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부 선초롱 기자

[뉴스포스트=선초롱 기자] 지난해 한국사회는 때 아닌 ‘개‧돼지’ 발언이 논란이 된 적이 있다. 한 교육부 고위관료가 정부 시책 추진 관련 일반 시민들을 개‧돼지라 비하해 부른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기 때문이다.

발언 사실이 알려진 뒤 해당 공무원은 면직 처리됐으나 그 파장은 상당했다. 소위 말하는 우리 사회 상류층 상당수가 일반 서민들을 대하는 인식이 이와 같다는 지적이 쏟아졌기 때문이다.

그리고 최근 발생한 국정농단 사태 자체가 재벌과 특권층의 이익 추구 때문이었다는 게 세간의 일반적인 평가다.

실제 우리 사회는 갈수록 격화되는 계층 양극화 현상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서민층은 갈수록 살기 어려워지고 부유층의 부는 세대를 거듭하며 축척되어가는 모습이다.

다만 한 가지 우리 스스로가 돌이켜 봐야 할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 끊임없는 계층 분화 속 그에 따른 폐해를 지적하며 개선을 요구하는 우리 역시, 자신보다 하위계층이라 스스로 여기는 사람들에게 또 다른 폭력을 가하고 있진 않는가 하는 점이다.

이와 관련 11일 광주비정규직지원센터가 발표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광주 지역 내 아파트 경비원 212명 가운데 상당수는 입주민의 폭력 앞에서 참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 경비원은 평균 나이 66세 이상에 비정규직이며 월 140만원 정도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이들 스스로는 자신들의 생활수준을 빈곤 차상위계층 또는 빈곤층이라 답했다.

최근 한 온라인 게시판에서는 아버지가 AS기사라는 한 젊은이의 글이 올라와 화제가 되기도 했다.

전자제품 AS를 위해 아버지가 한 가정을 방문했는데 그 집 주인이 수고비로 1만원을 줬고 이를 한사코 거절했음에도 계속 받아가려고 해서 받아왔는데, 이후 전화로 실시되는 서비스평가에서 최하점을 주고 그 이유로 돈을 받아서라 답했다는 것이다.

아파트 경비원에게 폭언이나 폭행을 일삼은 이들 전부가 소위 말하는 상류층 인사들이었다고 보긴 어려울 것이다. AS기사에게 1만원을 건네고 그를 조롱한 시민 역시 일반인일 것으로 추정된다.

우리 스스로가 개·돼지가 아니라는 사실은 우리가 증명해야 한다. 국정농단 세력과 다르고 교육부 고위 관료가 다르다는 건 말이 아닌 우리의 행동으로 보여줘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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