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전통마을에서의 놀이

템플스테이 중 하나, 오감을 즐길 수 있는 다도체험

한복을 입고 그 시대의 느낌을 공유해보자

 

구불구불 이어지는 돌담길 따라 기와지붕이 너울대는 옛 마을에는 가을이 소복하다. 노란 은행나무 아래서 떡메치고, 제기 차며 시간가는 줄 모른다. 350여 년 전 옛 서원에 가면 고운 한복 입고 활쏘기 하고, 아슬아슬 널뛰기에 웃음꽃을 피어난다. 천년고찰에서 마시는 차는 또 어찌 그리 향기로운지. 옛 향기 그윽한 대구의 하루가 짧기만 하다.

(사진=한국관광공사 제공)

400년 풍경 간직한 옻골마을

 

대구는 알면 알수록 양파 같은 도시다. 한국관광의 별에 뽑힌 인기여행지이며, 섬유의 도시라 불리는 멋쟁이 도시이다. 전국 미식가들이 군침을 삼킬 정도로 대구는 맛있기로 소문났다. 더 놀라운 건 유구한 역사다. 400년 동안 경상도를 호령한 경상감영의 도시이며, 동화사와 부인사 등 천년고찰을 품고 있다. 옛 풍경을 간직하고 있는 전통마을이 있다.

빠르게 변하는 대도시에 옛 모습을 고이 간직한 마을이 있다는 게 고마운 마음이 든다. 복잡한 도심을 벗어난 지 5분 남짓 되었을까? 타임머신을 타고 조선시대로 날아온 듯 예스런 마을이 짠하고 등장한다. 커다란 회화나무가 마을 입구에 서 있다. 고개를 직각으로 올려다봐도 끝이 보이지 않는 크기로 마을의 나이가 짐작되고도 남는다. 회화나무를 지나면 느티나무 숲이 기다린다. 어른 서넛이 손을 맞잡아야 안을 수 있을 만큼 굵은 느티나무가 그늘을 드리운다. 그 아래 쪼르륵 놓인 벤치는 딴 세상 풍경처럼 평화롭다.

(사진=한국관광공사 제공)

마을에는 돌담길이 정답게 이어지고, 그 너머 기와지붕들이 넘실거린다. 골목길을 따라 걷기만 해도 기분 좋은 시간이다. 옻골마을은 400년 역사의 전통마을이다. 경주 최씨 집성촌인 이곳은 1616년에 학자 최동집이 들어와 살면서 이루어졌다. 마을 안쪽에는 경주최씨 종가인 백불고택이 있다. 1694년에 지어 대구에서 가장 오래된 살림집이다.

옻골마을에는 다양한 전통체험이 진행된다. 고택에서 즐기는 전통체험이라 더 특별하다. 도착하면 우선 한복으로 갈아입는다. 옷이 날개라고 했던가? 한복을 입으니 천사가 된 기분이다. 입는 것만으로 손가짐이 우아해지고, 걸음걸이가 차분해진다. 한복을 입어서 인지 어른을 대할 때 인사하는 법과 큰절이 평소에 해온 듯 몸에 착착 붙는다.

(사진=한국관광공사 제공)
(사진=한국관광공사 제공)

떡메치기는 정말 재미있다. 커다란 떡메를 머리 위로 들어 올렸다가 떡에 내리치는 것이 재미있고 신기하다. 쿵덕쿵덕 직접 만든 떡에 고물을 묻히면 맛있는 인절미가 된다. 내손으로 금방 만들어 먹는 떡은 정말 꿀맛이다. 떡메치기가 끝나면 동계정에 올라 다도체험을 한다. 마당에는 우수수 은행잎이 떨어지고, 방안 가득 차향이 퍼진다. 지금껏 마신 차는 잊어도 좋다. 머릿속까지 맑아지는 차 맛이 최고다.

넓은 마당에는 전통놀이가 넘쳐난다. 윷놀이, 투호, 제기차기, 널뛰기 등 놀다보면 시간이 눈 깜짝할 새 지나간다. TV도 컴퓨터도 없던 시절, 그때처럼 스마트폰도 던져버리고 온몸으로 노는 시간이 즐겁기만 하다. 옻골마을에는 단체체험이 없는 시간에 개별체험이 가능하다. 전화로 체험시간을 문의해 보는 것이 좋다.

(사진=한국관광공사 제공)
(사진=한국관광공사 제공)

내 몸에 녹색 불을 켜다, 동화사 다도체험

TV, 컴퓨터에 스마트폰까지 전자기기의 노예가 된 요즘, 몸과 마음에 빨간불이 켜진지 오래다. 바쁜 일상에 지친 몸을 고요히 쉬게 할 방법이 없을까 생각한다면 동화사 다도체험을 떠나보자. 동화사로 말할 것 같으면 신라시대에 심지왕사가 세운 천년고찰이다. 대구 최고의 명산 팔공산 품에 포옥 안겨있는 곳이다. 한마디로 스마트폰 잠시 꺼두어도 좋은 곳이다.

일요일 오전 9시! 티끌하나 없이 맑은 아침 공기가 그윽한 동화사를 찾았다. 높은 바위 벼랑 위에 앉은 마애불좌상을 지나 봉황문으로 들어서면 계곡물 소리 따라 걷기 좋은 풍경이 이어진다. 동화사 경내로 진입하는 해탈교를 건너기 전에 오른쪽 약수암 방향으로 길을 잡으면 템플스테이 장소가 나온다. 물소리 새소리에 마음의 먼지들을 훌훌 털어버리고 강당으로 들어섰다.

정갈하게 놓인 다기 앞에 자리를 잡고 앉으면 다도체험이 시작된다. 본격적인 다도체험에 앞서 전통 인사예절부터 가르쳐준다. 손을 배꼽에 모으고 허리를 숙여 인사를 할 때 남자는 왼손이, 여자는 오른손이 위에 오도록 포개는데, 그 이유가 귀에 쏙쏙 들어오도록 재미있다. 남자한복은 하늘의 기운을 많이 받도록 위로 열려있고, 여자한복은 땅의 기운을 받도록 아래로 열려있다는 한복의 철학도 흥미진진하다. 한복의 예절, 큰절하는 법까지 모두 섭렵한 뒤 드디어 다도체험 시작이다.

(사진=한국관광공사 제공)

차는 오감으로 즐기는 것. 조용히 물 따르는 소리를 듣고, 차의 은은한 색을 즐기고, 그윽한 차향을 맡는다. 그리고 따뜻한 찻잔을 느낀 다음 마지막으로 천천히 차 맛을 음미한다. 한 잔 두 잔 잔이 거듭될 수 록 내 몸에 그린라이트가 서서히 밝아지는 것을 느낀다. 차를 맛있게 우리는 방법부터 차를 잘 보관하는 방법까지 자세히 알게 되는 알찬 시간이다.

동화사 다도체험은 템플스테이 프로그램 중 하나다. 하지만 템플스테이를 하지 않고 다도체험만 신청해도 된다. 다도체험 후에 동화사 경내를 둘러봐도 좋다. 팔공산을 배경으로 비로암 삼층석탑, 마애불좌상, 석조비로자나불좌상, 금당암 삼층석탑, 흥진국사탑 등 구석구석 숨겨진 11점의 보물을 찾아보며, 천년 고찰의 향기에 젖어도 좋다.

(사진=한국관광공사 제공)
(사진=한국관광공사 제공)

한복입고 즐기는 구암서원 전통체험

대구 근대골목이 시작되는 청라언덕 아래에는 옛 구암서원이 자리 잡고 있다. 삐뚤빼뚤 좁은 골목길을 따라 들어가면 350여년의 역사를 간직한 고택과 마주하게 된다. 1664년에 세워진 구암서원은 서침의 덕을 기리기 위해 만들어졌다. 서침은 자신의 땅을 세종임금에게 내놓으며 대구백성들의 세금을 줄여달라고 했던 위대한 선비이다.

(사진=한국관광공사 제공)

구암서원에는 전통체험 프로그램을 진행중이다. 한복을 입어보고, 전통예절을 배운다. 그 외에 다도체험과 활쏘기 그리고 서당체험을 해볼 수 있다. 마당에는 윷놀이와 제기차기, 널뛰기와 고리던지기 등 신나는 전통놀이들이 마련되어 있다. 아쉬운 점은 20명 이상 단체로만 체험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다만 숙박체험은 개별여행자들도 얼마든지 신청할 수 있다. 오랜 고택에서 하룻밤 머무는 것은 잊지 못할 추억을 선사한다. 창문을 열면 자연이 문 앞에 있고, 처마 끝에 별빛이 총총 쏟아진다.

(사진=한국관광공사 제공)
(사진=한국관광공사 제공)

 

<여행정보>

▶옻골마을전통체험장

-주소 : 대구광역시 동구 옻골로 188

-문의 : 053-424-2237

 

▶동화사 템플스테이

-주소 : 대구광역시 동구 동화사길 1

-문의 : 053-980-7979

 

▶옛구암서원(전통문화체험관)

-주소 : 대구광역시 중구 국채보상로 492-58

-문의 : 053-428-9900

 

▶주변 음식점

-교동따로식당 : 따로국밥 / 대구광역시 중구 국채보상로 563 / 053-254-8923

-국일따로국밥 : 따로국밥 / 대구광역시 중구 국채보상로 571 / 053-253-7623

-커피 앤 스토리 : 핸드드립커피 / 대구광역시 동구 팔공산로185길 71 / 053-551-2121

 

▶숙소

-경주 최씨 백불고택 : 대구광역시 동구 옻골로 195-5 / 010-3708-4408

-옻골마을 금전고택 : 대구광역시 동구 옻골로 195-2 / 010-3708-4408

-팔공산온천관광호텔 : 대구광역시 동구 팔공산로185길 11 / 053-985-8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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