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최순실 진술 지렛대 역할 기대, 정씨 진술 내용도 주목

정유라가 3일 덴마크 올보로에서 긴급체포된 후 법원에서 구금 연장 재판을 받기 직전 현지에서 취재 중인 기자들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길바닥저널리스트 페이스북 캡처, 뉴시스)

[뉴스포스트=최병춘 기자] 최순실(60)씨의 딸 정유라(21)씨가 덴마크에서 체포되면서 이화여대 특혜와 삼성그룹 지원 의혹에 대한 수사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검의 정씨의 신병 확보는 이대 부정입학과 학사관리 특혜, 삼성그룹 지원 의혹 등이 주요 수사대상이지만, 국정농단의 실체규명을 위한 최씨의 진술을 이끌어낼 고리로서 기대가 높다.

최씨는 지난달 26일 서울구치소에서 열린 국회 청문회에서 ‘박 대통령보다 딸이 더 걱정된다’는 심경을 토로하기도 했다. 검찰과 특검이 제기한 혐의에 대해 모두 부인하고 있는 가운데 딸 정씨에 대한 이야기에서 심리적으로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는 국회 특별조사위원들의 묘사가 주목받기도 했다.

특검 수사 초기부터 정씨의 신병 확보는 최씨의 입을 열기 위한 전략 가운데 하나로 해석돼 왔다.

특검이 지난달 21일 현판식을 갖고 정씨에 대한 체포영장 발부로 본격적인 수사의 포문을 열고 이화여대 특혜 의혹에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는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 이해되고 있다.

국정농단 실체 열 열쇠, 정씨 진술 주목

정씨의 입을 통한 진술 내용에도 주목하고 있다. 정 씨를 통해 지금까지 드러나지 않은 내용을 밝혀 특검 수사의 향방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덴마크 현지에서 진행한 인터뷰 내용이 주목받았다. 법정에서 이화여대 입학 및 학사 과정에서 받은 특혜, 삼성그룹으로부터 말 구입비 등을 지원받는 과정에 최씨의 주도하에 이뤄진 것으로 자신의 역할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세부 내용도 알지 못한다고 밝혔다.

특검팀이 주요하게 보고 있는 업무방해 등 혐의를 모두 부인하고 있는 셈이다. 또 ‘박근혜 대통령과의 친분’에 대해서는 “아버지 정윤회가 박근혜 당시 국회의원과 일할 때인 초등학교 때 봤지, 이후로는 본 적이 없다”며 10여년 전 결혼식 때 박 대통령을 봤다는 장시호씨와 일관된 발언을 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특검의 수사를 뒷받침할 진술도 일부 흘러나왔다. ‘이화여대 특혜’와 관련해 “자신은 모르고 엄마 최순실씨가 알아서 했다”거나 “아이를 낳고 독일로 왔기 때문에 (엄마에게)자퇴를 요구했지만 안들어갔다”, “아예 학교를 간적이 없었다. 고수가 누군지 잘 몰랐다” “나도 몰랐는데, 학점이 나왔다”고 진술했다.

또 최근 청와대 출입 의혹이 제기된 ‘주사 아줌마’ 존재에 대해 언급하기도 했다.

기자들이 대통령의 세월호 7시간에 대해 이야기를 들은 것이 있냐고 묻자 정씨는 당시 어머니인 최씨와 사이가 틀어져 알수가 없었다면서도 “일단 주사 아줌마 백실장님이 누군지 알 것 같다”고 답했다. 또 정 씨는 “차은택씨도 테스타로싸라는 커피숍에서 차은택씨도 딱 한번 봤다”고 밝히기도 했다.

국내 송환 언제?

하지만 정씨를 국내 송환해 특검이 직접 수사에 나서기 까지는 순탄치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특검은 오는 2월말 1차 수사기간이 끝난다. 가능한 연장 기한도 한 달 정도로 특검의 정씨 수사 기간이 촉박한 만큼 국내 송환에도 속도를 내야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3일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불구속 수사를 보장해주면 자진 귀국하겠다는 정 씨의 주장을 일축하고 강제 송환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구속·불구속 결정은 수사 대상자와 협상할 성질의 것이 아니라고 판단, 정공법을 선택한 셈이다.

정씨는 앞서 정씨는 1일(현지시간) 덴마크 경찰에 전격 체포되고 나서 우리 정부 측에 불구속 수사 보장을 전제로 자진 귀국하겠다는 의사를 전했다.

특검은 정씨에 대해 업무방해 등 혐의로 최근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기소중지·지명수배하고 인터폴에 ‘적색수배’ 발령을 요청한 상태다. 특검은 외교채널을 통해 정씨에 대한 범죄인 인도 요청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덴마크 현지 법원의 결정으로 정 씨의 구속 기간은 이달 30일까지 4주간 연장된 상태다.

범죄 혐의가 명확히 소명되면 절차에 따라 정씨가 국내로 송환될 가능성이 크지만, 정씨 측이 인도적 측면을 강조하며 송환 결정에 대한 불복 절차를 밟는 등 적극 방어에 나서게 되면 송환이 지연될 수 있다.

덴마크 당국이 정씨를 강제추방하는 경우도 배제할 수 없다. 이 경우 빠른 국내 송환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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