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박은미 기자] 금호타이어 매각 본입찰의 날을 맞아 그룹전체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금호타이어가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쏠리는 상황이다. 박 회장은 신년사에서 "금호타이어 인수는 그룹 재건을 마무리하는 마지막 과제"라고 표현할 정도로 확고한 의지를 드러내왔다. 입찰에 참여하지 않은 제3자가 우선으로 사들일 수 있는 권리인 '우선매수청구권'을 보유하고 있는 박 회장으로서는 본입찰이 최대한 낮은 가격에 성사되는 게 가장 긍정적인 시나리오다. 때문에 매각에 참여한 중국업체들이 매각 가격으로 점쳐졌던 1조원을 웃도는 금액을 제시할지가 관전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본입찰 中기업 '3파전'...고액배팅설 모락모락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12일 금호타이어 본입찰을 진행한다. 매각 대상은 채권단이 보유한 금호타이어 지분 42.01%다.

금융업계에 따르면 이날 금호타이어 인수전에 지프로, 상하이 에어로스페이스 오토모빌 일렉트로메커니컬(SAIC), 더블스타 3곳이 참여했다. 모두 중국 기업이다. 

앞서 참여가 점쳐졌었던 인도의 아폴로타이어와 중국의 링롱타이어는 금호타이어 본입찰에 불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단 금호타이어의 경우 지난해 9월 매각공고가 나온 시점까지만 해도 매각 가격이 1조원에 이르지 못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지난해 11월에도 금호타이어의 지분 가치는 7100억원으로 평가된다 있다.

하지만 예비입찰에서 중국기업이 1조원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지며 금호타이어의 매각가가 최소 1조원을 웃돌 것이란게 중론이다. 일반적으로 예비입찰 때보다 본입찰에서 써내는 가격이 높기 때문이다.

SAIC는 예비입찰에서 경영권 프리미엄을 더해 1조원가량의 가격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블스타의 경우 사모펀드를 조성해 최대 1조7000억원의 실탄을 마련했다는 후문이다. 우선매수권을 가진 박 회장의 자금조달력을 감안해 이를 웃도는 가격을 제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만큼 눈독을 들이고 있다는 의미다.

 

(사진=뉴시스)

'우선협상자' 박삼구 회장, 자금조달 관건

채권단은 이날 매각 본입찰이 끝난 후 늦어도 13일까지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이 완료되면 곧바로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한다. 동시에 우선매수청구권을 보유한 박 회장을 상대로 행사 여부를 묻는다.

우선매수권은 입찰에 참여하지 않은 제3자가 우선으로 매물을 사들일 수 있는 권리다. 박 회장은 본입찰에서 정해진 매각가를 수용하면, 입찰 과정에서 선정된 우선협상대상자에 앞서 인수할 수 있다. 때문에 금호타이어가 박 회장의 품으로 돌아갈 가능성도 점쳐진다.

단 박 회장은 채권단과의 약정으로 계열사 자금을 이용할 수 없고, 권리를 제3자에게 양도할 수도 없다.

박 회장은 그간 금호타이어 인수에 강한 의지를 드러내며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여 왔다. 업계에서는 박 회장이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해 자금을 조달할 것이라고 점치고 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2009년 유동성 위기가 악화되자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의 워크아웃을 신청했다.

이후 박 회장은 2015년 9월 금호산업을 7천228억원에 사들여 회사를 되찾았다. 당시 금호산업 계열사들까지 모두 사들이면서 그룹 재건 작업을 큰 틀에서 완료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제 마지막 숙제인 금호타이어 인수만 풀면 '금호그룹 재건'을 마무리 짓게 된다.

하지만 문제는 자금이다. 박 회장이 인수 의사를 밝혀 우선매수청구권을 행사할 경우 45일 이내에 자금조달을 마치고 계약금을 내야한다. 하지만 박 회장은 금호산업 인수 당시 1천800억원의 자금을 조달해 현재 부채부담이 큰 상황이다. 박 회장 개인이 1조원을 가지고 있을 가능성은 희박하다.

때문에 100% 지분을 보유한 특수목적법인(SPC)을 세워 재무적투자자(FI)를 끌어모은 뒤 우선매수청구권을 행사할 가능성을 가장 높게 점치고 있다. 박 회장 지분 100%의 법인을 설립하고 투자자를 끌어모으는 방법이다. 박 회장 개인 자격으로 끌어모은 돈에 해당해 채권단 약정에 위배되지 않는다.

여기에 힘을 보탤 백기사로는 사촌형제 박명구 금호전기 회장과 사돈인 대상그룹 등이 거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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