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선초롱 기자] 주류업계에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술과는 거리가 먼 유통업체, 패션업체가 잇따라 주류사업에 뛰어들고 있는 것. 또 김영란법(청탁금지법) 시행과 1인가구 증가 등으로 주류업계의 판도가 변화하고 있는 중이다.

(사진=뉴시스)

이마트, 주류 유통에서 제조까지?

주류업계에 뛰어든 유통업계는 국내 대형마트 1위인 이마트다. 이마트는 지난해 중순 주류 시장 진출을 선언하고, 같은 해 연말 ‘제주소주’ 지분을 100% 취득해 자회사로 편입시켰다.

대형마트가 주류업체를 통째로 사들인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소문난 애주가인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이번 인수 과정에 적극적인 역할을 했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이마트는 제주소주를 국내외 시장에서 점진적으로 영토를 넓히기 위해 추가 출자, 채용, 신제품 개발 등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정용진 와인으로 유명한 ‘G7’의 성공과 이번 소주 시장의 진출과 관련, 이마트가 자체브랜드(PB) 상품 유통 단계를 거쳐 제조업 쪽으로 한 걸음 더 나아가는 과정이라고 보고도 있다.

이에 이마트 관계자는 <뉴스포스트>와의 통화에서 "와인, 맥주, 소주사업은 계열사 별로 각각의 판단에 의해 진행된 것"이라며 "주류사업에 본격 진출했다고는 보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마트는 제주지역에 점포가 3개가 있는 등 제주와의 교류가 많은 편"이라며 "이런 이유로 제주지역의 향토기업인 '제주소주'를 우선적으로 키워보고자 인수를 한 것"이라고 말했다.

제조와 관련해서는 "아직까지는 인수를 완료한 단계로 구체적인 신제품 계획은 없다"고 전했다.

LF, 맥주사업 뛰어든 이유는?

유통업체에 이어 패션업체 ‘LF’도 주류사업 진출을 선언했다. LF는 주류 유통업체 ‘인덜지’ 지분을 50% 이상 매입해 이달 안으로 편입할 예정이다.

인덜지는 국내 판매 1위를 기록하고 있는 스파클링 와인 ‘버니니’, 프리미엄 데킬라 ‘페트론’, 크래프트 맥주 ‘브루독’ 등 해외 주류를 국내에 수입해 유통하는 회사다. 특히 올 하반기 강원도 속초에 맥주 증류소 공장을 설립, 소규모 맥주(크래프트 비어) 공급 사업을 본격화할 계획을 갖고 있다.

LF 측은 "국내 맥주시장은 90% 이상의 시장점유율을 소수의 주류 회사가 장악하고 있는 비균형적인 시장구로를 지니고 있는데, 최근 3년 간 수입맥주의 성장률이 30%를 상회하고 수제맥주 시장은 매년 100% 성장률을 기록하는 등 의미심장한 변화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LF의 투자를 받은 인덜지는 주류 유통, 양조 사업 경쟁력을 바탕으로 소비자의 입맛과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미래생활문화기업을 지향하는 LF는 향후 인덜지의 주류 사업 노하우와 LF의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운영 역량과의 시너지를 통해 고객에게 좀 더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음주문화 변화…1인가구 증가·김영란법 탓

주류업계 판도를 뒤흔들 요인으로는 외부 환경의 변화도 꼽힌다. 1인 가구 증가와 김영란법 시행 등으로 음주 문화가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혼술(혼자 술 마시기)’ 문화의 확산으로 수입 맥주 시장이 빠른 속도로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소주와 전통주 등의 고급화와 위스키 시장에서 저도주의 성장세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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