던 현대증권과 대우증권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각각 KB증권과 미래에셋대우로 새로운 문패를 달고 초대형 IB시대의 개막을 알렸다.

현대증권과 KB투자증권의 통합사인 KB증권은 지난 2일 공식 출범했다.

KB증권은 자기자본 4조원대 규모의 초대형 투자은행(IB)이다. 기존 현대증권의 강점이었던 경영 인프라 및 자산관리(WM)역량에 KB투자증권의 IB와 홀세일(Wholesale)부문을 합쳐 균형 있는 사업 경쟁력을 확보했다.

KB증권은 WM부문과 IB부문의 경우 은행-증권간 시너지창출을 위해 부문장이 은행, 증권을 아우르는 겸직 체계로 조직개편을 실시했다. WM사업부문을 강화해 국내정상의 자산관리 하우스로 거듭나고, 최고의 기업솔루션을 제공하는 투자형 IB 육성을 통해 투자파트너로 발전시키겠다는 전략이다.

이밖에도 양사 직원간 화학적 결합을 위해 변화관리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등 통합 성과창출을 위한 시동을 걸고 있다.

정유년 새해와 함께 자기자본 6조7000억을 확보한 통합 미래에셋대우도 공식 출범했다. 지난달 30일 미래에셋대우와 미래에셋증권의 합병으로 7조원에 육박하는 국내 최대 ‘공룡 증권사’가 등장한 것이다.

통합 미래에셋대우는 이에 그치지 않고 올해 8조원 규모 증권사로 도약한다는 포부다. 조웅기 미래에셋증권 사장은 지난해 임시 주주총회에서 "올해 결산을 통해 약 3000억원 이익을 더하면 연초 자기자본은 7조원에 달한다"며 "내년 합병 법인의 자사주 매각으로 1조 원을 추가 확충할 수 있다"고 공언했다.

 

(사진=뉴시스)

4조 넘어 '8조' 시대 열까

앞서 정부는 국내 증권사들의 자기자본 규모를 기준으로 올 2분기부터 '초대형 IB'를 육성할 방침을 밝혔다. 자기자본이 4조원 이상인 증권사가 초대형 IB 육성 대상이다.

정부는 지난해 8월 자기자본 4조원 이상 증권사에 1년 이하의 어음발행과 외국환 업무를 허용하고, 8조원을 넘으면 종합금융투자계좌(IMA)와 부동산담보신탁 업무를 인가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IMA는 고객의 예탁금을 통합해 기업금융자산 등에 운용, 그 수익을 고객에게 배당하는 계좌를 말한다. 이어 지난해 12월에는 이런 내용을 담은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이에 대형 증권사들이 앞 다퉈 인수합병(M&A)과 유상증자를 통해 자본확충에 나섰다.

지난달 30일 출범한 통합 미래에셋대우는 자기자본 6조7000억을 확보하면서 단숨에 업계 1위로 올라섰다. 이어 금융당국이 내건 IMA 업무를 독점으로 부여받기 위해 8조원 규모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NH투자증권(4조6000억원)의 경우 지난해 이미 4조원을 넘어선 상태였다. 다만 NH투자증권이 미래에셋증권에게 빼앗긴 1위 자리를 다시 탈환하기 위해 추가적인 자본확충을 시도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KB증권(4조원)도 합병에 성공하며 '초대형 투자은행 육성 방안'의 수혜 대상에 들어갔으며, 삼성증권(4조1000억원)과 한국투자증권(4조원)도 유상증자를 통한 자금 마련을 통해 4조원 돌파에 성공했다. 삼성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은 각각 3544억원, 1조6920억원의 유상증자 결정했다.

빅5는 국내 초대형 IB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기 위해 피튀기는 경쟁을 예고 하고 있다. 과연 국내 증권사 중 초대형 IB 육성의 최종 단계인 자기자본 8조원을 누가 먼저 넘겨 글로벌 IB로 도약할지 귀추가 주목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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